조순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대관령 양 떼 목장에 눈이 내린다
영하 13도의 추위 속
목장 언덕에 눈이 쌓이고
돌풍 바람은 눈보라를 일으키며
뿌연 안개를 뿌린다
뺨을 때리는 눈보라로 얼굴이 얼얼하다
뒤로 돌아서서 바람을 막아보지만
앞으로 곤두박질 치고 만다
전날 내린 비로 나뭇가지마다
물방울이 얼어서 유리 구슬이 트리처럼 달리고
세찬 바람에 꺾어진 가지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아래를 보나 위를 보나
멀리 보나 가까이 보나 하얀 눈의 세계
몸이 휘청 거리게 흔들어 대는 바람의 세상
바닥에 쌓인 눈들이
휘파람 소리를 내며 일어나서 어디론가 몰려간다
나무들 작은 가지 하나하나에 물 빛 구슬이 매달려
부딪치고 흔들리며 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나는 눈보라 치고 바람 부는 언덕에서
붙박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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