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그래도 봄은 온다

임완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3-25 11:48

임완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경칩 지나 춘분으로
가는 길
모롱이 언덕 바지에

불현듯 반짝이는
보라 빛 고운 웃음소리

긴 긴 겨울 잔인한 혹한 속에서
그래도 봄은 온다고

옹기 종기
눈 녹은 양지녘에 모여 앉은
여리고 작은 제비꽃 가족

반짝이는 보라 빛 비단 실 입에 물고
대지 위에 점점이
희망이란 단어를 환하게 수 놓고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백로 2023.05.02 (화)
얼어붙은 호수 위굶주린 흰 새발 시려 외 발로 서서각시 붕어, 비단 잉어발 아래 노니는 꼴망연히 보다가큰 날개 하야니 펼쳐두세 번 날갯짓으로소나무 꼭지에 앉으니굶주린 걸 객 신세가한순간 신선이 되어겨울 그림 그린다
김철훈
호수가 위 돌다리 2023.04.24 (월)
호수가 위 돌다리 가만히 호수 위를 바라본다일렁이는 잔물결이 흔들흔들 끊임없지만하나씩 눈치챌 때물살을 헤치는 방해꾼오리 두 마리호수 위의 잔영이 부서져 간다때마침 어디선가 불어오는 큰바람많이 부드러워진 것이 내 마음의 돛대를 펄럭이고호수에는 하늘이 파랗고 그 안에 점점이 하얀 구름 일렁인다그 옆의 물결들은 신이 난 노란색 개구쟁이들 무얼까아 하 버드나무 어린 새잎이 피었구나봄이 이렇게 와 있었구나!
박락준
물건의 의미 2023.04.24 (월)
"무슨 짓이야?"엄마, 나는 정리 좀 하려고 한 건데?""놔둬! 비어있는 공간을 보는 게 싫어. 난 벽이 휑하니 비어 있으면 싫다구!"내가 거실 찬장에 물건들을 꺼내 상자 안에 절반쯤 집어 넣고 있을 때, 나를 본 엄마는 언짢은 목소리로 소리치셨다. 그리고 내가 들고있던 머그잔을 낚아채 가셨다. 내 딴에는 간만에 딸 노릇 하겠다는 가상한 노력이었지만, 엄마의 입장에서는 무심한 타인이 당신 공간을 훼손시킨 것이었다. 한국을 떠나 9년 만에 들어가서...
김보배아이
목련 꽃 필 무렵 2023.04.24 (월)
   지나는 나그네 마냥 잠시 봄이 찾아 왔던 것을 잊은 채, 뜨거운 여름을 시원한 바다에서 보냈던 시간도 눈 깜짝 할 사이 지나, 어느 순간 붉게 물들인 나무들을 바라보며 시간의 무상함을 말하다 또 거센 추위에 맞서야만 하는 혹독한 시간을 지나고, 마침내 다시 따스한 기운이 스며드는 햇살에 몸을 담그고 볼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바람을 느끼게 될 때, 하얀 목련 꽃을 바라보며 벌써 봄이 왔다고 탄성을 부른다.그런데 지금 까지 밴쿠버에...
허지수
설핏한 산 촌의 밤, 소리 소문도 없이立冬의 높은 담을 넘은 이 누구신가동장군 검은 속내도 씻겨 내린 저 달빛산이 내 게로 오는 小雪엔 강이 운다유장한 강물마저 비수를 빼어 들고미완성 한 줄 문장을 써 내리는 보우강허투루 여울 물은 사람을 폄하하지않는다 물소리에 숨겨진 산의 형체살얼음 뼈 조각까지 순장 하는 매듭 달철없는 눈이 내려 불면의 상처들을덮지만 출렁이며 다시 첨벙 대는 날급류로 휘 돌던 아픔 꽂 잠에게 바치리
이상목
바닷가에 갈매기들이 공중에서 떼를 지어침묵으로 포물선을 그리는 춤사위는자유를 갈망하는 몸짓인가.오랜 세월 대대로 이어온 날개 짓은갈매기들의 반란이 아니며 기슭에서 먹이를 찾는 연습이다. 깊은 산에 혼자 있다그루터기가 된 나무는줄기와 잎이 떠나도 뿌리로 먹이를 찾는다 하루 종일 햇빛을 받다가 먹구름 몰려오고어둠에 비 몰아쳐도 동트는 아침이 오면산새들은 나이테 위에 앉아 재잘거리고어느 새 끼리끼리 먹이를 나누며...
송요상
예술의 영원한 주제는 사랑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음악의 주된 이야기는 사랑으로 이어진 슬픔과 환희의 표현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시학 론에서 가장 완벽한 문학 장르는 비극이라고 단언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연민과 회한을 통해 격정을 덜어내는 진솔한 스토리야 말로 예술의 절정을 말해 준다. 우리들의 삶속에서 비극은 슬픔 그 자체로 각인되어 남지만 예술이 보여주는 슬픈 장르는 가슴을 적셔주는 아픔과 눈물로 이어지다...
자명
수양매화 2023.04.17 (월)
   사월 중순, 경기도 축령산 자락에 둘러싸인 아침 고요 수목원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 단번에 눈이 황홀해져 어쩔 줄 모르고 오랫동안 바라만 본다. 여인은 방문 밖으로 긴 주렴을 늘어뜨리고 그 안에서 홀로 가야금을 뜯고 있는가. 내 가슴에 덩기둥, 덩기둥 가야금 소리가 울리고 있다. 10만 평의 수목원을 가득 메운 꽃들 중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벚꽃, 매화, 목련 등 하얀 빛깔의 꽃이다. 나무 한 그루 씩이 거대한 꽃 궁궐을 이루고 있다....
정목일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