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42분만에 2200만불 금품 훔쳤다···토론토 공항 최대 도난 사건 전말

박선민 기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4-18 08:40


▲항공사 창고에 보관 중이던 220억원 규모의 금괴와 현금이 담긴 컨테이너. /필 지역 경찰

2023년 4월 17일.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현지 최대 규모의 도난 사건이 벌어졌다. 2200만 달러 어치 금괴와 현금이 실린 특수 컨테이너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스위스에서 보내진 이 컨테이너는 토론토의 한 은행으로 보내질 예정이었다.

사건 규모에 비해 범인은 빨리 잡히지 않았다. 컨테이너 운송을 맡은 업체와 이를 나른 항공사, 공항 측 등 관계자 모두가 혐의를 부인한데다, 범인을 특정할만한 별다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한 용의자는 항공기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한 후 전용 창고에 잠시 보관 중이던 당시 창고에 들어온 한 인물이었으나, 그의 신원 역시 쉽게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 발생 1년만인 2024년 4월 17일, 범행의 전말이 드러났다. 이날 CBC 뉴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건에는 최소 9명의 용의자가 가담했다. 현재 6명이 체포됐으며, 나머지 3명에게는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이들은 모두 최소 19개의 혐의를 받는다.

우선 항공사 창고에 접근한 신원 불명의 인물은 트럭 운전사로, 위조된 운송장을 직원에게 제시하고 금품이 실린 컨테이너에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고 직원은 위조된 운송장 내용대로 컨테이너 속에 단순히 해산물이 들어있다고 생각해 컨테이너를 전달했고, 그렇게 트럭 운전사는 그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은 채 컨테이너를 미리 준비한 트럭에 실어 현장을 벗어났다. 단 42분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컨테이너 운송을 맡은 업체가 실제 운송장을 가지고 등장했고, 이때 금괴와 화폐를 도난맞은 사실이 드러났다.

트럭 운전사는 어떻게 항공사 전용 화물 창고까지 접근할 수 있었을까. 배후에는 항공사 직원의 도움이 있었다. 항공사 소속 화물 부서 직원 2명이 위조 운송장을 제작하는 등의 과정에 도움을 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항공사 직원들이 금과 현금을 훔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항공사 측은 직원 관리 미흡 등에 대한 책임에 선을 그었다. 항공사 대변인은 “한명은 체포 이전에 회사를 그만둔 상태였고, 다른 한명은 정직됐다”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더이상의 언급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용의자들은 훔친 금괴와 현금으로 불법 총기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용의자들이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활동하는 총기 밀매 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캐나다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의 도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사건을 수사한 토론토 필 지역의 경찰서장 니산 두라이아파는 “농담 삼아 말하자면 넷플릭스 시리즈로 나올만한 자극적인 사건”이라며 “용의자들은 공항 시설 안팎에서 세심하게 계획되고 잘 조직된 범죄자 집단”이라고 했다.

닉 밀리노비치 경찰차장은 “이번 사건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금 강탈 사건이자 세계 범죄 역사상 6번째로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온타리오주 브램턴시의 패트릭 브라운 시장은 “캐나다 역사상 이렇게 큰 금 강탈 사건을 겪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이는 ‘오션스 일레븐’ 영화나 CSI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내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범죄자들은 자신들이 경찰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했지만, 틀렸다”고 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기름값 리터당 17센트 저렴해질 듯
‘재정난’ BC 정부, 세수 손실 우려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 / BC Government Flickr BC주가 예고한 대로 소비자 탄소세(Consumer Carbon Tax)를 폐지한다.   25일 주정부는 연방 정부가 소비자에 대한 연방 탄소세를 폐지함에 따라...
직장인 47%가 번아웃··· 2년새 14%p 증가
번아웃 막으려면 기업들의 노력 필요해
일과 삶의 균형 지수 점수가 세계 상위권인 캐나다에서도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직장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HR 컨설팅 기업 로버트 하프(Robert Half)가 25일...
헬리스키 타다 눈사태에 휩쓸려
지난 21일 캐나다 눈사태 감시국은 쿠트니 지역에 눈사태 주의보를 24일까지 발령한 바 있다 / Avalanche Canada BC주 동부 쿠트니 인근 산악 지대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3명의 스키어가 숨지고...
범죄 예방 위해··· 전국 11개 매장으로 확대
캐나다의 슈퍼마켓 체인 로블로(Loblaw)가 매장 내 직원 바디캠 착용을 확대하고 나섰다. 슈퍼스토어(Superstore)와 샤퍼스 드럭 마트(Shoppers Drug Mart) 등을 운영하는 로블로는 25일 범죄...
자유·보수, 감세 카드로 초반 기선 잡기 ‘총력전’
소득세 인하, 집값 GST 면제 등 공약 물량 공세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왼쪽)와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지지율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자유당과 보수당이 총선 레이스 초반부터 감세 공약 공세를 펼치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날록손 투여 후 회복 중
BC주 미션에서 5세 여자아이가 펜타닐에 노출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션 RCMP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일 오후 9시경 노트먼 스트리트(Nottman Street)에 있는 한...
매일 망고 2컵(약 100칼로리)을 섭취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21일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 연구진은...
60년 넘게 워싱턴-빅토리아 잇는 페리
사측 “의도치 않은 실수” 해명
지난 23일 빅토리아항 입항 당시 캐나다 국기를 거꾸로 게양했던 MV 코호 / mvcoho Instagram 캐나다와 미국 사이의 무역 전쟁이 격화 중인 가운데, 미국 기업의 페리가 캐나다 국기를 거꾸로...
상호관세 완화 기대감에 뉴욕증시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예고한 상호관세와 관련 “많은 국가들에게 (예외) 혜택을 줄 수도 있다”며 “우리는 외국이 미국에게 부과한 수준보다...
올해 첫 번째 살인사건으로 추정
▲밴쿠버 크랩파크 입구. /Google Street View지난 주말 밴쿠버 크랩 파크(Crab Park) 인근 해변에서 신원 미상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이는 올해 밴쿠버시에서 발생한 첫 번째 살인사건으로...
화요일 오전까지 최대 120mm 큰 비
주말까지 내내 비··· 화·수 최대 기온 18도
광역 밴쿠버 지역에 내린 강한 비로 인해 일요일 오후 포트 코퀴틀람 Argue 스트리트 북쪽에서 이류(mudslide)가 발생했다 / City of Port Coquitlam X 광역 밴쿠버와 프레이저 밸리를 포함한 BC주...
카니, 의회 해산··· 총선 레이스 돌입
자유당 vs 보수당 지지율 ‘초박빙’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왼쪽부터),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 저그밋 싱 NDP 대표 캐나다 연방 총선일이 4월 28일로 확정되면서, 5주간의 선거 레이스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
보수 정치인 집안 출신, 反 트럼프 인사
美 수출 전기 요금↑, 미국산 주류 없애
트럼프 “캐나다에 매우 강력한 인물 有”
‘캡틴 캐나다' 이미지 힘입어 3연임 성공
더그 포드 온타리오 수상이 '51번은 절대 안 된다(Never 51)'라고 쓰인 하키 티셔츠를 입고 있다. / Doug Ford Instagram캐나다 국민들 사이에서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수상이 ‘캐나다 캡틴(Canada...
충남권역외상센터 5년 차 막내
허윤정 교수와 함께한 하루
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허윤정 교수가 소생실에서 수술용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무영등(無影燈) 때문인지 회색 수술복이 푸르게 보인다. “새벽 4시쯤 ‘초대박’...
21일부터 美 주요 도시에 설치·· 관세 피해 알려
▲캐나다 정부가 미국 주요 도시들에 설치할 디지털 광고판의 미리보기 화면. /Canadian Embassy in U.S. Instagram캐나다가 트럼프의 관세에 반대하는 광고 캠페인을 미국에서 전개한다. 연방...
5위에서 18위로 하락··· 자유 부문 68위
한국은 6계단 하락한 38위··· 핀란드 1위
캐나다의 행복지수 순위가 지난 10년 사이에 무려 13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UN) 산하 자문 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19일 발표한 2025년...
유리 전면 스프레이로 훼손··· '정치적 목적'
▲밴쿠버에 위치한 테슬라 딜러십 매장. /Google maps밴쿠버에서 테슬라 매장 기물을 고의로 훼손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8번째다. 21일 밴쿠버 시경찰(VPD)은...
소매 판매 2개월 연속 감소··· 신차 대신 중고차
보복 관세로 수입품 가격 인상··· 소비침체 우려
캐나다의 소비가 2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미국의 관세 위협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캐나다의 소매...
오는 월요일부터··· 온타리오·퀘벡 매장 6곳은 유지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캐나다의 대표 유통 업체 허드슨베이(Hudson’s Bay)가 법원의 승인을 받아 오는 월요일부터 6개 매장을 제외한 모든 매장에 대한 청산 절차를 시작한다. 온타리오...
‘돌연 구금’ 외국인 증언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추방 기조에 따라 미국 입국심사가 강화하면서 미국 방문객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특히 미국 이민 당국이 입국...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