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흡연·과음·비만보다 해롭다”··· 사망 위험 2배 높은 생활 습관

이경은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4-25 08:35

혼자가 익숙할수록 커지는 단명 리스크
20~30대女, 40~50대男 고독지수 높아
[왕개미연구소]
아프지 않고 오래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몸에 좋은 음식이나 규칙적인 운동만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지난 1938년부터 현재까지 85년 동안 진행 중인 하버드 대학 연구(성인 발달 탐구)에 따르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보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Strong relationship)였다.

80대에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노인들은 대부분 50대일 때 대인 관계 만족도가 높았던 사람들이었고, 배우자·친구 등 의지할 곳이 없는 80대는 기억력 감퇴 속도가 남들보다 빨랐다.

로버트 월딩어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The Good Life)에서 “원치 않게 사회와 단절되어 사는 외로운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보다 건강이 빨리 나빠져서 단명(短命)하기 쉽다”면서 “말년에 의지할 곳(배우자·친구 등)이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만족도가 높은 ‘좋은 인생’을 보낸다”고 말했다.


✅“외로우면 병들기 쉽다”

외로움과 고립은 술·담배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 무라야마히로시(村山洋史) 도쿄도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 부부장은 “흡연, 과음, 비만, 운동부족 등과 같은 불건전한 생활 습관보다 고독·고립 상태가 사망 위험을 최대 1.9배나 높일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타인과의 접촉이 줄면 건강 관련 유익한 정보나 재정적 지원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고독이 사망 리스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신체 내에 염증을 일으켜서, 심혈관이나 뇌혈관 같은 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나와 있습니다. 면역 체계가 약해지고 뇌 기능이 저하되고 수면 효율이 떨어져서 몸이 아프기 쉽죠. 당뇨병이나 암, 치매, 우울증, 자살 등의 원인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미혼女와 중년男의 고독감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고독·고립의 굴레에 빠지기 쉬울까.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이달 초 SM C&C 설문 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에 의뢰해 20~60대 성인 남녀 1513명의 고독·고립 지수를 조사해 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명 중 1명은 깊은 외로움과 고립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거나 고독하다고 느끼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3%는 ‘항상 그렇다’고 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 비중은 35% 정도였고, ‘가끔 그렇다’는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다.

고독·고립은 노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성별·연령대별로 나눠 분석해 봤더니, ‘항상 혹은 가끔 고독·고립감을 느낀다’는 응답 비중(14%)이 가장 높았던 그룹은 20~30대 여성이었다. 남성은 40~50대 중년층의 고독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 남성은 고독사 위험이 60~70대 노인보다 더 높은 집단이기도 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항상 외롭다’고 말한 응답군의 배우자 유무와 관련해서는 미혼·비혼이 52.4%로 가장 높았다. 기혼자는 29% 정도였고, 그 다음은 이혼(12.7%), 사별(6.3%) 순이었다.

젊은 여성들과 중년 남성들이 고독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현상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독·고립대책담당실’을 신설한 일본은 매년 전국민 2만명을 대상으로 고독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30대 여성과 50대 남성의 고독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온다<아래표 참고>.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고독·고립 연구가인 이시다미츠노리(石田光規) 와세다 대학 교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는 누구와 만나려면 특정 장소로 이동하고, 그 곳에서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고, 그래서 자신이 만나고 싶어하는 상대만 최우선 순위에 놓고 관계를 지속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즉 남들과 쉽게 가까워지기 힘든 성격의 사람들은 외로움 문제를 더 강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중심리업계 관계자 A씨도 “윗세대는 가족·동료 등 어울리는 범위가 넓은 데 반해 요즘 젊은 세대는 혼자서,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에 더 외로울 수 있다”면서 “또 젊은층은 앞으로 성취해야 할 것이 많고, 원하는 기준치가 높기 때문에 이미 많은 것을 이루고 현재의 삶에 수긍하는 윗세대와는 행복을 느끼는 가치 기준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1인가구, 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외로운 사람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영국이나 일본처럼 사회적 대처가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 전에 개인적인 노력과 관리가 필요하다.

사토카즈마(佐藤一磨) 타쿠쇼쿠대 정경학부 교수는 “새롭게 뭔가 시작하거나 그룹에 참여해서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이럴 때는 학창 시절 친구에게 오래 간만에 연락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너무 어깨에 힘주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먼저 연락해 연결 관계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의료 인력 채용·이탈 방지에 1.5억弗 투자
“70개 분야 2만 의료인, 정부 혜택 기대”
BC정부가 의료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과 인력 충원이 어려운 도시 지역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문 인력 확보에 집중한다. 아드리안 딕스(Dix) BC보건부 장관은 1일 성명을 통해...
이달 6일 출시··· 비만 환자나 관련 질환자 처방 가능
설사, 두통 등 부작용··· 미용 목적으로 쓰면 득보다 실
위고비 (출처= CNW Group/Novo Nordisk Canada Inc.) 비만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가 오는 6일부터 캐나다에서 출시된다. 캐나다 보건부는 지난...
분노의 감정이 혈관 기능 장애를 일으켜 심혈관 질환 등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조선일보DB화를 내는 것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
보수당 44%, 자유당 23%, NDP 17%
예산 발표 후 트뤼도 긍정평가 3%p 하락
저스틴 트뤼도 총리(왼쪽)와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 지난달 트뤼도 정부의 예산안 발표 이후 연방 자유당의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연방 보수당과 지지율 격차가 2배 가까이...
세입자 개인재산 처분 시, 배상 책임 발생
전 세입자의 물건을 함부로 처분한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BC주 민사해결재판소는 세입자를 퇴거시킨 뒤 버린 소지품에 대한 보상금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최대 5.8억 달러 예상··· 순 투입 비용은 1억 달러 수준
BC 플레이스서 7경기 개최··· 35만 명 관람객 기대
2026년 피파월드컵에서 7경기가 열릴 밴쿠버 BC 플레이스 전경 / BC Government Flickr 밴쿠버의 2026년 피파월드컵 예상 개최 비용이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BC...
일러스트=박상훈, 사진=게티이미지뱅크46세 R씨는 2년 전부터 왼쪽 눈이 갑자기 컴컴해지는 증상이 있었다. 오른쪽을 가리고 왼쪽 눈으로 보려고 하면, 터널처럼 주변부터 검게 변하다가...
항공승객들 반발 끝에··· “전면 취소는 아냐”
항공업계선 별별 서비스에 추가 요금 행진
에어캐나다(Air canada)가 최저요금 운임 승객들에게 부과하려 했던 ‘사전 좌석 지정 요금’(seat selection fee) 정책을 이틀 만에 잠정 철회하기로 했다. 갑작스런 요금 부과 조치로...
2월 경제 성장률 +0.2%··· 기대 이하 성장
3월도 제자리걸음 예상··· 6월 금리 인하 기대
캐나다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는 6월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30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캐나다의...
제조업체 ‘담배 개비 경고문 표시’ 본격 의무화
소매점엔 8월부터 의무 적용··· “흡연율 낮출 것”
앞으로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모든 담배 각 개비에 발암 경고 문구가 의무적으로 표시될 전망이다. 담배 제조업체들은 4월 30일부터 캐나다에서 판매하기 위해 생산되는 모든 킹사이즈 담배...
지난주 화이트락 해변가서 27세 남성 흉기 찔러 살해
지난주 화이트락 피어 인근에서 이틀에 걸쳐 두 남성을 흉기로 공격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29일 RCMP 살인사건합동수사대(IHIT)는 지난주 화요일 화이트락 피어(pier)에서 26세...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영화로 자리매김한 <범죄도시> 시리즈가 네 번째 후속작으로 돌아온다. 밴쿠버에서는 5월 3일(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후 공지 전까지 모든 매장 폐쇄
고객 개인정보 유출 여부 조사 중
29일 오후 12시경 버나비 로히드 쇼핑센터에 위치한 런던드럭스 매장 문이 닫혀 있다  약국 체인 런던드럭스(London Drugs)가 사이버 공격을 당해, 캐나다 내 모든 매장의 운영이 사흘째...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는 만큼 스트레스가 쌓이면 독이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건 힘들기 때문에 잘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리치몬드의 한 주택에서 71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38세 아들을 용의자로 체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C주 살인사건합동수사대(IHIT)에 따르면, 숨진...
경기 종료 8초 전 동점 만들고, 연장 골든골로 승리
브락 베서 해트트릭 활약··· 시리즈 3승 1패 리드
연장 골든골을 넣고 환호하는 엘리아스 린드홀름 / Vancouver Canucks Facebook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밴쿠버 캐넉스가 대역전승 드라마를 쓰며 다음 플레이오프 라운드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26일 오타와에서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성안을 위한 제4차정부간협상위원회(INC-4) 양자 협의를 한 스티븐 길보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 장관(왼쪽)과 김효은 대한민국 기후변화대사/...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삼총사
이정욱·김영준·이승훈 선수
▲곡예비행 국가대표 이승훈(왼쪽부터), 멀리 날리기 국가대표 김영준, 오래 날리기 국가대표 이정욱 선수가 종이비행기를 동시에 허공으로 던졌다. 5g짜리 종이비행기에 인생을 쏟아부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39% 낮아져
습관처럼 실천하는 계단 오르기가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 노리치 이스트앵글리아대학과 노퍽·노치리대학병원재단 연구팀은 27일(현지시각) 그리스...
공공장소 내 불법약물 사용 금지··· 소량 소지는 여전히 합법
이비 “중독 치료도 중요하지만, 거리 무질서 용납 못 해”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 (BC Government Flickr) 불법약물 비범죄화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BC주가 모든 공공장소에서의 불법약물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