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보수야당 지지율 합하면 NDP에 앞서··· 여당 비상
BC주의 총선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1야당 BC 유나이티드(BC United)와 최근 지지율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BC 보수당(BC Conservative)이 야권연대에
시동을 걸면서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BC NDP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BC 유나이티드의 케빈 팰컨 대표는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BC 보수당과 통합 가능성을 두고 비공식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BC 유나이티드의 당명 교체…
보수당 ‘어부지리’
중도우파 성향의 BC주 제1야당 BC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당명 교체를 단행했다. 2020년 총선 참패
이후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시도이기도 했지만, 기존의 정당 이름인 BC 자유당(BC Liberal)은 정치 성향과 지지층이 다른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연방 자유당과 겹친다는 이유가 더 컸다.
그러나 당명 교체 이후, 현재 의석이 단 2석인 군소정당 BC 보수당의 지지율이 26석의 BC 유나이티드를 앞지르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이 이유는 기존의 BC 자유당 지지층이 BC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당명이 익숙하지 않아, BC 보수당을 지지한다고
답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근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연방 보수당의 존재도 BC 보수당의 브랜드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121년 역사의 BC 보수당은
지난 1975년 이후 총선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있는 정당으로,
기후변화 관련 논란으로 지난 2022년 BC 자유당(BC 유나이티드 전신)에서 제명된 존 루스태드 주의원이 당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아보츠포드 사우스 지역구의 브루스 밴맨 의원이 BC 유나이티드 탈당 후 보수당에 입당하면서 의석은 두 석으로 늘어났지만,
BC주 의회에서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BC 보수당 지지율 상승곡선 지속
지난해 말 보수당의 지지율이 유나이티드를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만 해도, 팰컨 대표는 “아직 우리 당명에 대해 알릴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총선이 약 5개월 앞둔 현재까지도 보수당의 지지율은 상승하는
반면 유나이티드의 지지율은 떨어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아바커스 데이터(Abacus Data)가 14일 발표한 조사 결과 보수당의 지지율은
지난 11월 대비 8%포인트가 상승한 34%로 BC NDP(40%)와 격차를 6%포인트 좁힌 반면, 유나이티드의 지지율은 오히려 4%포인트 하락한 13%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팰컨 대표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당명에 있어서는 BC 보수당이 BC
유나이티드보다 유리하다”고 인정하며, “지금은
정권 교체를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여당
BC 보수당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여당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4년 전 총선에서 역사적인 대승을 거뒀던 BC NDP는 2년 전 데이비드 이비 수상 취임 이후에도 안정적인 지지율을 한동안 유지하며,
이번 총선에서 정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주택난과 취업난으로 재정 위기에 빠진 젊은 유권자들이 여당에 등을 돌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BC에서 시행되고 있는 마약 비범죄화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으면서 BC NDP의 지지율은 하향곡선을 타고 있다.
그리고 14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과 유나이티드의 지지율을 합하면 NDP를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두 보수 야당이 연대를 하면 여당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BC 보수당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것으로 보였던 이비 수상도
지난 14일 한 기자회견에서 보수당과 루스태드 대표를 10회
이상 언급하면서 공격하는 등, 이제는 크게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할 것 없는 BC 보수당
BC 유나이티드와는 달리 BC 보수당은
연대에 대해 급할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루스태드 보수당 대표는 본인의 X 계정을 통해 “몇 달 전 우리가 유나이티드와 대화하려고 했을 때
그들은 우리를 철저히 무시하더니, 이제는 사람들이 운전석으로 뛰어들어 우리를 쫓아내려고 한다”며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두 정당의 연합 루머를 일축했다. 현재 이 트윗은 삭제됐다.
실제로 보수당은 현재까지 이름이 제법 알려진 존 쿠파 전 밴쿠버 공원위원회 위원장, 미스티 밴 포프타 현 랭리타운십 시의원 등 63명의 후보를 지명하며, NDP와 유나이티드보다 총선 준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보수당은
버나비 사우스-메트로타운 지역구에 한인 기업가 출신인 이한(Han
Lee) 씨를 지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BC NDP 정부의 재집권을 저지하려는 여러 보수 인사들이
두 중도우파 정당의 연합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BC 보수당의 앞으로 움직임이 약 5개월 남은 BC주 총선 향방에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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