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30년 죽도록 수련했다··· 한국 무협 지존이 됐다

정상혁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5-17 16:26

[아무튼, 주말]
[정상혁 기자의 행각]
국내 최장수 만화 ‘열혈강호’
운명의 콤비 전극진·양재현
강호(江湖)가 어지럽다. 악당이 너무 많다. 더러운 욕심으로 문파(門派)를 조직하고, 위세에 취해 법도를 유린하고, 대의를 들먹이며 착취하는 자들. 오호통재라, 일거에 쓸어버릴 방도가 없도다. 협객(俠客)이 필요하다. 보검(寶劍)은 어디 있는가. 가슴 한구석에서 뜨겁게 피 끓는 뭔가가 소리친다. 강호의 도리가 아직은 죽지 않았다고. 아직은.

무협 만화 ‘열혈강호(熱血江湖)’가 연재 30주년을 맞았다. 한국 만화 115년 역사상 전무후무할 기록. 무림 패권을 놓고 정파(正派)와 사파(邪派)가 대립하는 혼란의 시대를 그린다. 1994년 5월 20일 첫 연재, 강산이 세 번 바뀌었다. 대통령이 여섯 번 바뀌었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격주로 비기와 진기가 맞붙는다. 글 전극진(56), 그림 양재현(54). 두 작가는 “막걸리 마시면서 ‘이 더러운 세상!’ 외치며 시작한 만화가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비분강개: 대결을 다짐하다

자타 공인 현역 한국 만화의 1인자. 국내 최장수 연재(30년), 최다 단행본 발행(90권), 최다 판매 부수(600만부)는 당분간 깨지기 힘든 불세출의 기록. ‘열혈강호’는 사파 지존의 제자 한비광, 정파 초고수의 손녀 담화린이 함께 떠나는 무림 기행이다. 대만·중국·프랑스 등에 수출됐고, 게임으로 개발됐고, 드라마 제작이 결정됐으며, 신간이 나오면 서점 만화 부문 1위를 놓치지 않는다. 혼신을 갈아 넣었기에. 결국 연인이 된 만화 주인공 한비광·담화린처럼 한시도 서로를 떠나지 않고서. 아, 물론 두 작가 모두 각자 가정이 있다.

–30년, 소감이 어떠십니까.

양재현(이하 양): “눈뜨면 그리고, 그리다 잠들고…. 하루하루의 연속이라 실감이 잘 안 나요.”

전극진(이하 전): “저도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이렇게 긴 연재를 예상하셨나요?

전: “처음엔 6개월 봤어요. 열린 결말로 끝나는 만화가 너무 흔했던 때라. ‘그렇게 전설은 시작됐다’로 엔딩을 맺으면 됐거든요. 다소 무책임하게 시작했죠.”

양: “만화 잡지 ‘영챔프’ 창간호부터 실렸는데, 처음엔 표지에도 저희 이름이 안 나왔어요. 워낙 신인이기도 하고. 근데 2회부터 독자 인기투표에서 1위를 한 거예요. 끝내고 싶어도 끝낼 수 없게 된 거죠.”

최장수 종이 만화, 최근 ‘열혈강호’는 웹툰 형식으로 재구성돼 네이버웹툰에서도 연재되고 있다. 어느덧 웹툰의 시대가 무르익었고, 용돈 털어 한 권씩 만화책을 사 모으던 애독자들은 중·장년에 접어들었다. “초등학생 때 보고 울었는데 지금도 눈물이 나네” 같은 댓글이 그 증거. 만화 첫 화에 이런 광고 문구가 쓰여 있다. ‘오렌지처럼 다가온 무림계의 신세대, 한비광! 지금 무림계의 세대교체가 시작된다!’

–어떻게 시작됐나요?

전: “객기였죠.”

양: “당시엔 반드시 피해야 하는 장르가 있었어요. 판타지, SF, 무협. 잘된 게 없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처음 준비한 만화가 ‘판타지+SF+무협’이었어요. 로봇이 광선검 들고 싸우는 거. 3화 분량까지 그려 갔는데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았어요.”

전: “중요한 건 장르가 아니라 재미 아닌가? 너희가 원하는 건 다 넣어줄게. 근데 무협은 할 거야. 종로 피맛골에서 한잔 걸치면서 서로 열변을 토했죠. 자정 무렵 귀가해서 새벽 4시에 첫 스토리를 탈고했어요.”

‘가제: 열혈강호’. 전씨가 짠 큰 줄기에 양씨가 만화적 연출과 개그로 양념을 쳤다. “실력을 증명하고 우리 뜻을 관철하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양씨는 “얼마 전에 퇴짜 맞은 원고를 살펴보고는 경악했다”고 말했다. “출판사에서 보관하고 있었더라고요. 20대, 얼마나 치기 어린 나이예요. 잘린 이유가 있구나. 부끄러워 다 찢어버리고 싶었어요.”

전극진·양재현 콤비가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았던, 이름하여 판타지SF무협 '천부신검 무사귀' 원고. 이 실패 덕에 '열혈강호'는 탄생할 수 있었다. /㈜열혈강호
전극진·양재현 콤비가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았던, 이름하여 판타지SF무협 '천부신검 무사귀' 원고. 이 실패 덕에 '열혈강호'는 탄생할 수 있었다. /㈜열혈강호

–두 분은 여지껏 안 찢어졌네요.

양: “많이 싸워요. 마감 때문이죠. 스토리 원고가 마감 하루 남기고 넘어온 적도 있고, 전개 방식에서 견해가 다를 때도 언성이 높아지죠. 문하생들이 문밖에서 듣다가 ‘큰일 난 것 같은데?’ 웅성거릴 정도로. 그래도 파경까지 안 가는 이유가, 집이 멀어요. 저는 은평, 형은 강남. 물리적 다툼까지는 안 가는 거죠.”

전: “음, 잘 모르겠어요.” 그러자 양씨가 받아쳤다. “바로 이게 비결입니다. 별생각이 없죠.”

양: “저도 데미지는 받아요. 상처에 딱지가 앉은 거죠. 생각을 맞춰나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목적은 같잖아요.”

◇좌충우돌: 두 공대생의 무협 활극

전극진·양재현 작가가 지금껏 출간된 ‘열혈강호’ 단행본 90권을 각자 나눠 들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몇 권이 더 추가될 것이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전극진·양재현 작가가 지금껏 출간된 ‘열혈강호’ 단행본 90권을 각자 나눠 들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몇 권이 더 추가될 것이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둘 다 비(非)전공자다. 제대로 그림을 공부하거나, 스토리 작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 숭실대 전자공학과(전극진), 명지전문대 기계설계과(양재현). “공대 가면 로봇 만들 줄 알았다”고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광팬이었다. 애니메이션 동아리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사내, 알고 보니 같은 사부를 모시고 있었다. 홍콩 무협 소설의 대가 진융(金龍·1924~2018)의 애독자였던 것이다. “척하면 척, 말이 너무 잘 통했다”고 했다.

–왜 무협에 꽂혔습니까?

전: “종국에는 센 놈이 평정한다. 남성적인 단순 명쾌함.”

양: “싸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협(俠)’이 존재해요. 강자가 약자를 위해 무공을 써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요. 그리고 의외로 남녀평등이에요. 여자가 더 강한 경우도 많고요.”

–평소에도 무협식으로 생각하시나요?

양: “비즈니스 면에서 특히 그런 거 같아요. 관계자들 만날 때 무협에서 통용되는 의리? 이런 걸 고려하는 편이에요. 성향상 한 곳에서 연재를 시작했으면 거기서 끝을 봐야 돼요. 출판사도 마찬가지고.”

전: “무협도 종류가 여럿이에요. ‘과학 무협’이나 ‘경제 무협’도 있어요. 무협이 현실과 다를 게 없어요.”

강해지기 위해 배우는 것, 고수라면 나이 불문 스승으로 삼는 것, 이 역시 강호의 도리렷다. 양씨는 “문하생에게도 배우면서 그렸다”고 말했다. “배운 적이 없으니 그냥 감으로 그려왔죠. 인체 구조도 안 맞고, 자선도 제대로 못 긋고…. 지금 보면 죽고 싶죠. 보다 못한 문하생이 그러더라고요. ‘펜촉은 탄성이 좋은 일제 제브라(Zebra)를 쓰시는 게 좋습니다….’ 문하생 펜 빌려다가 그렸어요.”

'열혈강호' 1권(왼쪽)과 근래 연재분의 화풍을 비교해보시라. 작품 분위기 뿐 아니라 작화(作畫) 수준이 같은 작품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진화 과정을 보여준다. /대원씨아이
'열혈강호' 1권(왼쪽)과 근래 연재분의 화풍을 비교해보시라. 작품 분위기 뿐 아니라 작화(作畫) 수준이 같은 작품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진화 과정을 보여준다. /대원씨아이

–좌충우돌이었군요.

양: “무협 만화인데 소림사(少林寺)가 안 나와요. 무협이면 소림사가 있어야 정석인데 일부러 뺐어요. 특정 시대가 배경이 되면 취재를 많이 해야 하잖아요. 건축물이든 복식이든. 그럴 시간조차 없었거든요.”

전: “반골 기질도 있었죠. 그냥 우리가 ‘월드’를 만들자.” 한국식 무협, 만화책 판매로만 수백억 매출을 올렸다.

–무협 본고장에서 큰 인기라고요?

양: “게임 덕분이에요. ‘열혈강호 온라인’이 나름 중국 1세대 롤플레잉 게임이거든요. 코로나 때 갑자기 인기가 역주행했어요. 수입이 올스톱 되니까 방 안에 갇힌 사람들이 추억의 게임으로 몰려간 거예요. 초창기보다 수입이 더 커요.”

전: “진짜 세상 일은 알 수가 없어요.” 해당 게임을 서비스하는 엠게임 측은 “‘열혈강호 온라인’ 등의 흥행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열혈강호’ 드라마도 곧 나오죠?

양: “양우석 감독이 제작하고 있어요. 실사(實寫)로 내년쯤 나올 것 같다고 하네요.”

◇일취월장: 만화, 회사가 되다

‘열혈강호’는 2022년 주식회사가 됐다. 두 작가가 최대 주주, 전씨의 동생이 대표를 맡고 있다. 아동 만화 ‘아기 공룡 둘리’의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등을 위해 설립된 ‘둘리나라’가 있긴 하지만, 전 연령 대상의 무협 만화가 법인화된 건 ‘열혈강호’가 국내 최초다. 만화라는 틀을 넘어 IP(지식재산권) 자체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만화 속 주인공 한비광·담화린. '열혈강호' 스토리의 출발점이자, 정파와 사파 간 화합의 상징이기도 하다. /대원씨아이
만화 속 주인공 한비광·담화린. '열혈강호' 스토리의 출발점이자, 정파와 사파 간 화합의 상징이기도 하다. /대원씨아이

–회사까지 차린 이유가 뭔가요?

전: “미국이나 일본에도 서른 살 넘도록 인기 있는 만화는 흔치 않아요. ‘원피스’(1997년 연재 시작)도 ‘열혈강호’보다 어려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만화는요, 기본적으로 영상화에 성공했어요.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이 영상이 통일된 하나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아 다른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거예요. 그 ‘표준 규격’을 만들고 싶어요.”

양: “저희는 작품에 몰입해야 하니까, 전문적으로 일해 줄 회사가 필요했죠.”

–다음 단계는 영상화군요.

전: “중도 포기한 적도 있어요. 눈높이는 일본 수준에 맞춰져 있는데, 제작 기술은 아직…. 내수 TV 애니메이션 시장도 없고요. OTT 플랫폼이 생기면서 사정이 달라졌죠. 가능성이 열렸다고 봐요.”

한국 만화의 위상은 달라졌다. 디지털 만화, 웹툰 플랫폼의 대성공 덕분이다. 만화 강국 일본에서도 위기론(論)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사업 경쟁력으로 보자면 여전히 초라하다. 시장 규모의 차이뿐 아니라, 이름만 대면 어디서든 통할 대표 상품도 전무한 탓이다. 일본 만화 ‘드래곤볼’ 한 작품이 전 세계에서 올린 매출은 약 30조원에 달한다.

만화를 원작으로 개발된 게임 '열혈강호 온라인' 캐릭터들. 특히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엠게임
만화를 원작으로 개발된 게임 '열혈강호 온라인' 캐릭터들. 특히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엠게임

–‘드래곤볼’ 원작자가 얼마 전 별세했죠.

전: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전 세계에서 빗발치는 애도를 보면서, 저희와 동시대에 연재된 다른 나라 만화들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일본은 만화가 잘되면 바로바로 애니메이션·게임·영화로 나오는 구조예요. 만화가들은 만화만 그릴 뿐인데, 주변 산업이 계속 키워내는 거죠. 소비층이 두꺼울 수밖에요.”

양: “이제는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첫발을 뗐다. 독특한 컬래버레이션이다. 최근 주류 브랜드 ‘화요’와 손을 잡았다. “일상생활에서도 쓸 만한 굿즈를 내놓으려고요. 즐기면서도 오타쿠 느낌을 주지 않는.” 무협의 분위기와 독자층을 고려한 것이다. “어릴 적 보던 ‘열혈강호’를 술 한잔하면서 다시 음미할 수 있는, 우리만 할 수 있는 그런 시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주화입마: 아프냐… 나도 아프다

만화를 그린다는 건 오랜 폐관 수련이고, 차력이며, 때로는 경공술이다. 전씨는 ‘브레이커’ 등 몇 개의 웹툰 작업을 병행했으나, 양씨는 오로지 ‘열혈강호’ 하나에만 30년간 매달리고 있다. 연재 20주년 때도 서울 응암동 화실에서 두 작가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양씨는 “오른팔에 자꾸 마비가 오고 스트레스 탓에 장 계열이 다 뒤틀렸다”고, 전씨는 “근골격계 문제에 중심성망막증도 있다”고 말했다.

연재 30주년을 맞아 '열혈강호' 독자들에게 선물한 한 폭의 수채화. /ⓒ양재현
연재 30주년을 맞아 '열혈강호' 독자들에게 선물한 한 폭의 수채화. /ⓒ양재현

–요새 건강은 어떠세요?

전: “계속 안 좋죠.”

양: “안 좋은 게 하나씩 늘어요. 녹내장에, 이를 악물고 그리다 보니 턱관절 장애도 생겼어요. 허리는 만성질환이에요.”

연재 30년간 펑크는 10회 미만. 가장 큰 위기는 2019년에 왔다. 양씨가 말했다. “이젠 끝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분위기상 완결 짓지 않을 수 없게 제 임의로 그려버렸어요. 건강을 갖다 바쳤어요. 진짜 끝내야 하니까. 목 디스크가 왔어요. 상반신이 마비됐죠.”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상황. “출판사 입장에서는 명맥이 끊기면 안 되니 그 몸으로 분량을 줄여서라도 계속 연재했죠. 이 상태로 얼마나 더 그릴 수 있을까….” 그 뒤로도 5년이 지났다.

–괜찮아지셨나요?

양: “1년쯤 치료받으니 나아지더라고요.”

전: “그저 미안하고…. 올해 안에는 끝내야겠구나. 근데 깔아놓은 ‘떡밥’을 회수하려면 시간이 걸려요.”

양: “뭐라고?”

‘열혈강호’에 쏟아지는 가장 잦은 비판은 줄거리가 너무 늘어진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영혼을 지닌 무기 ‘팔대기보’의 여덟 번째 무기가 공개된 게 연재 27년 만이었다. 작품 초반부에 남림·북해·동령·서막 네 곳을 나눠 다스리는 절대 강자 4인의 존재가 언급되지만, 아직도 서막의 사천왕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금처럼 계속 우려먹으려고 완결 안 내느냐고 하시는데요, 제일 억울해요. 계속 줄이고 있거든요. 하지만 대충 끝낼 수도 없고…. 분량 조절 실패도 작가의 역량 부족이죠.”

–30년 지났는데, 극 중 시간은 얼마나 흘렀나요?

전: “1년 6개월요.”

양: “등장인물이 워낙 많으니….”

–독자들 반응은요?

양: “저는 말 하나하나가 심장에 박히는 타입이에요. 공황장애까지 겪었다니까요. 베트남 팬들이 제일 뜨거워요. 페이스북에도 찾아와서 한글로 글을 남겨요. 당신의 연재가 늦기 때문에 도끼를 들고 찾아가서 죽일 것입니다.”

전: “공항 세관도 알아보시더라고요. 소셜미디어는 정신 건강을 위해 일절 보지 않습니다.”

◇화룡점정: 용두사미가 될 수는 없다

무림의 결전은 이제 결말로 치닫고 있다. 전설로 기록될지, 맥 빠지는 졸작으로 주저앉을지 기로에 서 있다. 처음엔 대작(大作)의 냄새를 풍기다 10년 가까이 연재되며 종국엔 부려놓은 스토리를 다 주워 담지 못한 채 부랴부랴 셔터를 내린 한국 만화(웹툰)가 최근 적지 않았다. 작품명을 거론할 수도 있으나, 참기로 한다.

–용두사미가 많았습니다.

전: “대부분 지쳐서 그래요. 저희는 지친 단계를 넘어서 거의 의식만 남아 있는 상태죠. 일단은 건강해야 할 것 같아요. 몸이 처지면 포기하고 싶어지거든요.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거예요. 제 첫 독자 재현이가 워낙 똑똑하니까.”

양: “절대로 이상하게는 안 끝낼 거예요. 제 젊은 날이 부정당할 것 같아서요. 극진이 형한테 바라는 점은, 요즘 사람들의 호흡을 익히자. 조금 더 빠르게.”

–아무래도 웹툰과는 속도가 다르죠?

전: “웹툰은 위에서 주르륵 내리는 식이라면, 출판 만화는 ‘장면 전환’이에요. 페이지 넘어가면 첫 장면에서 ‘쿠쿵!’ 이런 게 있어야 돼요.”

양: “웹툰처럼 바꿀 생각은 전혀 없어요. 지금도 연재하고는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예전 만화’니까요.”

–예전 만화요?

양: “종이 잡지로 시작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웹툰과 경쟁해야 한다면 신작으로 할 거예요. 새 스토리와 연출로. 괜히 ‘요즘 만화’처럼 뜯어고쳤다가는 이도 저도 안 될 것 같아요. 바꾸지 않아 나중에 잊힌다면 잊힐 만한 작품이었기 때문이겠죠.”

열혈, 화끈하게 끝내주는 한 방을 꿈꿨다. 그러나 강호는 비정하다. 평가는 냉정할 것이다. 다른 삶의 기회가 있었다. 연재 시작을 앞두고 현대전자(SK하이닉스) 취업 합격 소식을 들은 전씨가 양씨에게 전화했을 때처럼. “어떻게 하지?” “당장 그만둬! 나랑 한 약속이 장난인 줄 알아?” 사실상 하나의 존재로 살아왔다. 의사는 직업을 바꾸라고 권고했다. 그래도 매달린다.

–이 길을 후회한 적 있으세요?

“아뇨.”

–그럼 차기작도 함께 하실 건가요?

“아뇨!”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파충류 전도사 아웃사이더
힙합 20년, 사육 인생 30년
미국 래퍼 리키 브라운이 역대 가장 빠른 랩으로 세계 기록을 세운 게 2005년이었다. 51.27초 동안 723음절을 쏘아댔다. 2016년 한국 래퍼 아웃사이더(42)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란 듯...
“국경에서 많은 질문하고, 전자기기 수색할 수도”
캐나다와 미국의 무역 전쟁으로 양국의 갈등도 심화되는 가운데, 연방정부가 미국 방문 시 국경에서의 검색, 신분증 휴대, 비자 신청 관련 지침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4일...
‘암호화폐의 아이콘’ 자오창펑 세계 24위
세계 최고 부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캐나다 부호 1위에 오른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립자 겸 전 CEO / Web Summit Flickr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의 창립자 자오창펑(Changpeng Zhao·48) 전 CEO가 포브스 선정...
커플이 산책 중 발견··· 경찰, 사건 조사 착수
▲퍼시픽 스피릿 파크 내 쓰레기통에서 유기된 채 발견된 강아지 모습. 사진= Terry Sparrow/Facebook밴쿠버 퍼시픽 스피릿 파크에서 한 커플이 쓰레기통 안에 버려진 부상당한 강아지를 발견해...
밴쿠버 소매점 보안 태스크포스 발촉
소매 절도 건수 지난해 11.7% 증가
밴쿠버시(City of Vancouver)가 오랫동안 골머리를 썩고 있는 소매 절도 범죄를 타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3일 켄 심 밴쿠버 시장은 밴쿠버시 전역의 소매점 절도 증가에...
3월 고용시장 부진··· 장기 실업자 증가세
구직난 이어질 듯··· 금리 인하 가능성 무게
캐나다의 일자리 수가 2년여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하면서 미국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고용시장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4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캐나다의...
RAP·SAFER 보조금 상향··· 수혜 대상도 늘어
노인 권익 대변인 “물가 연동 필요” 지적도
BC 주정부가 저소득 가정과 고령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두 가지 임대 보조 프로그램의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3일 BC주정부에 따르면, ‘임대 지원 프로그램’(Rental...
“건강도 챙기고 상쾌한 공기도 마시고”
어느덧 봄바람이 불어오는 따스한 햇살 아래, 활기차게 뛰기 좋은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 봄, 눈이 즐겁고 몸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광역 밴쿠버와 인근 다양한 러닝 코스 7곳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Flickr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발표한 상호 관세 계산법을 놓고 경제학계의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1월 취임 이후 국가 간...
나스닥 6%, 다우평균 4% 떨어져
WSJ "이날 하루 4500조원 증발"
시장 전문가 "공포의 냄새 감돌아"
캐나다 "미국산 자동차에 25% 보복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7국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발표한 다음 날인 3일 미국 주식 시장은 폭락했다. 전날 발표한 관세 수준이 예상보다 더 광범위하고 높아서 글로벌 무역...
테슬라 주행 중 돌 맞아 임산부 운전자 중상
열쇠 기스 테러에 테슬라 충전소에 불 지르기도
30일 이스트밴쿠버에서 테슬라 차량으로 날아온 돌로 인해 유리창이 파손됐고 임산부인 운전자도 중상을 입었다. / VPD BC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대한...
다운타운 방문자 수 3년 만에 감소··· 매출도 줄어
공실률은 꾸준히 오름세··· 관광업계 회복은 호재
밴쿠버 다운타운(이하 다운타운)의 방문자 수와 매출은 줄어든 반면, 공실률은 오르면서 이 지역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다운타운 밴쿠버 BIA가 3일 발표한 ‘밴쿠버...
연방정부, 미국산 차량에 25% 보복 관세
상호 관세 면제에도··· 美 관세 압박 여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Mark Carney Facebook 캐나다가 미국산 차량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트럼프의 무역 압박에 정면으로 맞섰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3일 오타와에서...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붐비던 맥도널드 '맥바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프레이저강에 정박 중이던 맥바지가 뒤집혀진 모습. /X(옛 트위터)한때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맥도널드 매장이었던 캐나다 ‘맥바지’(McBarge)가 34년간 방치된...
훼손하다 적발되면 최대 2년형
캠벨리버에서 신고가 접수된 선거 팻말 훼손 사례 / Campbell River Crime Stopper 다가오는 연방 총선으로 선거 후보자의 이름과 정당이 게재된 선거 팻말이 곳곳에서 설치되고 있는 가운데,...
H&R블록 보고서··· 78% “올해 저축액 줄어들 듯”
캐나다인 절반 “예상치 못한 지출은 신용카드로”
재정난이 심화하면서 월급의 일부를 저축하는 데 애를 먹는 캐나다인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컨설팅 기업인 H&R 블록(H&R Block)이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BC 하이드로, 누진제 외 ‘고정 요금제’ 도입
앞으로 BC주 소비자들은 가정 상황에 맞는 전기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BC 하이드로는 2일 성명을 통해 주거용 고객에게 ‘고정 요금제’(flat rate)와 ‘누진 요금제’(tiered rate) 두...
기존 관세는 여전히 유지, 추가 관세도 예고
▲White House Flickr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요일 오후 대규모 상호 관세 및 기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캐나다는 이번 상호 관세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트럼프 취임 두달 경과 각국 정상 지지율 보니
지난 2월 2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Flickr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1월 20일)한 뒤 겨우 두 달...
캐나다 총리·멕시코 대통령, 통화하며 협력
EU "美 보복할 강력한 계획 있다" 똘똘 뭉쳐
中, 한·중·일 FTA 추진 이어 亞국가들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발표하기로 한 ‘T데이’를 앞두고 세계 각국 사이에 합종연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모든 나라를 상대로 관세를 매기겠다는 일방주의적...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