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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공은 빗나가고 슬럼프도 길었지만··· 난 행복한 골퍼였어요"

김아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5-24 15:50

[아무튼, 주말]
[김아진 기자의 밀당]
2022년 은퇴 후 인생 2막
LPGA 통산 9승 골퍼 최나연


최나연(36)은 고교 1학년이던 2004년 KLPGA 대회에서 박세리를 꺾고 우승했다. 그야말로 천재 골퍼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2008년 시작한 LPGA 투어 생활은 기대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우승이 간절하던 스무 살 최나연은 딸을 위해 생업을 포기하고 미국에 따라온 부모에게 “한국으로 돌아가시라”고 매몰차게 말하고 독립을 택했다. 홀로서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후 2015년까지 9승을 거뒀다. 한때는 세계랭킹 2위였다. 승승장구할 줄 알았다.

하지만 2017년부터 은퇴한 2022년 말까지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며 추락했다. “골프가 제 전부였어요. 너무 재밌고 좋았죠. 그런데 시합에 나가 티 박스에만 서면 눈앞이 깜깜해졌어요. 입스(압박감으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왔죠. 그걸 없애려고 별짓을 다 했어요.”

골프는 잘못 친 공에 대응해야 하는 스포츠다. 인생과 닮아 있다. 그래서 포기하기 싫었다고 했다. “입스나 슬럼프가 오면 평균적으로 3년 안에 고쳐야 한대요. 하지만 저는 그 한계를 깨는 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5년 넘게 나와 싸움을 계속했습니다. 외롭고 죽을 만큼 힘들었어요.” 은퇴 경기에서 최나연은 눈물을 흘렸다. 아니, 오열했다. “골프가 정말 미웠거든요. 그런데 이곳에 다시 서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힘들었어요.”

◇골프는 내 전부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태권도, 축구 같은 운동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차분한 운동을 하길 바랐죠. 제가 사고뭉치였거든요. 그래서 골프를 시작했는데 딱 맞는 거예요.”

-처음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나요?

“집중력이 좋았고 승부욕도 강했어요. 골프에 최적이었죠. 취미로 시작한 게 아니라 클럽도 신체 사이즈에 맞게 제작하고 1대1 코치 선생님도 있었어요. 종일 골프만 쳐도 얼마나 재밌던지.”

-1990년대였는데, 경기 오산에서 골프를 배우는 게 가능했나요?

“여건이 안 좋았죠. 아빠가 운영하던 주유소 차고에 연습장을 만들어줬어요. 사무실 안에서 어프로치로 난로도 넘기고 그랬죠(웃음).”

-첫 우승은 언제였나요?

“1년 만이었어요. 저학년부 대회에서 1등을 했죠. 사흘 동안 95개, 96개, 97개를 쳤어요. 3라운드를 모두 걸었더니 허벅지가 다 쓸려서 너무 아팠는데 성취감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됐죠.”

-얼마나 연습했나요?

“그때도 하루에 5~6시간씩 했어요. 학교 끝나면 연습장에 가서 코치 선생님이 끓여주는 김치찌개를 먹고 저녁까지 거기서 살았죠.”

-골프 실력은 언제 확 늘었나요?

“5학년에서 6학년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동남아로 동계 훈련을 갔어요. 어느 날 갑자기 69개를 쳤고, 그때부터는 언더파였어요. 중3 때 국가 대표로 뽑혔고 고1 때 상비군에 갔고요. 그해 마지막 KLPGA 대회에서 우승을 했지요.”

-그때 엄청났어요.

“(박)세리 언니가 2등을 하고 제가 1등을 했거든요. 얼떨떨했죠. 대회 마지막 날 1번 홀 버디, 2번 홀 샷이글, 3번 홀 버디로 출발했어요.”

-우승할 줄 알았나요?

“중간에 많이 흔들렸어요. 14번 홀에서 드라이버 미스가 나서 공이 왼쪽으로 갔어요. 오비 지역이었는데 공이 카메라 전선에 걸려 멈춘 거예요. 운이 좋았어요. 그 홀에서 타수를 잃었다면 무너졌을 텐데. 그리고 세리 언니와 다른 조에서 친 것도 도움이 됐죠. 같은 조였으면 그 카리스마에 무너졌을지도 몰라요.”

-박세리가 축하해 줬나요?

“당연하죠. 저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나간 거였어요. 상금은 언니가 가져가고, 저는 트로피만.”

최나연(맨 앞)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보미·신지애·유소연·박인비·이정은·김하늘.
최나연(맨 앞)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보미·신지애·유소연·박인비·이정은·김하늘.

◇험난했던 LPGA 투어 15년

혜성처럼 등장한 최나연은 KLPGA에서 2004년부터 매년 1승을 추가해 내리 4승을 했다. 2008년엔 꿈의 무대 LPGA로 갔다. “첫해엔 우승은 없었지만 성적이 나쁘지 않았어요. 루키 시즌을 랭킹 11위로 끝냈거든요. 2년 차에도 1등만 못 했지, 2등도 하고 연장전도 갔어요.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칭찬을 못 들으니까 나약해지더라고요.” 이후 최나연은 2009년 삼성월드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2년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2015년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등에서 우승했다. 최나연의 아이언샷은 ‘교과서 스윙’으로 불릴 정도로 부드럽고 간결했다.

-1등에 대한 압박이 심했나요?

“제 이름 앞에 ‘새가슴’이라는 단어가 붙었어요. 처음에는 인정하기 싫었지요.”

-그래서요?

“독립을 선택했어요. 당시는 모든 투어에 한국 선수 부모들이 다 쫓아다녔어요. 박세리, 한희원, 박지은 선수가 그랬죠. 부모님과 안 좋게 헤어졌어요.”

-트러블이 있었나요?

“그런 것보다 감정 컨트롤이 안 됐어요. 제가 성적이 안 좋은 날이면 갤러리로 온 엄마, 아빠의 걸음걸이, 말투만으로도 흔들리더라고요. 티가 나니까요. 예선에서 탈락하고 호텔 방에 와도 다 같이 우울하고요.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한 거죠.”

-곧바로 우승했죠?

“독립하고 두 달 만에요. 톱 랭커 18명만 출전하는 삼성월드챔피언십이었는데 쉽진 않았어요. 역전도 당했다가 재역전하고 우여곡절 끝에 우승했죠. 부모님도 한국에서 너무 떨려서 TV를 보다가 껐다고 하더라고요. 우승하고 나니 그제야 죄송했어요.”

-그 대회 마지막 퍼트 기억나나요?

“1m 좀 넘었는데 평소엔 쉽게 넣는 거리였거든요. 그런데 손이 너무 떨려가지고. 마크를 하는데도 공을 건드릴 거 같은 거예요. 마지막 퍼트를 버디로 끝내고 환호가 들리는데 눈앞이 까매지더라고요.”

-천재 골퍼도 떠는군요?

“LPGA 첫해 에비앙 챔피언십 때 연장전에서 졌을 때요. 티박스에서 어드레스를 하는데 다리가 너무 떨려서 샷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어요. 그럼요, 프로도 떨어요.”

-2015년까지 누적 9승을 하며 이름을 알렸어요. KLPGA에서도 통산 6승을 했죠. 2010년엔 최저타상도 받았고요.

“골프가 재밌고 쉬웠던 거 같아요. 최저타상은 꾸준하게 잘 친 선수가 받는 거였어요. 제일 탐났고, 그 상을 참 좋아해요.”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아이언은 투어에서 최고였다고 자부해요. 하지만 퍼팅을 못한 선수였어요. 퍼팅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면 우승을 더 많이 했을 거예요.”

골프에 대한 뜨거운 관심 덕분에 은퇴 후 더 바빠졌다. 최나연은 “당장은 아니지만 골프 선수를 키워내는 일을 하고 싶다”며 “많은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자신이 있고, 그 선수의 미래를 위해 올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골프에 대한 뜨거운 관심 덕분에 은퇴 후 더 바빠졌다. 최나연은 “당장은 아니지만 골프 선수를 키워내는 일을 하고 싶다”며 “많은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자신이 있고, 그 선수의 미래를 위해 올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외롭고 또 외로웠다

최나연은 꾸준히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었다.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고 싶었다. 하지만 슬럼프가 찾아오자 코치, 캐디, 트레이너로 구성된 ‘팀 최나연’이 없어졌다. 성적이 부진해 상금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잘나갈 때는 저랑 하고 싶어 하는 캐디가 많았는데 나중엔 콜을 해도 온다는 캐디가 없었죠.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2016년부터는 우승이 없었지요.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디스크가 있어 관리를 해왔는데 그게 도졌죠. 2016년엔 혼자 티에 공을 올려놓지 못할 정도였어요. 그린에서도 캐디가 마크를 하고 공을 집어 닦아서 놔줬죠. 그때부터였어요. 부상이 왔고 슬럼프가 왔고 입스가 왔죠.”

-그래도 버텼어요.

“저는 파고드는 성격이에요. 입스가 왜 걸리는지, 어떻게 극복하는지, 어떤 확률로 고쳐지는지 등을 연구했어요.”

-그런데 극복을 못 했어요.

“그 5년이 평생 같아요. 연습 때는 잘 쳐요. 일부러 오비를 내려고 해도 안 나요. 그런데 시합 때 스윙만 하려고 하면 블랙아웃이 되는 거예요. 누군가 제 안에 들어와 치는 느낌이랄까. 너무 답답했어요.”

-멘털이 무너진 건가요?

“그것만은 아니에요. 부상이 낳은 트라우마로 스윙이 틀어졌죠. 확신 없이 치다 보니 공은 이상한 곳으로 갔고요. 어드레스할 때마다 불안했어요.”

-왜 극복을 못 했을까요?

“타깃을 안 보고도 쳐봤고, 7초 만에도 쳐봤고, 발을 들고도 쳐봤어요. 드라이버 그립 잡는 방법만 빼고 진짜 모든 걸 바꿔봤어요. 잘한다는 코치는 다 찾아다녔고요. 돈도 엄청 들였죠. 안 되더라고요. 예선 탈락하고 실망해서 골프채를 다 부러뜨리기도 했어요. 어느 날은 86개를 친 적도 있어요. 가장 못 친 스코어였죠. 가방에 공이 남아 있질 않았어요.”

-어떤 기분이었나요?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했어요. 힘들어서 죽고 싶다는 말이 저도 모르게 나왔지요. 탈출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후회가 있나요?

“열심히 한 것에는 후회가 없어요. 다 지난 뒤에 ‘내가 그렇게 내 문제점을 파고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했어요. 집요한 성격 탓이에요. 사실 그 성격 때문에 골프를 잘했는데, 또 그것 때문에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했어요.”

-정말 열심히 살았네요.

“남들보다 더 노력했다고 자신해요.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타이트하게 살았죠. 영어도 골프를 잘 치려고 배웠어요. 샤워 같은 사소한 것도 순서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어요. 시합 날 연습 공은 딱 45개씩. 모든 게 골프를 중심으로 맞춰진 삶이었죠.”

-고생했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마지막 몇 년은 되게 외로웠어요. 골프에 배신당한 삶을 살았죠.”

-은퇴 결정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99% 은퇴를 결정했을 때도 남은 1% 때문에 몇 번을 번복했고요.”

-최근엔 한국 여자 골프가 미국, 태국에 밀리고 있어요.

“이대로 가면 더 밀릴 거예요. KLPGA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미국으로 더 갔으면 해요. 태국 잘 치죠. 미국도 거리 빵빵하게 잘 보내죠. 다 알겠는데요, 정교함에선 우리나라 선수들이 최고예요.”

-왜 LPGA로 안 가려고 하는 걸까요?

“이곳의 삶이 편하니까요. 대우받으면서 돈도 벌고. 미국 무대로 가라고 하면 몇몇은 ‘굳이 힘들게 왜요?’ 되물어요. 꿈이 없는 선수는 어차피 가도 소용없어요. 하지만 꿈이 있다면 큰 무대로 가야죠.”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LPGA 첫해 연장전에서 패한 에비앙 챔피언십 때 우승을 했다면 9승까지 못했을 겁니다. 골퍼는 패배, 실패를 겪으며 배우는 게 훨씬 많아요. 두려워 말고 부딪치며 더 단단한 선수가 되세요.”

◇은퇴 경기서 홀인원, 드라마였다

최나연은 2022년 10월 LPGA, 11월 KLPGA 대회를 끝으로 은퇴했다. LPGA 마지막 대회에선 기적처럼 홀인원을 기록했다. “말도 안 됐죠. 이런 드라마가 없었어요. 각본에 없는 상황이 나왔고 한없이 기뻤어요. 보상받은 느낌이었죠.”

-덤덤하던데요.

“제가 홀에 들어간 공을 집으면서 활짝 웃는 게 TV에 나왔어요. 표정이 없기로 유명해서, 그렇게 환하게 웃는 걸 처음 봤대요.”

-홀인원 확률이 1만2000분의 1이라고요.

“저는 대회에서 4번, 연습 라운딩까지 합치면 평생 15번은 했어요. 한 번도 못 한 프로도 많지만요.”

-은퇴하는 날 펑펑 울었잖아요.

“안 울 것 같았어요. 그런데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던 양희영 선수가 18번 홀 마지막 티샷을 하고 오더니 ‘언니 너무 수고했어요. 언니랑 같이 뛴 거 자체가 영광이었고 많이 배웠다’면서 우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은퇴한 거 후회는 없죠?

“네. 처음엔 ‘은퇴 축하한다’는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못해서 그만둔 걸 비꼬나 싶었고요. 그러나 제가 이름을 떨치고 정상에 있었던 그때 그 커리어에 대한 축하더라고요. 지금은 즐기고 있습니다.”

“은퇴하자마자 미뤄둔 스키, 테니스를 배웠거든요. 그런데 골프만 한 매력이나 재미는 없더라고요. 킥복싱도 해봤는데 무릎이 아파서 골프로 돌아가야겠다 했죠(웃음).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은퇴하자마자 미뤄둔 스키, 테니스를 배웠거든요. 그런데 골프만 한 매력이나 재미는 없더라고요. 킥복싱도 해봤는데 무릎이 아파서 골프로 돌아가야겠다 했죠(웃음).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제2의 인생을 시작하다

최나연은 은퇴 후 더 바빠졌다. “코로나 때 골프 인구가 늘었다고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유튜브 촬영에 TV 출연, 아마추어 레슨까지 눈코 뜰 새 없이 1년을 보냈다.

-은퇴 후 어떻게 지냈나요?

“놀지는 못 했어요. 은퇴하자마자 미뤄둔 스키, 테니스를 배웠거든요. 그런데 골프만 한 매력이나 재미는 없더라고요. 킥복싱도 해봤는데 무릎이 아파서 골프로 돌아가야겠다 했죠(웃음).”

-여기저기서 활동을 많이 하더군요.

“은퇴한 선수는 매년 계속 나오잖아요. 저를 핫하게 찾아줄 때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이런 관심도 오래가진 않을 테니까요.”

-요즘도 공은 잘 맞나요?

“은퇴 후에 프로암에 나갔는데 저도 제 실력에 깜짝 놀랐어요. 몇 달 연습 안 했을 뿐인데 너무 못 쳐서요. 그래서 이 악물고 연습도 하고 레슨도 받았어요.”

-은퇴를 했는데도요?

“제가 골프를 그만큼 좋아하나 봐요. 가끔 이게 은퇴한 선수의 삶이 맞나, 생각하기도 해요. 은퇴하면 골프채 안 잡고 스트레스도 안 받고 살고 싶었는데 또 이러고 있더라고요.”

-골프를 잘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조건 반복 연습이죠. 하루에 공 500개를 석 달 내내 쳐보세요. 필드 라운딩도 1주일에 세 번씩 나가고요.”

-주말 골퍼는 그렇게 못 하잖아요.

“(침묵) 그러니까 그냥 취미로 즐기세요. 골프는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늘어요. 그렇게 안 하고 잘 맞기를 바란다? 안 맞는 얘기죠. 마음을 비우세요. 가끔 입스라고 찾아오는 아마추어분들이 계세요. 그럼 제가 그래요. 입스 올 정도의 실력이 아니라고요. 하하.”

-참 어려운 운동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골프예요. 하면 할수록 느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거꾸로 가죠.”

-유튜브 구독자가 34만명이더군요.

“제 어릴 적 코치님이 어느 날 ‘요즘 애들이 박인비, 박성현, 고진영은 아는데 너는 모르더라’고 놀렸어요. 골프 선수 최나연이 잊히는 게 싫어서 유튜브를 시작했지요.”

-앞으로 계획이라면.

“성장할 재목을 키워보고 싶어요. 저는 골프에 대한 연구를 오래 했잖아요. 자신이 있어요. 그런데 섣불리 시작은 못 해요. 뛰어든다면 그 사람의 삶을 위해 올인할 거예요.”

-골프를 뺀 인생은 어떻게 살 생각인가요?

“스무 살 이후 사계절을 한국에서 보내본 적이 없어요. 인사동도 얼마 전에 처음 가봤고요. 여유롭게 삶을 음미하고 싶어요.”

-연애는 하나요?

“상황이 되면 하고 있고, 앞으로도 당연히 하겠죠(웃음)?”

그는 “저는 행복한 선수였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한참을 궁리하는 표정이었다. “외롭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은퇴 경기 땐 비가 쏟아졌다. 친구이자 골퍼인 박인비, 유소연, 김하늘 등과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수와 함께 울었다. 그리고 최나연에게 “너무 미안했다. 고생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팬들이) 제가 얼마나 골프를 못 치는지 그날 처음 본 거예요. 그동안 ‘왜 이렇게 약한 소리 하냐. 할 수 있다’고 했던 게 미안했던 모양이에요. ‘감히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고 사과하더군요. 그런데 은퇴하고 나니 다들 제가 잘한 것만 기억하더라고요(웃음). 지나니 별 게 아닌 게 됐어요. 이제 자유로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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