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0달러로” vs “이제 동결해야”
6월부터 인상 적용··· 10개주 중 독보적
6월부터 인상 적용··· 10개주 중 독보적
BC주 최저임금이 오는 6월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임금 인상률을 놓고 외식 업계와 노동계가 크게 대립하고 있다. 외식 업계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고, 노동계는 현재 물가 현실을 반영해 인상률을 더 올려야 한다는 데 힘을 싣고 있다.
29일 BC정부에 따르면, BC주 최저임금은 오는 6월 1일 시간당 16.75달러에서 17.40달러로 4% 오를 예정이다. 이번 인상률은 BC주의 2023년 연평균 물가상승률에 따라 결정됐다.
이와 관련해 30일 노동계의 지원을 받는 BC정책대안연구소(CCPA-BC)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시간당 임금을 20달러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CCPA에 따르면, 현재 메트로 밴쿠버의 최저 생계 시급(living wage)은 시간당 25.68달러로, 다음달 오를 BC 최저임금보다 8.28달러나 많은 수준이다.
생계 시급은 성인 근로자 2명이 4인 가족의 기본적인 생계에 필요한 식료품, 의류, 주거 및 교통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벌어들여야 하는 시급을 말한다. CCPA는 이날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캐나다 내 근로자 3분의 1이 현재 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1만3100명의 BC 근로자가 시간당 20달러 미만을 벌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 전체 근로자의 18%를 차지한다. 이들 중 대다수는 여성(59%)이자 25세 이상(25%)으로 조사됐다.
CCPA는 “BC정부는 임금과 생계 시급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간당 20달러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며 “이는 BC주에 잔재한 성별 및 인종에 따른 임금 불평등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외식업 비즈니스를 대표하는 BC아시안레스토랑 소유자협회(BC Asian Restaurant Café Owners Association)는 노동계와 상반된 입장이다. 협회 측은 지난 29일 BC주정부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며 임금 동결을 촉구했다.
데이비드 청(Chung) 협회장은 “직원을 고용하는 식당에서는 임금이 올라가면 인건비를 음식 가격에 반영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의 외식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고 이는 곧 식당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SFU의 안드레이 파블로프(Pavlov) 경영학 교수는 “임금이 오르면 기업들은 일자리를 줄이고, 노동자 대신 기술에 의존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분위기다. 앞서 BC정부는 매년 최저 임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과 연계하겠다는 목표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정부에 따르면 BC주는 지난 10년 동안 최저임금을 대부분 동결해 왔고, 2016년까지 전국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낮은 주 중 하나로 꼽혔었다. 그러나 이번 최저 임금 인상에 따라 BC주는 캐나다 10개 주 가운데 첫 번째, 13개 주 중 세 번째로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주가 될 예정이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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