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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바다 지킨다는 뿌듯함, 말로 설명 못하죠”

이온유 인턴기자 onyu4452@g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6-12 13:32

해군 15년차 전투체계 엔지니어 정인식 소령
강인한 정신력과 소명 의식은 필수



한인 캐나다 이민 역사가 60년을 넘어가면서, 주류 사회에서 큰 존재감을 나타내는 한인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들은 커뮤니티와 한국-캐나다 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후배 한인들에게도 큰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캐나다 해군 소속 함정 전투체계 엔지니어로(Combat Systems Engineering Officer)’15년째 근무하고 있는 정인식(Kevin Chung) 소령 역시 그중 한 명이다. 최근 그는 한 봉사단체가 주최한 사관학교 설명회의 강사로 초청돼, 군인을 꿈꾸는 한인 꿈나무들에게 다양한 팁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로 해군 복무 15년차를 맞이하는 정인식 소령을 만나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을 들어보았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6살이던 1998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온 후, 포트 코퀴틀람(테리폭스 세컨더리 스쿨)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2009년 캐나다 사관학교(RMC)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캐나다 해군 소속 장교로 15년째 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에는 육군으로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기초훈련을 마친 이후 해군으로 이적했고, 그 이후로 해군 소속으로 계속 복무 중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직무를 맡고 있나?

 

전투체계 엔지니어는 승함할 때와 지상에서 사무직 일을 할 때 맡는 임무가 다르다. 함정에서 근무할 때는 선박 내에 전투 기계, 통신 기계, 레이더, 소나 기계(SONAR; 음파탐지기) 등을 담당한다. 지상에서는 다른 엔지니어들의 훈련을 담당하고, 미래를 위한 새 선박을 만드는 과정에 합류하거나, 함정들이 원활하게 항해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함정에서 근무할 때 보통 일과가 궁금하다

 

매일 하는 일은 다르지만 주로 오전 7시에 기상해 아침을 먹고 업무에 돌입한다. 우선 함정에서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수리해야 할 기계들에 대해 보고 받는다. 그리고 기계 수리에 대한 계획서를 작성하거나 이와 관련해 다른 부서와 협업할 일이 있으면 각 부서장과 의논하고, 이에 대해 함장에게 모두 보고한다.

 

언제부터 군인이 되고 싶었나?

 

사실 12학년 전만 해도 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카뎃 프로그램(cadet)에 참여하면서,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막연한 꿈을 갖게 됐던 것 같다. 카뎃은 실제 군 생활과 유사한 구조로 운영되어, 12~18세 청소년들이 해군, 육군, 공군의 기본적인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된 육성 프로그램이다.

 

카뎃 프로그램이 어떠한 도움을 주었나?

 

나는 코퀴틀람 육군 카뎃에 참여했다. 프로그램 기간동안 참여자들은 모두 나이에 상관없이 실제 군인사회처럼 계급에 따라 생활한다. 실제 군대처럼 들어온 순서에 따라 나이에 상관없이 리더가 되기도 하고, 승진을 하면 누군가의 지도자가 되어 직접 지휘를 하거나 가르치는 임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때론 나보다 나이가 어린 상사에게 복종해야 하고, 나랑 맞지 않은 사람과도 협업해야 하는 상황들을 마주한다. 이러한 단체 생활 속에서 규범을 지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방법, 친하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꼭 군인 장교를 지망하지 않더라도, 카뎃에 참여하게 된다면 미래 사회의 건강한 리더로 성장하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타와 함의 태국 방문 당시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 김경열 국방무관과 함께

현재 근무 만족도는?

 

매우 만족한다. 모든 훈련을 완수하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내가 국가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순간마다 이 일에 대한 만족감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나는 최근에 소령으로 진급을 했다. 소령이 되기 전까지 엔지니어들은 중위로서 한 번, 대위로서 두 번, 총 세 번의 승선을 한다. 마지막 승선 당시 부선장으로 배치 받았을 때, 지난해 가을 파견 근무를 나가 대만과 중국 사이의 넓은 바다를 항해한 기억이 크게 남는다. 내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뿌듯함과 사명감이 느껴지고, 그동안 열심히 했던 훈련이나 지난날의 노력에 대한 성과가 진짜 눈앞에 펼쳐진 것 같아 매우 보람찼다.

 

장교가 되기 위한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장교라는 직책은 많은 사람들을 통솔하고 지휘하는 만큼,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따라서 여러 사람과 편하게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면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리더는 융통성 있게 다양한 상황들과 갈등을 해결해 나갈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는 극명하다. 학교에서 공부하며 책으로 배운 지식 역시 결국 경험이라는 필터를 거치면서 견고해지는 것이다. 보다 많은 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답을 융통성 있게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정인석 소령과 그의 아내 배금희 씨, 딸 민아 양

 

해군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해군이 되면 긴 항해는 피할 수 없다. 항해를 나가는 기간동안 가족들과 오랜 시간 떨어져 있게 되고, 평소에 즐기던 취미도 즐기지 못한다. 이렇게 개인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고도 주어진 일에 충실히 임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소명 의식을 갖고 해군에 지원했으면 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해군에 입대하는 후배들이 어떤 업무를 맡던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일단 열심히, 성실하게 임했으면 한다. 또한 우린 어쩔 수 없이 동양인이라는 현실을 벗어나지 못한다. 동양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현지 사회에서 더욱더 커질 수 있도록,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빛나는 성과들을 많이 이루었으면 좋겠다.

 

 

UBC K.I.S.S. 13기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이온유 인턴기자 onyu44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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