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소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마음에 그리던 산사는
수십 년 세월에 산을 잃고
대웅전 옛 자리 그대로
빛 바랜 단청 입고 있다
발 아래 전철역, 아파트 촌
나란히 선 상가와 주택 사이
세상사 부대끼며 딴딴해진
풍경소리 처마를 휘도는데
가야산 토굴로 수행 떠난
상좌스님 대신 까마득 어린
동자승이 차 향을 우리는 동안
큰 스님 가부좌가 풀어진다
세랍의 무게 깊고 아득해
먼 나라 하늘 아래 맺은
세연 애틋하게 그리운 것인지
두툼히 챙겨 넣어준 금일봉
불전 함에 넣고 돌아설 때
풍경소리 당그랑 당그랑 울며
텅 빈 법당을 흔들어 댄다
* 세랍世臘: 스님의
세속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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