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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에 40~50도··· 인류 최악의 여름 시작됐다

유재인 기자 김휘원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6-18 14:37

벌써 시작된 북반구 폭염 '비상'




섭씨 43도. 지난 17일 그리스 남부의 한낮 평균온도다. 그리스엔 이달 가마솥 같은 더위가 계속돼, 9일 동안 관광객 여섯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17일 그리스 남부 마트라키섬에선 55세 미국인 관광객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더위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시키노스섬에서도 프랑스 여성 관광객 두 명이 실종됐다. 당국은 이들이 40도가 넘는 더위에도 하이킹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살인적인 폭염(暴炎)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만만치 않은 무더위가 전 세계를 덮친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반구에선 7~8월에 무더위가 가장 극심하지만, 올해는 이른 6월부터 폭염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피해 규모가 작년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구촌 덮친 가마솥 더위

이달 캐나다 토론토. 북위 43도에 위치해 보통 날씨가 서늘하다고 알려진 지역이다. 그럼에도 지난주 평균온도는 섭씨 35도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흔히들 캐나다는 시원한 지역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요즘 ‘의외로 너무 덥다’고 말한다”고 했다.

인도도 기현상(奇現象)에 가까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월 말부터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 시달리고 있고, 인도 전역엔 이미 폭염 사망자가 160명 넘게 나온 상태다. 독일 DW 뉴스는 “뉴델리는 심하면 52도가 넘는 날도 있다. 수돗물을 찬물로 틀어도 뜨거운 물이 나와 화상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인도는 5월 말~6월 초엔 30~35도 정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평년보다 15도 넘게 기온이 오른 것이다.

일부 학교는 이미 여름방학을 앞당겼거나 휴교에 들어갔다. 인도 기상청은 “이미 45도가 넘는 폭염이 5월 중순 이후 24일 넘게 길어져 물 부족 현상까지 극심해졌다”고 했다.

이집트에서도 최근 기온 40도를 넘기면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집트 난민 플랫폼(PRE)에 따르면 이달 7일에서 9일 사이 이집트 남부 아스완에선 수단에서 밀입국하려던 난민 40명이 열사병과 탈수증으로 사망했다. 이집트의 7~8월은 보통 35도 수준이지만, 6월부터 최고기온은 50도를 넘긴 상황이다. 이웃나라 중국, 필리핀에서도 지난달부터 40도가 넘는 가마솥 더위에 숨지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극심한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멕시코에선 한낮 최고기온이 40~45도에 육박하자 폭염에 지친 원숭이 83마리가 나무에서 떨어져 숨졌다. 야생동물학자 질베르토 포조는 가디언에 “원숭이들이 사과처럼 나무에서 떨어지고 있었다”면서 “원숭이가 “심각한 탈수가 원인으로 추정된다”면서 고열, 가뭄, 산불, 벌목 등으로 발생한 기후변화가 원숭이 죽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펄펄 끓는 지구에 곳곳에선 화마(火魔)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해 화재 피해도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산불은 여의도의 20배에 달하는 1만5000에이커가 넘는 면적을 삼켰다. 미국에선 최근 남서부에서 시작한 열돔 현상에 고온 건조한 기후까지 겹쳐 화재가 유독 자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데스밸리 등 남서부 일부 지역은 한낮 기온이 섭씨 50도가 넘는다. 지난달 캐나다 북부 로키 산맥 지역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 수천명이 대피했다. AP는 “대서양 중부와 뉴잉글랜드 지역은 이번 주 90년대 최고기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 습지 지역 브라질 판타나우도 화재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벌써 733건의 화재가 발생, 지난 2005년 6월의 최다 기록이었던 435건을 넘어섰다.

올해엔 작년 최고기온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앤드루 대슬러 텍사스 A&M대학교 대기과학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올해는 작년보다 당연히 더욱 더울 것”이라며 “우리가 기온을 유지할 유일한 방법은 온실가스 감축뿐”이라고 했다.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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