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수석 고문
생각의 궁구窮究
저 샘물에 녹두 꽃 이파리 하나 누가 떨구었나
비질, 환하다
별들이 내려와 앉았다 간듯
어제는 한 생각이 사라지고 오늘은
또 한 생각이 사라졌다
백지 한 장,
이슬이 마른 풀잎에 매달려 떨고 있다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손짓을 한다
어둠 속에서 한 시인은 핏기 잃은 흘림체로 죽어갔고
죽어서도 그의 말은 아팠다
아픈 말들이 빛이 되어 생각의 환한 불을 켜 들고 달려온다
그의 유고집 무엇이 움직이는가*가 살아서 돌아온다
죽은 시인의 세포가 생각의 베개를 베고 일어서는 밤
생각의 궁구가 환한 눈을 뜨고 달려오는 불꽃이다
불꽃 산이 활활 일어나 내 베개를 태우고 있다
*무엇이 움직이는가 이승훈 시인의 유고집 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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