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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亞최고 셰프 되기까지"··· CNN도 주목한 안성재

이혜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10-18 07:29




“뭔가 다른 걸 해보고 싶어서 미군에 자원 입대했던 것처럼, 한국에 와서도 색다른 것에 도전하기로 했다.” 미군으로 복무하며 전쟁터를 누비다 한국 최초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다이닝을 지휘하더니, 인기 넷플릭스 쇼까지 정복한 안성재(42) 셰프가 밝힌 쇼 출연 계기다.

미 CNN이 18일(현지시각)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큰 인기를 얻은 안성재의 인생 여정을 조명했다. 안성재는 한국 유일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모수 서울’의 헤드셰프이자 오너다. 13살 때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로 이민 온 소년이 아시아 최고 셰프로 정상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다. 안성재는 “우리는 단지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는 한국 출신 이민자 가족일 뿐이었다”며 “우리는 영어도 잘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청소년 시절에만 해도 요리와 거리가 멀었고 남들처럼 대학에 진학했다. 여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미군에 자원 입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입대했다.

4년이 넘는 복무 기간 동안 주한미군을 거쳐 9.11 사태 이후에는 중동으로 파견됐다. 2002년 후반 그는 포병대 소속으로 1년간 이라크 바그다드에 파견됐고, 폭탄과 무기를 제거하는 임무를 맡았다. 2003년 사담 후세인이 발견된 벙커에도 투입됐다. 그는 “이라크전 파병에 자원했을 때 사람들이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느냐’고 물었다”며 “가족들로부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 대해 얘기를 들으며 자랐다. 이라크 전쟁은 전쟁을 경험할 유일한 기회였다”고 떠올렸다.

군을 제대한 그는 포르셰 정비공이 되려고 했다. 그러나 정비공 훈련을 시작하기 2주 전, 캘리포니아에 있던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뢰’에서 근무하던 셰프들과의 만남이 그의 인생의 방향을 바꿔 놓았다. 그는 그 학교가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지만, 셰프 등과 입학 상담을 한 그는 단숨에 요리에 매료됐다. 그는 지금도 요리학교에 입학하기로 한 결정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학창시절 학교가 끝나면 가족이 운영하는 중국 식당에서 주방 일을 도왔던 그는 요리 학교를 졸업한 뒤 미슐랭 스타를 받은 ‘프렌치 런드리’와 ‘베누’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당시 셰프들은 군복무를 하며 거칠어진 안성재의 성정을 다듬어줬고, 그들을 통해 섬세함의 중요성을 배웠다. 마침내 2015년 그는 미국적 풍미와 한국적 전통을 결합한 요리를 내세운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개업했고, 1년만에 미슐랭 스타를 받으며 성공에 발을 디뎠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매우 기뻤지만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걸 깨달았다”며 “고국으로 돌아와 한국의 토착 재료, 한국 문화 유산을 활용하고 싶었다”고 했다. 안성재는 2017년 서울에 ‘모수 서울’을 열었다. 특정한 요리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다양한 시도를 추구했으며, 인생의 다채로운 경험으로부터 얻은 요리적 영감을 그만의 섬세한 디테일과 함께 융합했다. 2022년 모수 서울은 미슐랭 3스타를 받았다.

그의 섬세함을 향한 추구는 넷플릭스의 쇼 ‘흑백요리사’에서 온전히 드러난다. 백종원과 함께 심사위원을 맡은 그는 날카로운 심사평으로 ‘최고의 셰프’라 불리는 도전자들조차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그는 갑작스레 얻은 유명세가 불편하다고도 했다. 그는 “나는 정확하고 논리적이며 신중하게 말하려고 한다. 상대방이 내 말에 의존하기 때문”이라며 “나는 연기를 한 게 아니라, 그저 내 자신이었을 뿐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그들을 응원하고 싶었지만, 모든 사람이 이길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기준을 정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식당들의 전세계적인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초 모수를 비롯해 밍글스, 세븐스도어, 온지음 등 서울의 4개 레스토랑이 아시아 최고의 레스토랑 50곳에 선정됐다. 안성재는 올해 서울에서 개최된 ‘2024 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에서도 ‘셰프스 초이스’를 수상하며 한국 퓨전 요리의 새로운 흐름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안성재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한국 문화, 음식, 고급 식사에 매료되어 있다”며 “한때 서울은 지나가는 경유지였지만 이제는 종착점이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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