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숙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말갛게 세안하고 거울 앞에 앉습니다
이맛살 모래톱에 세월이 파랑입니다
잔물결 파고마다 들고 나던 이야기
삶의 벼랑에서 눈물짓던 날의 기도
눅눅한 하늘에 돋아나던 별과의 대화며
미움과 용서로 문드러지던 순간들이
살모사처럼 빳빳이 고개 듭니다
남루하나 진솔했던 생의 일기장을
꼼꼼히 손가락 다림질하는데
잘라내고 싶은 가시들이 헛기침합니다
삶을 한 번만 연습할 수 있다면
가시 없는 파랑으로 너울거릴까요
오늘도 모래톱에 파랑은 출렁이고
덜 여문 하루가 비릿한 냄새를 풍깁니다
부디 부끄러운 이름은 새기지 말자고
앞서가는 머리에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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