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블랙홀을 지나 동굴을 지나
짐승 같은 어둠의 등 뒤에서
늑대 울음소리 들리고
불빛 먼 수평선에 달빛이 걸려
낯선 얼굴로 펄럭인다
바위 절벽으로 빗줄기 쏟아진다
저 절벽 빗줄기 속으로 뛰어가는 한 사람
생이 무거워, 무거워, 울부짖는 한 사람
무엇이 그토록 그의 어깨를 누르는가
무엇이 그토록 그의 발목에 사슬을 채우는가
먼 달빛은 저문 밤 늑대처럼 울고
쇠갈고리에 묶였던 그 사람
작두 날 같은 파란 얼음 빙판에서
무명천에 밴 깊은 시름을 쏟아낸다
빗줄기 속에서, 바퀴 속에서
그 바퀴에 감겨 돌아가는 푸른 한 목숨
눈 먼 소쩍새 길을 찾아가듯
은하로 가는 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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