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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5-01-31 16:39

노동근 / 캐나다 한국문협
‘현재 당신의 바람은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을 받으면 잠시 망설이게 되고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갈 것 같다.
물론 세대별 나이별 차이가 나고 현재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노인인 나는 자손들의
건강과 번영, 넓게는 세계의 평화이다.
그렇게 지내다가 때가 되면 며칠만 앓다가 고통 없이 저 세상 가면 좋겠다는 것 아닐까? 소위 구구
팔팔 삼 삼사 역시 희망 사항인 것이다. 여기에 좀 덧붙인다면 사후 안락 아니겠나, 천당 가고
부활하여 더 이상적인 삶을 다시 살고 싶은 것도 희망 사항일 수도 있을 것 같다.불가에선
윤회설로 생명체 또는 사물로 태어 난다고 하니까, 이건 역시 현생에서 좋은 업보를 쌓고 올바르게
착하게 살아라 하는 가르침 일 것이다.
 
  사후는 그렇더라도 우선 현세에서 사람 답게 사는 게 우선인데 그게 쉽지가 않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남을 이용하거나 밟기도 하고, 주어진 자신의 환경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여 부를
축적하기도 하고 위선으로 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순수하게 농부나 어부같이 자신의 노력이
아닌 얄팍한 지식의 덧 칠로 부를 축척하는 고등 인간들도 많다. 이걸 직업별로 이야기하면 언제
돌팔매 맞을 줄 모르니 그냥 그렇게 넘어가자. 배운 놈이 도둑놈 이란 말 잘못하면 계급투쟁으로
발전하여 공산주의에 가까워진다면 큰일 날 일이다. 그런 곳엔 유물사관적 행위로 인간의 존엄은
목적에 따라 처참한 환경에 처하는 역사를 봐왔으니 회자할 필요가 없다. 평등은 그저 말 뿐이지
사람 위에 사람 있지 않은가? 아니 재력이 사람의 위치를 정해주는 사람 위에 서기도 하고 때론
부정하려고 해도 그렇게 느낄 때가 많다. 연예인이며 의사, 변호사, 프로 운동선수들이 부러움의
대상인 것은 결국은 돈도 잘 버는 것 아닌가?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프로 운동선수들의 수입은
상상초월 아닌가. 그러니 목숨 걸고 덤비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배움이 적어서 줄이
없어서 열악한 노동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희망찬 내일이 되면 좋겠다. 어디
그뿐이겠냐만, 그러니 희망도 세대별 주어진 환경에 따라 또 장기적, 단기적 다를 것이다.
 
  그러나 노인이 되면 역시 자손들 안녕과 자신의 건강으로 집약될 것이다. 이미 지난 세월을 통해
부질없는 경험도, 포기도 해 보았기에 때문일 것이다. 우리 인생이 그렇게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은 인간의 숙명이기 때문일까? 그래도 인간의 식재료가 되는 가축보다는 낫지 않은가? 내
나이 칠십여에 온갖 회한과 인생의 부질없음을 느끼니 이제 철이 드는지 요즈음 선친의 생각이
자주 나고 가끔 눈시울이 젖어 드는 걸 보면 감성이 여러지는 게 나이의 현상인지 우울증이
오는지~ 허전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회한의 감정에서 벗어나는 활기찬 생활을 해야겠다. 그래 산에 올라 노래라도 불러야겠다.
인생의 아쉬움을 잊어버리고 그저 하루의 삶에 감사하며 지인과 식사라도 해야겠다. 뭘 바라겠나,
그저 한 줌의 거름이라도 되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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