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화, 반등 시작··· 美 관세 영향 미미
향후 USD/CAD 환율 1.41~1.45 범위 전망
향후 USD/CAD 환율 1.41~1.45 범위 전망
캐나다 달러가 몇 달 간의 부진을 딛고 회복할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 금융기관 데자르댕(Desjardin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루니화(Loonie)의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고 진단했다.
데자르댕의 지미 장(Jean)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부사장은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연초 예상했던 USD/CAD 1.48 CAD 전망을 철회하며, 향후 3개월간 미화 대비 캐나다 달러 환율이 1.41~1.45 CAD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캐나다 달러는 지난달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부과로 인해 2003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9월 말 이후로는 약 6% 하락한 상태다.
보고서는 ▲캐나다의 금리 인하 가능성 축소와 ▲평가 절하된 환율, ▲미국의 경기 침체 위험 증가와 ▲미 달러 약화 등을 캐나다 강세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의 대(對)캐나다 관세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시장이 이를 단기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차례 정책을 번복한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 관세도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27일 오전 외환시장에서 캐나다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1.4247달러(미화 70.2센트)로 소폭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는 거래자들이 미국의 관세 위협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좁아지는 加·美 국채금리··· 자본 유입 기대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달러 가치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티프 맥클렘(Macklem) BoC 총재는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의지는 확고하다”며 “약세를 보이는 캐나다 달러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보다 비둘기파(완화적)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연준은 인플레이션보다 성장 둔화 리스크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따라 미·캐나다 국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캐나다 달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자르댕은 캐나다 내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경우 국내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다가오는 선거에서 생산성 향상과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개혁이 추진된다면, 수십 년간 지속된 자본 유출 흐름이 반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4월 28일 치러지는 캐나다 총선과 관련해 데자르댕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여당인 자유당과 야당인 보수당이 광물 투자 및 국내 무역 장벽 완화 등 주요 경제 개혁 방안에서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환율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니 실질가치 하락, 수출 경쟁력 증가
데자르댕은 루니화가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REER) 기준으로10년 만에 최저 수준에 도달해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REER은 자국 통화의 실질적인 가치(구매력)를 나타낸다.
즉, 캐나다 달러의 실질실효환율이 낮다는 것은 캐나다 제품이 다른 나라들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캐나다 수출 기업들이 북미 외 지역에서 시장을 개척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캐나다 달러가 회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다만 데자르댕은 캐나다 달러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거나 더욱 강력하게 시행될 경우 캐나다 달러의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지미 장 이코노미스트는 “루니화의 하락세가 끝났다”고 강조하며 “중기적으로는 캐나다 달러의 완연한 강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