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산그늘 아래 조가비 같은 오두막 한 채
저녁 밥물 끓는 소리 도랑물처럼 흐르고
굴뚝 연기 아스라이 어스름을 몰고 오는데
박꽃처럼 허리 휜 어머니가
정짓간 문턱을 넘나듭니다
사립문을 건너온 초저녁 별들이
초롱불처럼 처마 끝에 깃을 내리면
비탈 밭에서 달빛을 지고 돌아오시는 아버지,
실루엣 같이 구부정한 아버지의 뒷모습도
달빛처럼 환해집니다
아이들 글 읽는 소리마저 아득히 사라지고
고요가 홀로 내려앉아 졸고 있는 집,
곤한 어머니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가
하현달을 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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