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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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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5-04-18 15:37

김영주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시인의 방에 알 전등이 꺼지고
               구 시대의 유물 같은 나의 시들은
               잠이 든다
               꽃 한 송이 값도 못되는 내가
               꽃이 되어 네 곁에 누워본다
               잠 들기엔 너무나 아까운 저기
               별들의 집 총총한 밤 하늘
               기억하느냐 그대
               이 세상에서 내가 줏은 
               가장 어여쁜 사랑이라는 말을
               너에게 주어버린 일은 
               여전히 아름답다
               저절로 태어나
               저절로 어른이 되어버린 너도 아름답다
               아름다운 너를 훔쳐 볼 때
               나는 펑펑 울게 된다
               울 일 많은 이 세상에서
               한 사랑이 한 사랑의 손을 잡았을 때
               내 안에 풀어놓은 
               나의 너여
               네가 
               눈물로 울고 
               몸으로 울 때
               나는 시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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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저 편 2025.04.18 (금)
               시인의 방에 알 전등이 꺼지고               구 시대의 유물 같은 나의 시들은               잠이 든다               꽃 한 송이 값도 못되는 내가               꽃이 되어 네 곁에 누워본다               잠 들기엔 너무나 아까운 저기             ...
김영주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 비록 비가 잦은 계절이지만, 햇살만 비추면 여지없이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간다. 일할 때는 늘 자동차를 몰고 다녀서 자전거가 눈에 띄지 않았다.  취미나 스포츠를 즐길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은퇴를 하면서 자전거와 가까워지게 되었다.   온 세상이 기지개를 펴고, 살아 숨쉬는 것들이 초록 생명을 뿜어내고 있다. 나무가 새순을 톡톡 밀어내고, 화단에는 녹색 단검들이 솟아나고...
양한석
반가부좌를 틀고 바다와 마주 앉으면 마음 안쪽에도 수평선이 그어진다. 수평 구도가 주는안도감 덕분인가. 흐린 하늘에 부유하는 각다귀 떼 같은 상념들이 수면 아래 잠잠히내려앉는다. 바다빛깔이 순간순간 바뀐다. 이 바닷가 어디쯤에 창 넓은 집 하나 지어 살고싶다는 내 말에 섬에서 태어난 토박이 지인이 웃었다. 바다를 노상 보라볼 필요는없어요. 생각날 때 고개를 넘어 달려가 안겨야 애인이지 같이 살면 마누라가되어버리잖아요. 그럴...
최민자 
젊은 날 최전방 백암산 중턱에서 만난 불에 탄 주목과 구상나무의 그루터기들, 살아 천년죽어서 천 년을 버텨오며 옹골찬 기개로, 선 굵은 삶을 살았던 주목과 구상나무에게서 늘푸름과 꼿꼿함을 배운다. 전쟁의 포연 속에 육신을 불태웠어도, 꿈틀거리며 밀려오는 혹독한 칼바람에도, 자신을이겨내고 그루터기로 살아남은 홀연한 기개, 세상의 어느 누구도 뿌리로 이어지는 강인한삶의 의지를 꺾지는 못하였으리라. 다시 덕유산 향적봉에서...
이상목
이슬비는 2025.04.11 (금)
봄을 머금은 이슬비는 아기 숨소리보다 조용히세상을 어루만집니다 보드라운 손길로민들레 얼굴을 씻기고가로수 조막손 살며시 펴게 합니다 늦잠 자는 꽃망울가만가만 깨우며서두르지도성내지도 투덜거리지도 않습니다 풍경을 부둥켜안는 이슬비는 괜찮다 괜찮다 다독이시던어머니의 속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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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우리 딸이 너무 바빠서 먼지도 못 닦고 다니는구나!”   딸의 차 운전대 위에 하얀 눈처럼 먼지가 쌓여 있었다.   "엄마! 그거 건드리지  마! 아직 브레넌 털이 남아 있어, 그냥 놔둬. 엄마, 플리스."  딸의 목소리는 울음을 삼킨 듯 떨렸다.  브레넌이 떠난 지 벌써 반년도 넘었는데 ...  "아직은 아냐. 좀 더 있다가 닦을게. 지금은 그냥 놔둬."  나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지난 여름 방학을 며칠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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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뒷모습 2025.04.11 (금)
서녘 하늘에 별이 돋는다. 마음이 잔잔해야 보이는 초저녁별, 실눈을 뜨고 별 속에 아는 얼굴이있나 찾아본다.지난겨울에는 눈이 자주 많이 내렸다. 눈이 내릴 때마다 우리나라 문화계의 큰 별들이 떨어졌다.미당 선생이 떠나시고 얼마 후, 온종일 눈이 내리던 날 정채봉 선생이 눈 나라로 가셨다. 이어 운보선생도 떠나셨다. 그 뒤로는 겨우내 하늘이 낮게 내려앉으면 또 누가 떠나실라 겁이 났다. 이윽고 건너다본 커다란 눈, 그 웃음 뒤에 끝 모를...
반숙자
별(星)의 집 2025.04.11 (금)
산그늘 아래 조가비 같은 오두막 한 채저녁 밥물 끓는 소리 도랑물처럼 흐르고굴뚝 연기 아스라이 어스름을 몰고 오는데박꽃처럼 허리 휜 어머니가정짓간 문턱을 넘나듭니다사립문을 건너온 초저녁 별들이초롱불처럼 처마 끝에 깃을 내리면비탈 밭에서 달빛을 지고 돌아오시는 아버지,실루엣 같이 구부정한 아버지의 뒷모습도달빛처럼 환해집니다아이들 글 읽는 소리마저 아득히 사라지고고요가 홀로 내려앉아 졸고 있는 집,곤한 어머니 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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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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