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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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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5-04-25 15:58

임완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씨 나락 덮은 솔가지 위로
푸른 곡우(穀雨)비 지나고
 
구름 흐르는 자리마다
다투어 화안히 꽃들이 피어날 때
 
초파일로 가는 신작로 길
가로수에 오색의 고운 연등
지혜와 자비의 불 밝히고
 
마음 놓고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우리의 한 세상
새들이 힘차게 날아오르는데
 
써래질이 끝난 무논에서
개구리의 합창이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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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월에 태어났다면,그리고 내 이름이사월이었으면, 했어.(I wish my name was April)한 주 전 가득 피었던 흰 목련그 빛이 그리워 서두른 걸음 길이미 온 데 없이 가버린 날들에너덜너덜 흐트러진차마 주워 담지 못할 마음정처 없는 길모퉁이에 돌아서서-칠월에 태어난 여자애들이 부러웠었어.그때의 그 횡단보도에 선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도 해간신히 울음 삼킨 발걸음모든 꽃들이한시에 피지 않는다는 것에얼마나 안도했던지각자의 때가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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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 2025.04.25 (금)
  여기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 먼저 한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한 남자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둘은 서로 사랑에 빠졌다. 처음에 남자는 여자에게 많이 의지했다. 다행히 여자는 그런 남자를 잘 받아주었고 결국 둘은 뜨겁게 사랑에 빠졌다. 그러다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 남자의 사랑이 먼저 식었다. 원래 남자는 목표지향적이라 직진 성향이 있어서 일단 한가지가 성취되면 그 성취에 만족하며 머물러하기 쉽지 않은 데다가 사랑은 움직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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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딜레이드(delayed) 아니면 캔슬드(canceled)라는 볼멘소리에 정 힘들면 돌아오라는 말이돌아온다. 남편도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몇 주간 지속된 주제에 오늘은 유독 대화의 끝맺음이유쾌하지 않다. 창문 넘어 분홍 벚꽃은 이미 파릇파릇한 이파리에 자리를 양보한 지 오래인데 창문너머 멀리 설산은 그대로다. 잠시 감흥 없이 바라보다가 우울함에 무게가 있다면 더해진 듯 솜뭉치 같아진 몸을 일으킨다.도시락통을 펼치며 한국에선 전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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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저 편 2025.04.18 (금)
               시인의 방에 알 전등이 꺼지고               구 시대의 유물 같은 나의 시들은               잠이 든다               꽃 한 송이 값도 못되는 내가               꽃이 되어 네 곁에 누워본다               잠 들기엔 너무나 아까운 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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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 비록 비가 잦은 계절이지만, 햇살만 비추면 여지없이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간다. 일할 때는 늘 자동차를 몰고 다녀서 자전거가 눈에 띄지 않았다.  취미나 스포츠를 즐길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은퇴를 하면서 자전거와 가까워지게 되었다.   온 세상이 기지개를 펴고, 살아 숨쉬는 것들이 초록 생명을 뿜어내고 있다. 나무가 새순을 톡톡 밀어내고, 화단에는 녹색 단검들이 솟아나고...
양한석
반가부좌를 틀고 바다와 마주 앉으면 마음 안쪽에도 수평선이 그어진다. 수평 구도가 주는안도감 덕분인가. 흐린 하늘에 부유하는 각다귀 떼 같은 상념들이 수면 아래 잠잠히내려앉는다. 바다빛깔이 순간순간 바뀐다. 이 바닷가 어디쯤에 창 넓은 집 하나 지어 살고싶다는 내 말에 섬에서 태어난 토박이 지인이 웃었다. 바다를 노상 보라볼 필요는없어요. 생각날 때 고개를 넘어 달려가 안겨야 애인이지 같이 살면 마누라가되어버리잖아요. 그럴...
최민자 
젊은 날 최전방 백암산 중턱에서 만난 불에 탄 주목과 구상나무의 그루터기들, 살아 천년죽어서 천 년을 버텨오며 옹골찬 기개로, 선 굵은 삶을 살았던 주목과 구상나무에게서 늘푸름과 꼿꼿함을 배운다. 전쟁의 포연 속에 육신을 불태웠어도, 꿈틀거리며 밀려오는 혹독한 칼바람에도, 자신을이겨내고 그루터기로 살아남은 홀연한 기개, 세상의 어느 누구도 뿌리로 이어지는 강인한삶의 의지를 꺾지는 못하였으리라. 다시 덕유산 향적봉에서...
이상목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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