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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또한 엄마처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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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5-05-23 16:29

박명숙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언니!"
  한국에 있는 동생의 한마디 문자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 언니, 엄마가 숨쉬기를 힘들어 하세요!"
   페이스톡을 연결해 엄마의 상태를 보았다. 숨결이 얼마 남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엄마 귀에 전화기를 대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 사랑해요." 를 수없이 고백하며. 그동안 엄마 기억에 섭섭하고, 잘못한 것 다 용서해주시라고... 멀리 있다는 핑계로 딸 노릇 제대로 못하고,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8남매 키우면서 수고 많이 하셨다고.. 우리 형제 자매 신앙생활 잘 하며 사는 것도 엄마 기도 덕분이라고... 이제는 자녀들 걱정말고 예수님 손 꼭 붙들고 천국 소망으로 평안히 주님 품에 안기시라고..
  36분 동안 전화로 엄마에게 많은 얘기를 했다. 미동이 없으시던 엄마는 고개를 한번 옆으로 움직이시며 응답해주셨다. 
  한 시간 후, 우리 엄마 윤옥순 권사는 97세 일기로 2024년 12월 27일 새벽 6시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엄마는 오직 예수 교회 중심적인 생활로 평생을 사셨다. 교회없는 마을에 교회를 개척하여 동네 사람의 핍박에도 열심히 전도하며 최선의 삶을 사셨다. 아픈 이들을 돌아보며, 전혀 믿지 않는 친정 식구들을 전도하는 모범적인 삶을 사셨다.  
  85세가 넘어 자주 잊어 버리는 증세때문에 시골 집에  큰 불이  날뻔 했지만, 다행히 동네분들이 발견하여 부엌만 태우고 꺼진 적이 몇 번 있었다. 서울에 있는 자식들은 혼자 계시는 것이 위험 하다며 서울로 모시고 왔다. 엄마는 서울에 있는 막내 딸이 개척한교회에서 매주 함께 예배드리면서도 항상 시골 반석교회를 생각하며, 노심초사 하셨다.
2년전 부터는 멀리 있는 자녀의 얼굴은 알아보지 못하지만 시골교회 성도들과 목사님 성함은 잊지 않고 부르면서 기도하셨다. 그토록 시골로 내려가 교회를 섬기고 싶어 하셨는데, 끝내 못 가시게 붙잡았던 것은 엄마의 마음과는 다르게 혼자 계시는 것을 걱정하는 자식들의 욕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평소 엄마가 가장 잘 부르는 찬송은 "사랑하는 주님 앞에 형제 자매 한 자리에 크신 은혜 생각하며 즐거운 찬송부르리.." 이 찬송은 엄마의 신앙 고백이며, 한 자리에 모여 기쁘게 주님을 찬양하는 자녀들이 되길 간절히 원하시는 엄마의 소망이셨을 것이다.     2024년 11월 9일은 엄마의 마지막 생신잔치가 있었다. 캐나다에 있는 나는 참석 못했지만, 7남매 손자, 손녀까지 다 모여 파티가 열렸다.  그때의 영상을 비디오에 담아 가족 카톡에 올렸는데, 엄마는 8남매 손주들 이름까지 다 부르며 당부하셨다.
  "나는 가진 것이 없다. 그러나 내 안에 예수님이 계신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돈이 많고, 가진 것이 많아도 예수님이 안계시면 다 필요없다. 예수님 똑바로 믿어라." 라고
신신당부 하시며 힘차게 찬송을 부르시던 우리엄마!
  엄마는 얼마 남지않은 생을 아셨는지, 자녀들에게 그렇게 유언 하신 것이다.
  97년을 살아오신 엄마를 생각하며, 함께 했던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마을 입구에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은 오고 가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즐겨 하셨다. 하지만 나는 우리 가족만 식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늘 불만이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관심은 자녀들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더 있는것 같아 속이 상했다 또한 명절때는 떡을 정성스럽게 하여 먹음직스럽고 좋은 떡은 목사님과 이웃집에 나누어 주는 심부름을 시키셨다. 볼품없는 부스러기 떡은 우리가 먹어야만 했다. 늘 좋은 것을 보면 남을 먼저 생각하는 엄마가 싫어서 나는 커서 절대로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나의 삶을 뒤돌아보니 나 또한 엄마처럼 살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사택에는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식사 때가 되면 함께 식사를 나누는 기쁨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우리 아이들도 예전의 나처럼 우리 가족만 식사하자고 말한다. 꼭 어렸을 때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좋은 것이 있으면 내가 소유하기보다는 주고 싶은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니. 얼른 줄 수밖에 없다. 주고 나서 행복해 하는 내 모습은 꼭 엄마를 닮았다. 내 딸도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말한다. 가끔 화장품과 향수를 내게 사다 주곤 한다. 그러나 나는 내가 사용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이 더 기쁘다. 
   어느날 선물을 포장하는 내 모습을 보며. 딸이 "엄마 또 누구에게 선물하려고 제발 엄마가 쓰세요" 하고 볼멘 소리를 한다 그러나 내 딸 역시 나처럼 살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좋은 것을 보면 "엄마 누구에게 선물할까?"라고 나에게 묻는 것을 보면....
 우리 엄마는 기도하시는 분이셨다. 어린시절 잠들어 있는 우리 곁에서 눈물로 기도하시는 엄마를 자주 보았다. 엄마의 기도 소리에 잠을 깨곤 했지만. 방해되지 않도록 베개에 얼굴을 묻고. 소리 없이 따라 울었던 기억이 난다. 가끔 새벽 기도를 따라다니며 들었던 엄마의 기도는 제일 먼저 목사님과 교인들을 위하여 기도하신 후.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셨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도 우리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먼저 기도하시는 엄마를 보며 불평했던 어린 시절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나 또한 내 자녀들을 위한 기도보다는 남을 위한 중보기도 시간이 훨씬 많은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으신 하나님은 남을 위하여 먼저 중보하시는 엄마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 모두를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 살게 하셨다. 또한 하나님은 다른 사람을 위해 중보기도 하는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내 자녀를 복되게 해 주실것을 믿는다. 
  이제는 생전에 엄마의 기도 소리도, 찬송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고통도, 슬픔도, 아픔도 없는 천국에서  22년전 먼저 가신 아빠와 함께 주님품안에서 안식을 누리고 계실 것이다. 지금 캐나다는 고사리 철이다 우리 집 뒤뜰에도 고사리가 가득하다. 20년 전, 엄마는 우리집에 오셔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고사리를 한 줌 꺾고 마냥 기뻐하셨다. 지금 고사리가 쭉쭉 나오는 모습을 보며 엄마가 많이 그립다. 고사리를 꺾어 환하게 웃으시는 엄마의 모습이 보이는듯 하여 엄마를 크게 불러본다. 엄마 사랑해요!  많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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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산 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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