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뉘 집에서 저녁을 짓고 있나
로키 굴뚝에 몽글몽글 하얀 연기
울 엄마 아궁이에 가마솥이 끓고
부엌문 틈에서 밥 냄새 피어난다
마지막 숨 간당간당 가늘어질 때
병원 천장 뿌옇게 어린 자식들 아른아른
“에고 내가 왜 여기 있냐?
아이고 내 새끼덜 다 굶어 죽는구나”
안간힘 모아 귀가를 서두르시더니
끝내 저녁상도 못 차리시고
눈도 편히 못 감으신 채
마지막 로키 봉 차마 넘지 못하시고
맺힌 한 하얗게 뭉게구름 되어
산산 골골 어루만지시네
엄마 이제는 새끼들 걱정일 랑
바람결에 다 털어 보내시고
가볍게 구름 타고
하늘로 오르소서
로키에 걸린 저 버거운 붉은 노을이
오매불망 자식 걱정
타는 당신의 마음인 줄은
다시 올 수 없는 모퉁이 길 돌아서신 후
이제서야 가슴 찢으며
엄마 미안해
어스름 저녁마다 로키 마루에 들르시는
붉은 노을 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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