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한 잔도 해롭다더니··· “적당한 음주 괜찮다”

송혜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9-08 09:45

美 정부 ‘한잔 술도 위험’ 보고서 철회
학계, “주류업계 압력에···” 반발

▲/Getty Images Bank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음주와 관련해 또다시 말을 바꿨다. HHS는 당초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이롭다’는 입장이었는데 지난해 ‘술 한 잔만 마셔도 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5년에 한 번씩 발간하는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에도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적정 음주량’을 줄이겠다는 시도였다. 그런데 HHS가 이 보고서를 철회하기로 했다. 주류업계의 압박에 HHS가 굴복해 입장을 다시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잔 술’도 안 된다더니…말 다시 바꾼 미 정부

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HHS는 의회에 제출하려던 ‘알코올 섭취와 건강 연구(Alcohol Intake and Health Study)’ 보고서를 최근 철회했다. 해당 보고서는 하루 한 잔의 음주도 간경화, 구강암, 식도암, 부상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성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앞서 지난해 6월 HHS는 해당 보고서를 채택,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2025년부터 개정되는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에서 적정 음주량을 ‘1잔 이하’로 줄이겠다는 방침도 내비쳤다.

본래 미국 HHS가 지난 30여 년간 권장해 온 음주량은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 이하(1잔은 알코올 14g·맥주 340mL 기준)이다. 그러나 갈수록 술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자, 이를 ‘1잔 이하’로 줄이려고 했던 것이다.

이런 HHS가 돌연 해당 보고서를 철회한 것이다. 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HHS는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에서도 적정 음주량을 한 잔 이하로 바꾸는 대신 ‘(술을) 해야 한다’는 정도의 짧은 문구만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의 적정 음주량을 줄이려던 것도 번복한다는 얘기다.

◇주류업계 로비 때문에?

NYT 등은 HHS가 또다시 말을 바꾼 것은 주류업계의 거센 반발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HHS가 식생활 지침을 바꾸려 하자 미 주류업계는 “권장량을 제시하지 않고 ‘마시지 말라’고만 하면 오히려 사람들이 지침을 무시할 수도 있다”면서 반박해왔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이후 지속적으로 공청회를 열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알코올 섭취 연구는 잘못됐고, 아카데미 보고서가 더 믿을 만하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말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아카데미(NASEM)는 ‘Review of Evidence on Alcohol and Health(2025)’라는 보고서를 통해 ‘적당한 음주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추며 건강에도 이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학계는 “주류업계가 수백만 달러씩 로비 비용으로 쓰며 반대 여론전을 펼친 것에 HHS가 결국 굴복한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초 ‘알코올 섭취와 건강 연구’ 보고서를 썼던 컬럼비아대 캐서린 키스 교수는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암, 만성 질환, 사망 위험이 증가하고, 아주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이 같은 위험은 커진다”고 강조했다. 국립암연구소도 “이번 HHS의 결정은 소량이라도 암 위험을 높인다는 최신 연구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낮아지는 음주율

미국 성인 음주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미 갤럽의 8월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음주율은 사상 최저(54%)를 기록했다. 과반의 소비자는 해당 여론조사에서 “하루 1~2잔의 술도 건강에 해롭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와인·증류주 판매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해부터 ‘안전한 음주는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해 성인 남성의 음주 권장량을 일주일에 15잔 이하에서 두 잔 이하로 대폭 낮춘 바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요리사 ‘엘불리’ 페란 아드리아
“모방 않겠다” “반복 않겠다” 세계 최고 셰프의 평생 철칙
페란 아드리아는 “엘불리는 분자 요리 레스토랑이 아니다”라며 “분자 요리는 엘불리에서 활용한 기술일 뿐”이라고 했다./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페란 아드리아(Adria)는 21세기 가장...
3000달러어치 훔쳐 푸드뱅크에 기부
식료품값 올린 대형 체인 항의 차원
▲산타 복장을 한 무리가 매장에서 훔친 식료품을 한 야외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놓은 모습 / Les Soulèvements du fleuve Instagram 몬트리올의 한 매장에서 산타와 엘프 복장을 한 무리가 수천...
환경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절반 그칠 것”
카니 취임 후 기후 정책 뒷걸음··· 재정비 필요
▲/Getty Images Bank 캐나다가 2030년까지 이루려던 기후 목표 달성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연방 환경기후변화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가 2030년...
미국, 캐나다 유제품·주류·전력 시장에 압박
CUSMA 연장 앞두고 시험대 오른 캐나다
▲/gettyimagesbank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협상이 여전히 재개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측이 캐나다와의 자유무역 연장 조건으로 4가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요구 조건에는 ▲캐나다...
어린이 중심으로 ‘K 변이’ 독감 유행
백신 불일치 우려에도··· 백신이 최대 보호막
▲BC주 아동병원 응급실 / BC Children's Hospital 최근 BC주 어린이들 사이에서 예년보다 강력한 독감 유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BC질병통제센터(BCCDC)가 18일 업데이트한 자료에 따르면...
동포청, 재외국민 정책 전면 재정비
복수국적 하향으로 경제·사회적 효과 기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19일 서울청사에서 2026년 재외동포청 업무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재외동포청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 이하 동포청)이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PayByPhone’ 가짜 웹사이트로 연결
▲/City of Vancouver밴쿠버에서 주차를 자주 하는 운전자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밴쿠버시(City of Vancouver)가 최근 QR코드를 이용한 주차 결제 사기에 대해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연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성탄 시리즈
연말과 성탄 시즌이 찾아오며 밴쿠버 곳곳도 모처럼 화려한 불빛으로 물들고 있다.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혹은 혼자 따뜻한 집에서 이불을 덮고...
뉴웨스트민스터와 써리를 잇는 기존 패툴로 브릿지(Pattullo Bridge)에 야간 통행 제한이 예고되면서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트랜스링크는 18일(목) 밤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목요일 기상 경보 발효··· 정전·침수 주의
▲수요일, 폭풍우로 전력 공급이 끊겼던 로어 메인랜드 지역 고객의 99%가 전력을 복구했다. / BC hydro지난 수요일 밤 로어 메인랜드를 강타한 강풍과 폭우로 10만 곳이 넘는 가구가 정전...
매장 측이 피해 여성들에 75만불 배상
밴쿠버 아일랜드의 한 그로서리 매장 직원이 화장실에서 여성들을 몰래 촬영하고, 해당 영상을 러시아 포르노 사이트에 올린 사건과 관련해, 매장 측이 피해 직원 및 여성들에게 75만...
무사고 N 운전자, Class5 주행 시험 면제
세부 내용 곧 공개··· 오토바이 면허도 개편
▲/ICBCBC주 운전자 면허 제도가 25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ICBC는 2026년부터 운전 면허 제도에 새로운 규정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운전자들의 대비를 당부했다.ICBC는 올해 초부터 BC주...
북극 지역 내 영향력 강화 차원
앵커러지에도 조만간 영사관 신설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 / Getty images Bank 캐나다가 북극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린란드와 알래스카 앵커러지에 영사관을 신설할 계획이다.   아니타 아난드 연방...
31일 오후 5시~ 1일 오전 5시 무료
▲/TransLink메트로 밴쿠버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트랜스링크(TransLink)가 새해 전야를 맞아 연례 행사인 무료 대중교통 서비스를 올해도 제공한다. 17일 트랜스링크에 따르면, 12월 31일...
“후진 주차가 안전하고 저속 주행은 필수”
/Getty images Bank 연말 쇼핑철이 본격화되면서 BC주 곳곳의 주차장은 그 어느 때보다 붐비고 있다. 비와 눈 등 좋지 않은 날씨에, 해도 짧아지면서 주차장에서 안전하게 빠져나오기가 여간...
비교적 낮은 범죄율에··· 아이슬란드 1위
▲/Getty Images Bank캐나다가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여행지 10위 안에 포함됐다.여행 전문 매체 투어리즘 리뷰(Tourism Review)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여행 안전 국가 순위’에 따르면,...
해외 보다는 ‘집콕’이나 근거리 여행 선호
▲/Getty Images Bank 최근 수년간 여행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장거리 여행을 줄이고 집이나 근거리에서 휴가를 보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CIBC가 17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압수 물품만 1600여 점··· 총 6명 기소
▲/버나비 RCMP버나비에서 발생한 우편물 절도 사건 수사 과정에서 신분증과 은행카드 등 800여 점이 압수되고 관련 용의자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버나비 RCMP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약 두...
BC 곳곳 정전··· 10만 가구 피해
▲/BChydro지난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폭풍으로 로어 메인랜드 전역에서 10만 곳이 넘는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수요일 현재 애보츠포드, 버나비, 코퀴틀람, 포트 코퀴틀람,...
주말부터 기온 하강 조짐··· 확률은 약 8%
연이은 대기천(Atmospheric River)의 영향으로 온화하고 습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기온이 내려가며 ‘화이트 크리스마스’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16일 기상...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