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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에 바르면 머리가 쑥쑥” 탈모 신약 30년 만에 등장

송혜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12-10 08:28

탈모 일러스트. /조선DB
탈모 일러스트. /조선DB

이탈리아 제약사 코스모파마슈티컬스는 최근 개발한 남성형 탈모 신약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남성형 탈모 약물 성분은 1980~1990년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피나스테리드(미국 MSD ‘프로페시아’의 주요 성분)와 미녹시딜(존슨앤드존슨 ‘로게인’의 주요 성분)인데, 30년 만에 탈모 치료를 위한 신약이 등장한 셈이다.

◇30년 만에 등장한 탈모 신약

코스모파마슈티컬스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신약 성분인 ‘클라스코테론’ 5% 용액이 두 건의 임상 3상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모발 성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클라스코테론은 바르는 여드름 치료제로 쓰여왔는데 코스모파마슈티컬스가 바르는 탈모 치료제로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이번 임상은 미국과 유럽 등 50개 지역에서 남성형 탈모 환자 146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6개월 동안 매일 해당 신약 성분을 두피에 바르도록 한 뒤, 위약을 투여한 그룹과 비교했더니 모발 수가 539%가량 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임상에서도 두 그룹을 비교했을 때 168% 개선 효과를 보였다. 위약 그룹과 비교한 데이터 이외에 절대값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임상을 주도한 마리아 호딘스키 미국 미네소타대 교수는 “자신의 원래 모발 수보다 5배가 늘었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효과를 입증한 것은 사실이고, 기존 탈모약보다 부작용도 작다”고 했다.

클라스코테론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제형에 있다.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남성형 탈모 치료제 대부분은 먹는 형태였다. 모낭을 축소하고 머리칼을 가늘고 짧게 만든다는 남성 호르몬 대사물(DHT)을 낮추는 데 집중하는 약이다. 전신 혈중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약이다 보니, 장기간 복용할 경우엔 성 기능 저하나 우울감 같은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클라스코테론은 두피에 바르는 형태로 탈모 부위에만 작용한다. 몸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고,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돼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시장에선 ‘게임 체인저’가 나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임상 결과 발표 직후 코스모파마슈티컬스 주가는 20%가량 급등했다. 국내 판권을 획득한 현대약품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약물’ 개발도

또 다른 형태의 탈모약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난징대와 호주 시드니대 공동 연구팀은 스테비아 추출물과 미세바늘 패치(micro needle patch)를 사용하면 미녹시딜의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10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터리얼’에 밝혔다.

미녹시딜은 본래 고혈압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 성분이다. 이를 먹거나 몸에 바르면 혈액순환을 돕고 털을 자라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탈모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미녹시딜은 본래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이어서 액체나 겔, 거품 같은 바르는 제형으로 만들려면 잘 녹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에 중국·호주 연구팀은 천연 감미료 중 하나인 스테비아 추출물을 활용하면 미녹시딜의 용해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연구팀은 스테비아 미녹시딜 용액을 미세 바늘 패치를 활용해 두피에 바르면, 효과가 기존 미녹시딜 용액보다 2~3배가량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임상을 거쳐 제품 상용화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탈모 치료제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88억1000만달러(약 12조9500억원)에서 2030년 16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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