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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美 관세, 반격 나선 캐나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08-25 10:39

연방정부, 대미 보복관세 세부안 공개
기업 대출·EI 지원 확대··· 교역 다변화도

캐나다 연방정부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대미 보복관세 세부안을 공개했다. 미국산 수입품에 품목별로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무역갈등으로 타격을 입은 캐나다 기업과 근로자를 위해 75억 달러 규모의 지원책도 마련했다.

보복관세 대상에는 수산물과 유제품을 비롯해 가구, 종이제품, 카펫, 철강·알루미늄, 가전제품, 의류,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품목이 포함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앞서 보복관세가 오는 9월 8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인상된다. 이는 미국이 지난주 약 28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이와 함께 의류에는 50%, 가전제품·유제품·수산물 및 일부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수공구와 에어컨, 지게차 등 일부 품목에는 15%의 관세가 추가된다.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재무장관은 “캐나다는 이번 사태에 단결해 대응하고 있고, 캐나다를 지키겠다는 의지도 확고하다”며 “캐나다가 맞닥뜨린 전례 없는 도전이지만, 캐나다와 국민들이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미 관세 대응과 함께 국내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지원에도 나선다. 샹파뉴 장관은 기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근로자들이 고용보험(EI)을 보다 유연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한시적으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교역 다변화에도 속도를 낸다. 멜라니 졸리 산업장관은 미국 이외 국가와의 교역 기회를 확대하겠다며 “캐나다의 미래를 워싱턴의 결정에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를 강화하고 더욱 자립적인 캐나다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 미국과 무역협상 중단

캐나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주 금요일 양국 간 무역협상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협상 막판에 다른 국가와의 무역협정을 체결하거나 캐나다의 문화·주권을 보호하는 데 제약을 가할 수 있는 새로운 요구를 제시했다며 협상을 중단했다.

카니 총리는 월요일 퀘벡주 레비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캐나다 산업을 존중하고 진정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협상 테이블에 돌아온다면 캐나다도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를 미국의 자회사처럼 취급하고 캐나다 산업이 미국 산업보다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캐나다 해안경비대를 위한 신형 쇄빙선 6척 건조에 110억 달러 규모의 계약도 발표했다. 특히 해당 선박에 캐나다산 철강을 사용하겠다고 밝혀 국내 산업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자동차·철강 관세 추가 인상 위협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캐나다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자동차·자동차 부품·철강에 대한 관세를 내년 1월 1일부터 50%로 인상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또 캐나다에서 미국을 거쳐 공급되는 에너지에 대해서도 추가 조치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은 캐나다가 필요하지 않지만 캐나다는 미국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캐나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전체 수출 가운데 미국으로 향한 비중은 72%로, 전년보다 4%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비중이 68%까지 떨어진 반면 미국 이외 국가에 대한 수출은 증가했다. 캐나다가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교역 상대국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는 미국의 최대 에너지 수입국으로, 미국이 농업용 비료 생산에 사용하는 칼륨의 약 90%를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우라늄의 최대 3분의 1도 캐나다에서 공급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은 이날 오전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수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엿이나 먹어라(kiss my ass)”라고 발언한 데 대한 반응에서 비롯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관세는 아직 공식 행정명령 등으로 시행된 것은 아니다.

포드 수상은 전날의 거친 설전에서 한발 물러섰다. 그는 화요일 CNN 인터뷰에서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나 사이의 상황이 조금 과열되고 개인적인 문제로 번졌다”며 “이제 모욕적인 말은 내려놓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공정한 합의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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