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면적의 80%이지만,
北美에 남은 유일한 프랑스령
北美에 남은 유일한 프랑스령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1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북대서양의 작은 섬인 생피에르 미클롱(Saint-Pierre-et-Miquelon)을 공동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9월 19~21일 이 곳을 방문하며, 카니 총리는 20일 이 곳에서 프랑스 대통령과 합류한다.
엘리제궁은 “강대국 정치의 귀환, 지정학적 긴장, 새로운 형태의 의존성이 나타나고 있는 세계에서 프랑스와 캐나다는 자유ㆍ민주주의ㆍ법치ㆍ국가 주권 존중’이라는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피에르 미클롱은 북대서양에 위치한 캐나다의 최대 섬인 뉴펀들랜드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곳에 위치한 프랑스령으로, 인구 6000명, 면적은 242㎢에 불과하다. 강화도의 80% 만한 크기다. 프랑스 본토에선 4300㎞ 떨어져 있다.
이런 섬에 두 나라 정상이 함께 출동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ㆍ그린란드ㆍ아이슬란드ㆍ멕시코ㆍ중미ㆍ카리브해를 모두 미국 국기로 색칠 된 지도를 게재했기 때문이었다. 이 지도엔 카리브해의 프랑스령인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도 포함됐다.
일간지 르몽드와 AFP 통신은 “두 정상의 이번 방문이 트럼프의 영토적 야심에 맞서, 국가의 국경을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은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참석 후에 이곳을 방문하며, 카니의 섬 방문은 캐나다 총리로선 처음이다.
사실 생피에르 미클롱은 프랑스가 과거 북아메리카에 갖고 있었던 거대한 프랑스 식민지인 누벨프랑스(Nouvelle-France ) 중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프랑스 영토다. 그만큼 프랑스로서는 북대서양 지역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다.
생피에르 미클롱은 북미 원주민들이 약 5000년 전부터 이용해 온 곳이었지만, 프랑스는 1536년 처음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후 프랑스와 영국은 250년이 넘게 세계 최고인 이 해역의 대구 어장(漁場)을 놓고 이 섬을 번갈아 점령했다. 현재 주민 대부분은 1604년 대구잡이와 농사를 위해 이 지역에 식민지 ‘아카디아(Acadie)’를 세운 이들의 후손이다.
1816년에 최종적으로 프랑스령이 됐지만, 이후에도 이 수역의 어업권을 놓고 캐나다와 프랑스는 분쟁을 거듭했다.
캐나다는 이 해역에 설정한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놓고 프랑스와 협상을 벌였으나 1987년 결렬됐고, 이듬해 4월 캐나다는 프랑스 어선을 나포해 생피에르 미클롱의 정치인과 선원들 21명을 체포했다. 프랑스 해군도 5월에 캐나다 트롤어선 한 척을 생피에르 영해에서 나포했고, 서로 대사를 소환하며 충돌했다. 두 나라는 2024년까지도 양국 간 넙치 어획량을 놓고 ‘넙치 전쟁’을 벌였다.
프랑스는 생피에르 미클롱을 놓고, 미국과도 미묘한 긴장 관계를 빚었다. 2차 대전 때 런던을 기반으로 한 샤를 드골의 ‘자유 프랑스(France Libre)’가 1941년 프랑스 남부의 친(親)나치 정권인 비시(Vichy) 정부로부터 이 섬을 기습 장악했다. 그러나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전쟁 전략 상 필리프 페탱 원수의 비시 정권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에 크게 반발했고, 영국의 처칠 총리에게 드골의 자유프랑스군을 철수시키도록 압박했다.
드골 대통령이 1967년 7월 생피에르 미클롱을 찾아간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5년 안팎 간격으로 모두 4명의 프랑스 대통령이 방문했다. 가장 최근은 프랑스아 올랑드 대통령의 2014년 12월 방문이었다. 1999년 9월 이 섬을 방문한 시라크는 “아메리카의 가장자리에 있는 프랑스 문화의 전초기지(avant-poste)”라고 말했다.
프랑스 전체 GDP의 0.001%도 되지 않는 이 섬은 작년 4월 2일 트럼프가 전세계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해방의 날’에 또다시 뉴스에 올랐다. 생피에르 미클롱은 세계 최고 관세인 50%를 두들겨 맞았다(이후 10%로 내려왔다).
생피에르 미클롱이 이런 가혹한 관세를 맞게 된 배경도 우스꽝스럽다. 원래 이 섬과 미국 간 무역은 매우 미미했고, 2023년 미국은 10만 달러 흑자를 거뒀다.
그랬던 것이 2024년 6월 한 프랑스 어선이 넙치 수 톤을 생피에르에 하역했다가 캐나다와 마찰을 빚자, 결국 이를 340만 달러에 미국에 팔면서 ‘문제’가 됐다. 미국으로선 330만 달러의 적자를 보게 됐고, 이게 50% 보복 관세로 이어졌다.
이 섬은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또다시 뉴스에 올랐다. 중심지인 미클롱 마을이 해발 2m에 불과해, 작년부터 평균 해발 40m인 언덕으로 마을 중심지를 옮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섬을 방문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연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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