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지분 최대 20% 검토
민영화 땐 항공료 인상 우려
민영화 땐 항공료 인상 우려
캐나다 정부가 대형 공항 민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밴쿠버 국제공항(YVR)이 첫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민(First Nations)이 최대 20%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글로브앤드메일은 7일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정부가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밴쿠버 국제공항을 민영화 우선 추진 대상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원주민의 투자 참여를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 9월 캐나다 투자 정상회의 연설에서 밴쿠버 국제공항을 비롯해 캘거리 국제공항,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 몬트리올 피에르 엘리오트 트뤼도 국제공항 등 이용객이 가장 많은 4개 공항에 민간 투자 기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이를 통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검토 중인 방안은 공항 운영권을 장기간 임대하는 방식이다. 연방정부가 토지와 건물, 시설, 기반시설의 소유권을 유지하되 민간 투자자에게 운영권을 맡기는 구조다. 원주민 투자자가 최대 20%의 소수 지분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공항 운영 경험이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인수해 경영권을 갖는 방안이 거론된다.
캐나다 대형 연기금들도 잠재적 투자자로 꼽힌다. 유럽과 푸에르토리코에서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PSP 인베스트먼트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방정부의 민영화 계획은 아직 초기 검토 단계다.
이번 구상이 현실화하면 캐나다 주요 공항의 운영 방식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현재 밴쿠버 국제공항을 운영하는 밴쿠버공항공사(Vancouver Airport Authority) 등은 비영리 공항 운영기관이다. 항공사와 상업시설 입점업체, 이용객 등으로부터 수익을 얻고 연방정부에 매년 토지 임대료를 납부하며, 공항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은 공항 재투자에 사용한다. 이 같은 운영 체계는 1992년부터 이어져 왔다.
밴쿠버공항공사의 2025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연방정부에 납부한 토지 임대료는 7800만 달러로, 2024년의 약 7400만 달러보다 늘었다.
공항공사는 2025년 영업수익 7억1800만 달러, 영업비용 6억7400만 달러를 기록해 약 4500만 달러의 영업 흑자를 냈다. 그러나 이자와 투자수익 등 기타 항목을 반영한 최종 손익은 504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2024년에는 195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적자에는 현금 유출이 수반되지 않는 자산가치 하락분 7330만 달러가 반영됐다. 이 가운데 6200만 달러는 지상교통시설의 장부상 가치 하락에 따른 것이다. 공항공사의 신용등급은 최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밴쿠버 국제공항의 민영화 과정에서 원주민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는 무스퀴엄 인디언 밴드(Musqueam Indian Band)가 거론된다. 무스퀴엄은 이미 공항 운영과 관련해 여러 수익 배분 구조에 참여하고 있다.
앞서 2025년 초 무스퀴엄과 연방정부는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발생하는 연방정부 수입의 일부를 무스퀴엄에 배분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밴쿠버공항공사가 2017년 무스퀴엄과 맺은 30년간의 화해·협력 협약에 이은 것이다. 기존 협약에 따라 무스퀴엄은 공항공사의 비항공 수익 가운데 1%를 배분받는다. 협약 첫해에는 5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직접 받았다.
무스퀴엄은 카니 총리의 민영화 구상이 발표된 뒤인 지난 9월 성명을 통해 연방 교통부와의 수익 배분 및 협력 관계를 환영한다면서, 공항 운영 방식 변경 가능성과 관련한 실질적인 논의에도 참여할 뜻을 밝혔다.
연방정부는 무스퀴엄과 스쿼미시, 츠레이와우투스 등 3개 원주민 공동체가 공동 소유한 부동산 개발회사 MST 개발공사(MST Development Corporation)에도 투자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밴쿠버의 주요 주거 개발사업인 헤더 랜즈(Heather Lands)와 예리코 랜즈(Jericho Lands)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민영화가 항공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행 비영리 운영 체계에서는 공항 운영 수익이 공항에 재투자되지만, 영리 목적의 운영 방식으로 전환하면 투자자들이 수익을 추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공항 이용객과 항공사가 부담하는 각종 수수료가 인상되고, 결과적으로 항공료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최희수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












최희수 기자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