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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미사일이 서울로···” 한인 감독이 그린 영화 〈11’15”〉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11-05 13:31

제30회 밴쿠버 아시안 영화제서 첫선
캐나다 단편영화상 3개 부문 후보로
                   

북한에서 발사된 핵미사일이 서울에 도달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11분 15초. 그 짧은 시간 동안 가족에게 닿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한인 감독의 단편영화가 밴쿠버 관객들과 만난다.

한국계 캐네디언 조승화(James Cho) 감독의 첫 연출작 〈11’15”〉가 제30회 밴쿠버 아시안 영화제(Vancouver Asian Film Festival·VAFF)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영화는 11월 8일 오후 7시 30분 다운타운 밴쿠버의 시네플렉스 오데온 인터내셔널 빌리지 시네마에서 관객들에게 처음 공개된다. 

한국어로 제작된 17분 분량의 이 작품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서울을 향해 발사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직장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한 남자가 혼란에 휩싸인 도시에서 아내와 딸에게 연락하고 가족에게 가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재난 스릴러 형식을 빌려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선택과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그렸다.

〈11’15”〉는 이번 영화제 캐나다 단편영화상(Best Canadian Short Award), 캐나다 단편영화 감독상(Best Director for Canadian Short Award), 캐나다 단편영화 촬영상(Best Cinematography for Canadian Short Award) 등 3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서울에서 촬영한 이 작품은 조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보위 C(Bowie C.), 조 감독, 김제니가 제작에 참여했다. 촬영은 최용민 촬영감독이 맡았고, 박지훈·김탁·노민아가 출연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밴쿠버에서 성장한 조 감독은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했지만,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영화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북한 핵 위협이라는 현실적인 안보 문제를 개인과 가족의 시선에서 풀어냈다.

다음은 조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미국에서 살았다. 5학년 때부터는 밴쿠버에서 자랐고, 이후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다녔다. 최근 2년여 동안 한국과 미국, 캐나다의 영화 산업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이번 영화 <11’15”>를 제작하게 됐다.

Q. 의학을 공부하다 영화로 진로를 바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의사가 된 뒤 선교지와 전쟁터에서 의료 활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의학이 제 적성에 잘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때부터 소설을 써왔던 경험을 돌아보며 이야기 만드는 일에 내 소명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매주 주말 아버지와 함께 세계적인 명작 영화를 많이 본 경험도 영화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윌리엄 와일러(William Wyler)와 롤랑 조페(Roland Joffé)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게 됐고, 이들처럼 오래 기억될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Q. 북한의 핵미사일이 서울을 향해 발사된다는 설정은 어떻게 떠올렸나.

북미에서 자란 한국계 캐나다인으로서 북한의 핵 문제는 서울에 연고가 있는 저희 가족에게는 결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한 고민과 생각들이 ‘만약 북한이 실제로 서울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게 됐고, 결국 이 주제로 직접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미사일이 도달하기까지 단 11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 지가 내가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다. 

Q. 영화 제목 〈11’15”〉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대학 시절 북한의 핵미사일이 서울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조사한 뉴스 보도를 접했는데, 당시 제시된 시간이 11분 15초였다. 이후 실제 도달 시간은 더 짧아졌지만, 제목과 영화 속 시간 설정을 최대한 일치시키고 싶어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2026년 현재는 영화 속에서 그린 공포보다 현실의 위협이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Q.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소재이다 보니 배우와 제작진을 섭외하고 촬영 장소를 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캐스팅부터 장소 섭외, 스태프 모집까지 대부분 직접 진행을 하며 일일이 뛰어다녀야 했다. 후원을 받지 못해 제작비도 모두 제 사비로 충당했지만, 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뿐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제작했다. 

무엇보다 신인 감독인 나를 믿고 끝까지 함께해 준 최용민 촬영감독, 이태희 조명감독, 이 두 분 덕분에 <11’15”>를 제작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Q. VAFF에서 최우수 단편상·감독상·촬영상 등 3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부문이 있다면? 

우선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러웠다. 무더위와 싸우며 작품에 몰두했던 모든 시간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는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수상해 함께한 스태프와 배우들과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Q. 밴쿠버 관객들에게 작품을 처음 선보이는 소감과 기대가 궁금하다.

조국을 떠나 외국에 살다 보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한국, 특히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번 영화를 통해 한인 관객들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되새기고, 현지 관객들은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더불어 젊은 청년들이 북한 이슈를 남의 일처럼 생각하지 않고, 안보가 실제의 무서운 현실적 문제임을 깨닫고 고민해 주길 바란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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