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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을 만난 날
2019.02.06 (수)
불교에서는 우리가 속한 이 세상에서의 삶을 아주 잠깐 머물다 가는 것이라고 했다.영겁의 시간을 기다려 찰나를 살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삶의 질곡에서 우리는 울며 웃는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따라 무척이나 하루가 길고 고단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인생이 오늘 같기만 하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 거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돌아가는 이들이 있다. 바닷가의 모래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되는행복과...
정숙인
오는 세월
2019.02.06 (수)
돌을 넘겨도 삭이던 때는바위를 삼키고 싶었지오늘 용기 내어 하나를 버린다바람을 가르며 뛰어도머뭇거리던 시간 속에선날개를 갈망했지또 하나 용감하게아픈 어금니로 버린다쏟아 붓던 태양도 지쳐 가는가비스듬히 지평선 위에 눕는다처마에 빗물 떨굴 겨를도 없이붉은 눈시울에 아쉬움 묻어석양을 힐긋대는 등 뒤의 그림자는얼마나 긴 것일까돌아보지 말자고얼룩 지지 말자고바람 간 행 길에 풀잎이 걸어오고불씨 품은 가슴에 고드름...
한부연
나 자신을 위해서도 살자
2019.01.29 (화)
아침 짓기가 괴로워서 굶는 일은 결코 없었다.귀찮음 때문에 나 자신을 배곯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또한 적당히 끼니를 때우는 일도 없었다.그건 나에 대한 결례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데 누가 나를 귀하게 대해줄 것인가 (김남조) 옷장을 열어 보니 입지 않는 양복이 가득하다. 이민 올 때 가져온 것들이니 족히 이 십 년은지난 옷들이다.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났다. 한국에서는 양복이 일상복이었다. 평일은...
이현재
선물
2019.01.29 (화)
들끓는 세상 속으로 아기천사가하얀 눈가루 선물을 뿌리신다어린 시절 새벽송이 어렴풋이 들려올 때면문 앞에 선물이 걸려 있곤 했다금방울 은방울 흔드는 구세군누군가의 선물을 건네고 싶은 오늘늘 내 곁에 오시는 당신을 생각하면서날리는 눈 한점 손바닥 위 받는다
유우영
설에 얽힌 추억
2019.01.29 (화)
먼동도 트기 전 미처 눈곱도 닦아내지 못한 아이가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따라나선 읍내 방앗간엔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시루에서 구수한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함지를 머리에 이고 온 어머니는 진작부터 길게 늘어선 줄 끝에 함지를 내려놓으신다. 그리고 아이에게 씽긋 눈짓 한번 주자마자 잰걸음으로 난전에 나가시면 아이는 당연히 제집에서 가져온 함지 곁을 지켜 선다. 한참 동안 차례를 놓치지 않고...
바들뫼 문철봉
사랑의 그리운 비
2019.01.29 (화)
사랑은 어디서 산들바람 타고 오려나그리움은 사랑이어라사랑은 안개비여라오랜 방황 속 마주하고다른 곳, 같은 길을 걸었던늘 의로운 사랑이었구나내 사랑이여!그대는내 마음속 들꽃 향기여라내 사랑은 눈물비였네시간이 아쉬운 큐피드의 나의 천사여!천국 가면 그 눈동자 볼 수 있으려나 그립고, 그리운 내 사랑은사랑의 그리운 비눈물비였어라.
혜성 이봉희
내가 내게 주는 Christmas 선물
2019.01.23 (수)
내가 사는 집은 26층짜리 콘도, 이 건물의 십층으로 옮겨와 산 지 3년째 접어든다. 이백오십 가구가 모여 한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다. 일 층에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누구나 엘리베이터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출입을 한다. 반 평 남짓한 엘리베이터 좁은 공간에서 이웃과 마주하는 시간이 때로는 아주 무료하고 지루하다. 서로 말없이 바닥만 응시하다가 헤어질 때에는 유난히 엘리베이터 속도가 느리게 느껴진다. 때로는 엘리베이터 방안이 화기애애한...
심정석
들꽃처럼(2)
2019.01.23 (수)
청초한 색깔과은은한 향기 하나로오롯이 사는들꽃처럼 홀로 있거나무리지어 함께 있어도늘 아름다운들꽃처럼 기꺼이제 것을 내주어뭇 생물의 삶을 돕는들꽃처럼 ... 선한 숨결로자연과 교감하며우주를 품안은들꽃처럼
愚步 김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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