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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 옛날을 만나다
2018.12.14 (금)
전철 안 비슷 맞은편에 자리한아이와 엄마에게 시선이 간다엄마는 흔한 스마트 폰 게임도 않고어미참새가 아기참새와 마주 앉아 지저귀듯풍성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내고 있다옛날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는데예쁜 꽃동산에서 꽃을 따다가 벌에 쏘였데옛날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는데썩은 동아줄을 붙잡고 올라 가다가 떨어졌데어쩌나! 호랑이가 뚝 떨어졌다네어쩌나! 호랑이가 뚝 떨어졌다네엄마가 막 옛날이야기를 끝낼 즈음딱 한 개만 더...
정연미
석양을 바라보며
2018.12.07 (금)
한 해 한 해 나이가 더 들면서 내게 주어진 시간은 가속이 붙어 달려만 간다. 올해도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점에 서 있다. 작년에 비해 내게는 엄청난 변화가 왔다. 그 동안도 오뚜기처럼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수 없이 반복하며 살았지만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얼마 전 한 사건으로 인해 몸을 다치고 보니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매사에 희망 아닌 단념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지난여름...
수필가 심현숙
뽑힌 뿌리 보고서
2018.12.07 (금)
바람이 세게 불고 간 날키 큰 나무의 뿌리가 뽑혔다물 많은 땅의 나무는단단한 돌과 흙 사이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어느새 키는 훤칠 커 버렸다모든 것이 풍부한 시대를 살면서모든 것이 소박했던 시절을 떠올린다땅으로 자꾸 파고 들어가야만 했던 삶은견디기 힘든 추억을 남겼지만땅속 깊이 파고든 까닭에 바람에 뿌리뽑히지 않았다물을 찾는다면 목욕물을 취하지 말라깊은 곳에 있는 생수를 먹을지라뿌리를 밀어 넣어 흙을 파고가보지...
김경래
누름돌
2018.12.07 (금)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확실해지는 것이 있다. 세상을 사신 분들의 삶이 결코 나만 못한분이 없다는 생각이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서가 아니다. 그분들이 살아왔던 삶의 날들은분명 오늘의 나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과 조건의 세상살이를 하셨다. 그런 속에서도 묵묵히그 모든 어려움과 아픔을 감내하면서 자신의 몫을 아름답게 감당하셨던 것이다. 요즘의 나나 오늘의 상황을 살펴보아도 그분들보다 어렵다고는 할 수 없겠고, 특히...
최원현
할머니
2018.12.07 (금)
당신이 인생의 숲에서 숨 쉰 역사는한 나라가 거쳐온 아픔의 길 혼란이 풍미했던 시절자의가 마비된 채원어보다 원치 않은 일어를무릎 꿇고 습득했고 햇살 같던 청춘 가난에 허덕이다고생 줄 허리에 칭칭 감고논밭 길 일구셨던 당신 줄 이은 아이들 열린 입에푸짐한 쌀밥을 채우려세파의 능선을 줄타기하며묘기 부리실 때손발의 굳은살 깊게 단단해지니 손녀딸 어린 자식노 할머니 졸졸 따르며 아양 떨 때노고의 표상된 굽혀진 허리 펼...
김윤희
약수터에서
2018.11.29 (목)
간밤 비 소식이 있다는 일기 예보에 하루를 쉽게 접고 있다. 매년 구순의 홀어머니 위안차 고국땅을 추석 전후로 택하지만, 올해는 추석을 넘긴 10월 중순 서울 땅을 다시 밟았다.지금 고국 하늘은 유난히 맑고 그와 함께 주위를 감싸는 산야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고 있다. 길가에 펴쳐진 단풍잎 열기에 시선이 모아진다. 들리는 얘기대로 올가을 서울 날씨는 햇볕이 좋아 가을 단풍이 장관인 셈이다. 모처럼 느껴보는 한밤 중 고요 속에 들려오는...
서정식
싸리잎
2018.11.29 (목)
방울방울 싸리 방울 금빛 눈물 방울 하얗게 박꽃 핀 초가 돌담 길 반딧불 빈 병에 담아 어둠 밝히고 하얗게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따라 조막손 감싸 쥐고 함께 걸어...
류월숙
이웃과 이웃사촌
2018.11.29 (목)
이웃은 가까이 사는 사람이나 집을, 이웃사촌은 정이 들어 사촌 형제나 다를 바 없이 가까운 이웃을말한다. 예로부터 이웃이라 하면 가까이에 살면서 필요에 따라 물건을 빌리거나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기쁜 일은 물론 슬프고 힘든 일까지 함께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들이다. 우리나라 속담에‘이웃끼리는 황소 가지고도 다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익과 손해를 떠나서 이웃과는 가족과 같이뜻을 합하고 정답게 지내야 한다는...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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