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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자의 슬픔
2019.06.18 (화)
생명의 빛이 온 세상을 따스하게 비추는 초여름이다. 풀과 나무는 그 어느 때보다 푸르게물들고, 꽃들은 알록달록 사방으로 퍼져 저마다의 빛깔을 뽐내고 있다. 눈을 들어 보는 모든것들이 하나의 거대한 생명인 것처럼 힘찬 기운을 뿜어낸다. 마치 슬픔을 알지 못하는어린아이와 같이 그렇게 말간 얼굴로 계절은 다가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 죽음이란 말이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날에 고모는 죽음을 맞았다. 하나뿐인 아빠의 동생이면서 세상에...
권은경
마지막 돌 사탕
2019.01.23 (수)
어린 시절, 초등학교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문방구에서는 온갖 종류의 불량식품을팔았다. 그 불량식품을 사기 위해 아침마다 ‘엄마, 백 원만!’을 간절히 외치곤 했다. 최대한불쌍한 얼굴로 이제부터는 정말 착한 아이가 되겠다는 다짐을 거듭하며 반짝이는 은빛 동전하나를 손에 넣었다. 책가방을 메고 종종걸음으로 멀어지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불량식품은절대 사 먹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문방구 앞에 서서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권은경
이웃과 이웃사촌
2018.11.29 (목)
이웃은 가까이 사는 사람이나 집을, 이웃사촌은 정이 들어 사촌 형제나 다를 바 없이 가까운 이웃을말한다. 예로부터 이웃이라 하면 가까이에 살면서 필요에 따라 물건을 빌리거나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기쁜 일은 물론 슬프고 힘든 일까지 함께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들이다. 우리나라 속담에‘이웃끼리는 황소 가지고도 다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익과 손해를 떠나서 이웃과는 가족과 같이뜻을 합하고 정답게 지내야 한다는...
권은경
봄, 그 봄
2018.04.04 (수)
거리마다 수북이 쌓여있던 흰 눈이 녹아 내리고, 누런 잔디가 어색한 듯 고개를 내민다. 요 며칠 봄볕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틈에 더 따뜻하고, 환하게 세상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눈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의 얼굴에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아쉬움이 드리워져 있다. “눈이 다 어디 갔지? 지금은 겨울이에요? 봄이에요?” 파란 눈을 반짝이는 아이가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묻는다. “봄이 오는 중이야.” 나는 아이의...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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