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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룸메이트 2018.07.16 (월)
남편은 요양병원(Nursing Home)에서 2인실을 사용하고 있다. 그곳에서 거주하는 2년 9개월 동안 두 번 룸메이트가 바뀌었다. 우리는 남편이 병원에서 이곳으로 퇴원할 때부터 독실을 원했으나 여자환자들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2인실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동성끼리만 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분은 인도사람이었는데 남편보다 6살 연상으로 조용하고 점잖은 사람이었다. 남편은 아는 체 할 상황이 아니었으나 딸과 나와는 인사도 하고 간혹...
심현숙
달팽이 2018.07.16 (월)
길 떠난 나그네여어디를 그리 가오얼마나 먼 길 가려그 큰 짐 모두 지고오늘도그리도 땀 흘리며긴 세월을 더듬소맨 몸 가도 힘든 길을쉬며 가도 먼 세월을무슨 짐 그리 잔뜩무슨 욕심 그리도 많이모두 다강물에 던져버리고구름 타고 가소서언젠간 날 저물고긴 여정 끝날 텐데울던 새도 웃던 꽃도모두 다 잠들 텐데밤하늘별도 달도 세어보며하늘 꿈도 꾸소서
늘샘 임윤빈
어른이 된다는 것 2018.07.16 (월)
이미 중년의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목마른 외로움이 불쑥 마음 한 귀퉁이에 들어선다. 창 밖은 초록이 무성한 여름이건만 마음은 홀로 쓸쓸한 잿빛 가을을 맞이한 듯 처량하기 짝이 없다. 세 살 무렵에 연년생인 오빠들을 따라 인근 초등학교로 놀러 갔을 때 그만 길을 잃어 버렸다. 너무나 오줌이 마려웠던 나는 놀이에 정신이 팔려있는 오빠들을 등지고 혼자 집을 찾아 갔다. 걸어도 걸어도 인가는 나타나지 않았고 짧은 걸음으로 이리저리 들녘을...
정숙인
은하의 강 2018.07.16 (월)
                     소쩍새 유난히 울어          은하 강이 아프던 그 날 밤          아버지는          급히 저 강을 건너가셨다          열 살 난 딸에겐           얼굴조차 남겨 놓지 않으신 채          보셨을까          묵은 짚 더미 울 속에 숨어          그 강둑에 나앉을...
한부연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나를 안아 주신 사람입니다내 눈물 닦아주시며가슴으로 함께 울어 주신 사람입니다보잘것없는 내 삶 속으로 들어와작은 등불 하나 밝혀 주신 사람입니다눈부신 세상이 있다는 걸처음으로 느끼게 해주신 사람입니다그런 사람이기에내 목숨 버려야 해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그런 사람이기에나보다 먼저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번역시>I will love you before I love myselfWritten by MiSung YooTranslated by Lotus ChungAt this world finallyYou are...
로터스 정
미로 2018.07.09 (월)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고시작하는 여행어느 방향으로 가면나갈 수 있는지모르고 떠나는 길,미로되돌아갈 수는 없어서이리로 저리로끝없이 방황하면서어느 땐가는 도착하리라는희망으로 가는 알 수 없는 길,미로더듬더듬 걸어마침내 출구의 빛을 발견하는그때가 오면슬프고 아쉽게도결국 우리의 시간도끝이 난다네.
송무석
비 오는 밤바다의 체취가 그리운 날홀로 태평양까지 달려온 시간 내내원시림 곡적을 따라 소나기 따라온다 포구는 빗소리에 멀어져 나뒹굴고노처녀 변덕 같은 파도의 히스테리에바다도 섬도 그렇게 젖어 우는 *롱 비치 어느 곳 어디에서 한 접시 노을 얹어나의 핫 한 뇌관을 건드린 밤바다여해 무는 처연 하지 못해 시야를 막아 선다 폭풍을 이끌고 온 밤비의 모략으로거칠게 저항하는 세파의 시린 통증여름의 하얀 물거품에 섬 하나...
이상목
달 항아리 2018.07.09 (월)
  달 항아리를 보면 달빛의 맑은 도취 속에 빠진다. 달빛 속의 미인이나 꽃은 더 어여쁘고 향기롭다. 햇빛은 사물의 분명한 모습을 드러내지만, 달빛은 마음까지 닿아 오는 여운(餘韻)을 준다.  달 항아리를 보면 불현듯 조선 중엽의 달밤 속에 있는 듯하다. 달은 농경시대에 우주의 중심, 마음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농사일이나 살아가는 일이 달의 주기에 맞춰 이뤄졌다 한국인의 마음속에는 보름달이 떠 있었다. 달은 해보다 유약해 보이지만,...
정목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