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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언덕 2018.07.04 (수)
류월숙 / 한국 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유월의 언덕이저만치 강가에서하얗게 새벽을 씻어내고 있다숨막히는 삶의 틈바구니열기 가득한 바람이한바탕 맴돌다 간자리중년이 훌쩍 넘은 아침회한의 흔들림이안개비로 내리고먼지 한 톨보다더 작은촛불 하나 밝하면별이 되는 속울음계절의 모퉁이 돌아가슴앓이로하얗게 산 국화 피워내는
류월숙
동네 골목 2018.07.04 (수)
서정식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올해도 홀로 계시는 어머니 위안차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몇 차례 어머니 곁을 찾았지만, 많은 세월 탓에 야윈듯한 그모습이 살며시 마음에 그려지기도 하고. 한편, 93세임에도 건강한 모습도 엿보게 된다. 늘 머무시는 동네주변은 여전 초라함도 같이하는 서울근교 어느 변두리 동네에 도착하는 순간, 내 눈길에는 그집 모습이 초라할 뿐이다.어느날, 어머니께 이사를 조용히 제의 해보았다....
서정식
떡보 / 우주 한 채 2018.07.04 (수)
김혜진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금요일 이른 아침 딸네미 등교시킨 후, 한인 상점에서 주간신문들 챙기고 간단한 장도 보고 돌아온 남편이 뭔가를 내 앞에 내민다. 밥 대신 떡을 즐겨 먹을 정도로 떡보인 나를 위해 “ 당신 떡 먹은 지 좀 됐지?”하며 모둠 떡과 백설기, 찰떡을 내미는 거였다. 남편의 작은 배려를 고마운 마음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련한 추억이 가을비를 타고 가슴에 스며든다. 내가 여중생이었을 때 엄마 손을 잡고 외할머니를...
김혜진 / 이영춘
열무김치 예찬 2018.06.25 (월)
이종학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저기. 밥도둑을 잡아라!”난데없이 환청이라도 들리는 듯하다. 아니, 열무김치 한 그릇이 밥상에 새로 대령하는 착각이다. 제철음식으로 열무김치의 별미를 능가할 인기 반찬은 없다. 생김새 그대로 입에 착 감기는 감칠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이 나이가 되도록 열무김치의 미각을 버리지 못한다. 캐나다에 이민해 사는 지금까지도 새봄의 태양이 떠오르면 열무김치의 환상적인 독특한...
이종학
재두루미 2018.06.25 (월)
백철현 / 밴쿠버 문인협회2018년 1월 31일재의 수요일재를 덮어쓴다는 건죄를 덮어쓴다는 거다죄를 덮어쓴다는 건사랑을 완성한다는 거다먼저 보냈었다사랑했던 그들차마 재를 덮어썼었다눈물로기도로오래 참음으로재를 덮어썼었다해 저문 첨탑 꼭대기깃발 없는 깃대처럼눈먼 사랑이 처연하다들꽃 무리 둔턱에재두루미 한 마리석양빛에 긴 목덜미눈이 부시다거룩하다엄마를 닮아있다.
백철현
이종구 / 밴쿠버 문인협회 나는 대학 시절부터 옛 물건에 관심이 많았다. 토기니 표구니 가구들이 오래되어 빛바랜 모습에 특별한 흥미를 느끼곤 했었다. 이 뿐인가, 예전 성균관대 재학시절 등교길 학교 정문에서 강의실로 걸어가는 중 전날 밤 비바람에 떨어진 기왓장에 끌려 집으로 주워 갖고 온 적도 있었다. 서울 후암동으로 이사해 살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동작동의 골동품 및 고가구를 파는 가게를 지나가게 되었다. 잠시 들어가 전시된...
이종구
임완숙 / 캐나다 한국문협 우리들이 사는 세상 계산대로라면 모든 이치가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세월의 무게 덧칠해서 낡아 무너져 내리는 덧없는 형상뿐이다그러나 동심의 세계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없다시간도 공간도 머무를 수 없는 그곳엔울며 떼쓰다 문득 헤헤 웃으면 그뿐언제나 처음이다. 처음 마음이다.
임완숙
소포와 엄마 2018.06.18 (월)
내게는 남다른 취미 하나가 있다. 딸 아이와 두 손녀의 옷들과 한국산 과자를 박스 속에 차곡차곡 챙겨 넣어 운송하기 좋게 꾸린 다음 우체국에 가서 부치는 일이다. 두어 달 만에 한 번씩 나에게서 오는 소포를 풀어보는 재미를 그네들에게 주는 게 주된 목적이다. 즐겁게 큰 기대와 호기심을 안은 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제 어미가 상자를 뜯고 안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내 마음도 두근거려지게 마련이다. 나 자신을 특별한 현실로...
오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