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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도 그런 것 먹을 줄 알아?” 뼈 속까지 다 발라 주던 날도 멀리무겁다 못해 빈 껍질이 된 현실의 부모이기적으로 변하여야만 사는 세상인가꽃으로 뭉갤 생각 말라고 엄마는 미리 못을 박은 게다인내의 한계가 온 게다 한 것 분이 난 게다 공경(恭敬)의 시절은 캄캄히 멀어진고국의 지하철 안에서 놀란 풍경이 된 나아득하여 욱 멀미가 일고 천둥이 쳤다더 무슨 말을 하랴 아비의 명령을 지키며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했던그것을...
강숙려
시절을 거스르는 낯 선 땅 묻혀 살며축복의 오월 앞에 엎드린 그댈 본다롭슨 봉* 하늘을 찌른 오만함이 몇 자인가 햇살이 부쳐내는 화전이 그러하고바람이 쌓아 올린 공덕이 그러하듯이곳에 널린 야생 초 입술마저 고운 날 본분을 잊었는지 고산高山이 무너졌다골마다 도랑마다 빙하가 녹는 소리시간을 거스른 것들 여름을 쫓고 있다. *롭슨 봉: Mt.Robson 캐네디언 로키의 최고봉으로 3,954m임.
이상목
냄새 2018.04.23 (월)
가끔 머리 속이 하얗게 되어 아무 말도 못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길 듣곤 했는데 그 날그 자리에서 내가 그랬다.산만하게 풀려버린 생각의 끈이 미처 동여매여지기도 전에 눈만 말똥거리다 맥없이 허를 찔린 기분이다. 아니, 전혀예상치 못한 뜻밖의 물음이라 질문의 요지조차 간파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옳다. 게다가 순발력을 발휘해재치 있게 받아 쳐보기엔 나의 사고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의외로 너무 이성적이다. 얼마 전에 나는 문학에 관심이...
섬별 줄리아 헤븐 김
강물처럼 살다가 2018.04.23 (월)
            이 땅에서 실향민으로 30년 ,  세월이 갔다            참으로 갈 곳이 없는 때도 있었다            무일푼처럼 허전한 때도 있었다            그럴 때 나는 노동 사이 사이            흙바람 부는 조국을 바라보며            시를 써댔다           시인이여, 시인이여 그대         ...
김영주
공활하고 높은 하늘빨간 단풍잎 그려진 국기 아래서이방의 국가를 부른다오 캐나다! 아워 홈 앤 네이티브 랜드!순간검푸른 동해 물이 울컥목구멍으로 올라오고생전에 가본적 없는 백두산이록키산맥의 등줄기 어디쯤 슬쩍 얹혀진다트루 패트리어트 러브!괴로우나 즐거우나 사랑하고이 기상과 타오르는 가슴으로바라보아야 할 비상하는 조국은이제 어디인가킾 아워 랜드 글로리어스 앤 프리!신이시여버리고 왔으나 끝끝내 버리지 못하는떠돌이...
김미선
너무 오랜만이라 짧고 어색한 통화를 끝내며 아버지의 목소리가 많이 쇠잔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달리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어 온전히 하루라도 아버지를 생각하며 국제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바쁘기 그지없는 이민자의 삶 중에서 다행이라면 참으로 다행이었다. 마음 같아선 찾아 뵙고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대접하련만 그리 할 수 없는 현실의 장벽에 가슴 한 켠으로 한숨만 새어 나왔다. 아버지와의 통화 끝에 옛날 생각에 멍해 있는데...
정숙인
내 인생 2막 2장 2018.04.17 (화)
오늘날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국가적인 과제는 “일자리 문제”이다. 그 중에서도 청년들의 일자리는 실로 심각하다.  내가 외국에 살며 보아도 이곳 역시 다르지 않은 현실이다.젊은이들이 대학, 대학원을 나와도 특별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갈 곳이 많지 않아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알바로 일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이 있다. 얼마 전 한국의 어느 방송에 4시간짜리 알바 두명 모집에 140명이 지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김유훈
한 벽을 온통 열어놓은 유리창 넘어오색 별이  꿈이 되어 내린다겨울의 검은 장막 사이로눈부신 빗방울이 내린다 이국의 길가를 덮은 네온의 불은부서져 내리는 시간의 흰 가루를 모아한 모금 커피 속에 따뜻함을 지핀다 내가 있고타인의 눈길이 비치고서로가 나누는 너그러움이 흐른다 하얀 분말 속에 한 모금 커피 속에잊혀진 시간이 곱게 잠긴다외진 나의 사랑이 모두 담긴다너의 따뜻한 포옹이 밝은 별이 되어 떠오른다 
김석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