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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풍경
2018.03.26 (월)
캐나다 기러기가 요란하게 울며 돌아온 지도 두 주일 가까이 된다. 봄이 살금살금 오기 시작하는 느낌이 든다. 유난히 겨울이 긴 지역이다. 캐나다 북서부 북극권에 속한 대평원에 자리 잡은 에드몬튼은 거의 여섯 달에 걸쳐서 눈과 혹한이 계속되는지라 3월 지나 4월에도 봄소식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겨우 영상 기온이다 싶어도 북서풍이 불명 체감온도는 영하로 뚝 떨어지곤 한다. 기상청도 일기예보의 정확성에 자신을 갖지 못한다. 5월에도...
이종학
신록의 계절
2018.03.20 (화)
우리나라 사월 중순부터 오월 중순까지 한 달쯤의 신록기(新綠期)엔 그 어떤 꽃들도 빛날 순 없다. 색채나 빛깔에 신비, 장엄, 경이라는 왕관을 씌운다면 꽃이 아닌 신록에만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장미, 모란, 국화, 튤립 등은 화려, 우아, 매혹, 황홀이란 공주가 쓰는 관쯤이면 될 것이다. 신록은 신이 낸 빛깔이어서 스스로 햇빛을 끌어당기고 향유를 바른다. 신록은 탄생의 빛깔이다. 볼 때마다 빛깔들이 꿈틀거리고 새로워진다. 산이 국토의...
정목일
호칭
2018.03.12 (월)
반 백 년 정도의 숨 가쁜 세월을 살다 보니 누나, 언니의 호칭이 어느 새 할머니라는 호칭으로까지 달라져 있었다. 결혼 전에는 나를 부르는 호칭이 단순했다. 동생들이 누나라고 부르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우리 엄마가 낯선 느낌의 친정 엄마가 되고, 아이를 낳으니 내가 엄마가 되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해서 언니라고 불리면 딱 좋을 것 같았다. 둘째가 엄마라 부르니...
아청 박혜정
그리움
2018.03.12 (월)
빛바랜 앨범 속에빙긋이 웃으시는그 모습 그리워서애태워 그려보나그 숨결 그 체온만은더듬어도 아니 오네생전에 못한 효도더 할 순 없겠다만꿈에라도 뵙거들랑원 없이 드리고 싶어이 밤도 기다려보나부모님은 안 오시네.
임윤빈
어떤 봄날
2018.03.12 (월)
황사바람 미세먼지 자욱이산그늘 덮고 해님 얼굴 가린 한낮 새들도 날지 않고 벌 나비 자취 숨긴 뜨락에는 홀로 환히 불 밝히고 우두커니 서 있는 늙은 산수유 한 그루부질 없는 시절 인연에 가슴 저리는 애처로운 산비둘기 울음소리가 가만히 노란 꽃 가지를 어루만진다
임완숙
홈, 스위트 홈
2018.03.05 (월)
나는 집을 떠나 산 지 정확히 2년 4개월하고도 반달이 되었다. 처음에는 남편의 요양원을 따라 무조건 왔으나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집에 대한 그리움은 마치 연인을 그리워하듯 사무쳐갔다. 주말이 되면 하루 집에 가기는 하나 그걸로 갈증이 풀리지는 않는다. 오두막이라도 자기 집이 편하다는 말은 그만큼 정이 들어 익숙하고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일 게다. 다행이 요양원 바로 뒤에 방 하나를 얻을 수 있어 아쉬운 대로 살고는 있으나 도대체 안정이...
심현숙
나무같이 긴 시간을
2018.03.05 (월)
숨을 거둔 듯이 고요한 뜰에도봄은 회생의 호흡을 불어넣어풀과 나무는새로운 시간을 준비하는데지난 가을 떨어진 잎처럼봄이 와도 나는 왜 이대로인지 문득 꽃이 가득한 정원에나비가 날던 모습이 떠오른다그래 올 봄에도나비와 꽃이 서로를 부르는장면을 보겠지 초록 치마 속에 열매를 키우는 순수한 동화도풍경화보다 다채로운 수채화 교실도세상 모두 평온하게 만드는 눈의 나라도모두 내 앞에 펼쳐지고나는 나무처럼 수많은 계절을...
송무석
늘 푸른 장년 시대
2018.03.05 (월)
무술년 새해 KBS에서 신년 기획특집으로 "신 노년시대"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다. 60대 후반의 노년기에 접어든 내게 혹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없을까 해서 시청했다. 그런데 이제 갓 60이 되는 팔팔한(?) '58년 개띠' 생들의 노년 대처기가 주 내용을 이루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노인이라고 생각해 본적 없는 나는 막냇동생 세대의 노년기 진입에 약간 충격을 받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노년층의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이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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