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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 2014.12.27 (토)
크리스마스이브, 지금쯤 사람들은 즐겁게 캐럴송을 부르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에 한껏 마음을 빼앗길 시간이다. 하지만 난 그런 것들을 마음에 담을 여유가 없다. 항상 그렇듯 오늘도 난 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며 출근을 하고 있다. 앨버타 북쪽에 있는 시골 병원에서 간호사를 시작한지가 벌써 몇 년이 되어간다. 한국의 대학병원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이 있었기에 처음엔 이런 시골병원 일은 쉬울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박정은
솟대 2014.12.19 (금)
때론 초연한 듯때론 연연한 듯 머리 위엔 계단 없는 하늘 하나 두고발 아랜 닿지 못할 섬 하나 두고천상과 인간 그 사이바람 동네 첫 번지에 날개 접은 새 푸른 머리털 무성하던 세월 전 그때나외발 장승 먹통 새인 지금이나우러러 안부 궁금한 별 하나 있으면야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날마다 악성 고독을 앓으며눈발 속에 손끝 시려도기다림의 연鳶줄 끝내 놓지 않으면깊은 겨울의 자궁 지나 꽃분홍나긋나긋 눈웃음 날리며 봄은...
안봉자
어머니란 단어는 어학적으로 고유명사(固有名詞)다. 그러나 어머니를 고유명사라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 까닭은 사람들 마음속 깊이 훈훈한 정으로 가득 차 있는 낱말이기 때문이다.인간존재의 근원이 바로 어머니로부터가 아닌가!어머니란 용어는 사람뿐만이 아니고 모든 생명체 세계에서 영구불변의 용어이다. 어머니는 나(自身)라는 실체를 상징하고 있다. 생존하고 있든지 타계하였든지 간에 자기를 세상으로 온 힘을 다해 만들어 내주신...
장성순
나의 애완견들 2014.12.12 (금)
   오래전 직장에 다닐 때 한 직장동료로부터 애완견을 얻은 일이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애완견을 하나 갖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뜻밖에 하나를 얻게되어 기뻤다. 그 당시에는 광역 밴쿠버 지역 아파트나 남의 집 셋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애완동물을 허용치 않는 곳이 많았다. 이 직장동료가 자기가 갖고 있던 독일종 도벨만과 캐나다의 라브라돌의 혼혈견을 나에게 준 이유도 자기가 새로 입주할 아파트가 애완동물을 허용치 않아 부득이...
이진우
황금기(黃金期) 2014.12.12 (금)
한 움큼씩 제 살점 뜯어내며 혹한 속에, 고독 속에 깃발 없는 깃대로 남기로 한 12월의 나무들이마 찢기고 등골 휘어지도록 소용돌이치는 역류에 알몸으로 맞서기로 한산란기(産卵期) 연어떼죽어야 사는 삶버려야 얻는 생명그 가증할 삶의 절정날이 저문다노을은 그러나 용암처럼 끓어 오른다마그마 같은 석양(夕陽)이 절정에서 스스로 침몰한다밤새도록암흑 속에서, 침묵 속에서 조양(朝陽)을 산란한다산불처럼 피어날 12월의 나무들어느덧 세월강...
백철현
 한국에서는 “의리”가 열풍이다. 얼마나 의리가  없으면 의리가 재조명 되었는 지를 생각해 볼 때  좀 서글퍼진다. 그러나 과거 우리들의 6-70년대는 의리가 당연했을 뿐만아니라 이를 배신하면  요즘세대의 표현으로 왕따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되는 과정에서  의리는 대부분  온데 간데 없어지고 말았다.그런 잊혀진 의리를 오랫만에 발견하게 된 일이 있었다. 지난 9월 나는 한국에 가게 되었다. 동생이 어머님께서...
김유훈
어느날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예쁘게 생긴 어느 소녀에게"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하고 물었다몸이 불편하지 않은 비장애인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나의 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고 싶다""그래서 이 생에서 어머니에게 내가 받은 모든 은혜와 고마움을 내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서 그 무한한 사랑과 정성을 갚고 싶다".어머니가 자식에게 주는 무한하고 진정한 사랑아픈 아홉개를 다 주고도 하나를 더 주고...
이봉란
우리말의 빛 2014.11.28 (금)
지난 주 금요일 오후, 아보츠포드 소재 한글학교 수업을 위해 No.1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는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그만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윈도우 와이퍼의 작동속도를 최대로 하고도 차량의 속도와 빗줄기의 속도가 합쳐져 시야를 확보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조심조심 EXIT 73을 지나 고갯길을 막 내려갈 쯤,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면서 구름사이 사이 햇살이 비추며, 건너편 눈 덮인 산자락 위로 무지개가 찬연히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민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