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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 밤
2023.01.23 (월)
멀리 개 짖는 소리도 정겨운칠흑의 어두움더해가는 겨울 밤이제나 저제나올지 모르는 그리움목이 긴 사슴되어추녀 끝에 등불 밝힌다얼어 붙은 밤 하늘반짝이는 별들의 악보에박자 마추어또 한해를 보내는 가슴열고노래 부르면대지를 박차고떠오르는 태양의 메시지행복이 있고따스한 사랑이 있는 세상에희망의 긴 꿈을꾼다.
리차드 양
이별과 작별 그리고, 기억 김영하 작가의 ‘작별 인사’ 를 읽고
2023.01.23 (월)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은 많은 이별과 작별을 하게 된다. 일시적으로 떨어진 이별이 있는가 하면, 영원한 이별의 아픔과 함께 한 작별도 있다. 김영하의 소설 ‘작별 인사’를 읽고 나서, 함께 했던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대해 많은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최근에 가까운 사람들을 멀리 떠나 보내면서, 그 분들과 함께했던 기억들을 되새기고, 추억을 돌아보고, 작별의 의미를 생각했다.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정재욱
세월이 가면
2023.01.23 (월)
세월이 간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오늘 사는 게 바빠지난 일을 가볍게 잊을 수 있고새로운 삶에 부대끼다 보면지나온 아픔도 비껴 가기 마련이니세월 가는 건 그리 나쁘지도 않다나이가 든다는 건 참 멋져 보인다오늘 많이 늙어 보여도추하게 보인다 욕하지 않고눈물 조금 보여도찬바람 탓하기 좋은 나이이니나이 먹는 게 그리 서럽지도 않다세월이 가니죽을 듯한 내 사랑 바비도텅 빈 가슴만 두고 훌쩍 떠나가기도 하고나이가 드니애 간장...
나영표
얼굴무늬수막새(人面文圓瓦當)-신라인의 얼굴
2023.01.16 (월)
국립신라박물관에 가면 관람자의 눈을 환히 밝혀주는 신라인의 미소가 있다. 얼굴무늬수막새(人面文圓瓦當)이다. 기왓장에 그려진 얼굴 한쪽이 깨졌지만 웃음은 깨지지 않고 초승달처럼 웃고 있다. 이 얼굴무늬수막새는 7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름 11.5cm이며 경주 영묘사 터(靈廟寺址)에서 출토되었다. 얼굴무늬수막새는 다듬거나 꾸미지 않은 맨 얼굴이다. 서민들의 진솔하고 담백한 마음의 표현, 가식 없는 무욕의...
정목일
겨울 산책
2023.01.16 (월)
뜨락에 노니는 햇살도 그려내고구름이 드리운 달님도 그려대니떠가는 세월에 눈감은 신선이네붓 끝에 고향 뜰 풍월을 달아매니남쪽 창가에 기대선 도연명인가환한 달과 마주 앉은 이백이려나차오른 맘 울림에 거니는 호숫가 제 멋 낸 울음소리 바람에 실리어앞서간 발자국에 켜켜이 쌓이네
우호태
이민, 신세계를 만나다
2023.01.09 (월)
신세계 교향곡은 체코 출신 드보르작이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작곡한 곡으로 이민자들의 심정을 음악으로 표현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교향곡의 도입 부분은 약간 공포스러운 연주가 나오고, 중반부에는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운율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나타내며, 끝부분은 승리를 다루는 듯 장엄한 연주로 마치는 곡이다. 이와 같이 이민은 과거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모두가 신세계를 만나 예상치 못한 일로 당황하며 시작되는...
김유훈
새해를 맞으며
2023.01.09 (월)
묵은 달력을 내려놓습니다내 마음처럼 무게가 천근이어요장마다 빼곡한 사연들을 되새겨보니복덩어리가 수북합니다가진 게 없다고 빈손이라고 하늘에 떼쓰던 두 손이 부끄러워집니다가붓한 새 달력을 그 자리에 둡니다내 마음도 새 달력 같습니다오늘또 오늘 쌓일 복 더미 생각에손등에 푸른 핏줄이 더 불거집니다.
임현숙
다시 수필이다
2023.01.09 (월)
유리병에 개운죽竹을 기르고 있다. 물만 먹고도 싱싱한 잎과 줄기를 내는 모습이 여간 기특하지 않다. 줄기 하나를 집어 들면 나머지 줄기들도 따라 나선다. 서로의 뿌리 속에 뿌리를 내린 채 단단히 엉겨 있기 때문이다.가장 밑바닥에 자리 잡은 묵은 뿌리 위에서 하얀 어린 뿌리들이 걸음마를 익히고 있고, 중간에 가부좌를 튼 뿌리들은 어느 쪽으로 줄기를 낼 것인지 긴 생각에 잠겨있다. 어린 뿌리에 자꾸 마음이 간다. 수필을 쓰면서 어느...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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