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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한밤중에 엄마는 나를 깨워 황급히 옷을 입혔다. 잠이 덜 깬 채 엄마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다. 겨울바람이 쌩쌩 불었다.“에취! 추워!”며칠 집에 오시지 않던 아빠가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아빠!”나는 달려가 아빠 품에 안겼다.“세진아! 이제부터 우리 세진이가 엄마 보호자야.”“왜? 아빠는 어디 가는데요?”아빠는 나를 한 번 안아주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엄마는 나를 붙들고 떨고 있었다. “아빠,...
이정순
마음의 거울 2023.05.29 (월)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에고요한 하늘이 들어와 앉는 오월장미가 향기를 발하고 있다 살아온 시간 들이 세월로 엮여갯내만큼 깊이 스민다 무심코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지금쯤 다른 사람의 가슴에서무슨 색깔로 자라고 있을까늦은 저녁 찬찬히거울 속의 나를 본다 때 묻은 마음속엔자신을 감싸는 지혜를 키우면서남보다 나를 먼저 놓는 잣대는굵어져 갔을 것이다부끄러운 마음을 가슴에 안고거울 속의 나를 본다 내가 뿌린 말의...
강숙려
“향수” 2023.05.29 (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 이야기 지즐대는 ~ ”으로 시작되는 이 노랫말은 정지용 시인이 100년전 일본 유학생활 중 쓴 시이다. 이 시가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은 작곡가 김희갑에 의해 곡이 완성됨으로 인해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의 “불후의 명곡”이 되었다. 우리 민족에게 고향은 눈을 감아도 잊지 못하는 곳이다.  우리 부모님들 세대에 6.25전쟁으로 북에서 피난 내려와서 두고온 땅을 그리워 하며 얼마나 애타게 고향노래를 불렀던가?...
김유훈
 이제 캐나다 밴쿠버 생활 6년 차에 접어든 나는 캐나다 운전에도 얼추 익숙해졌다. 아주 많이 다른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운전했던 것에 비해 처음 밴쿠버에 도착해 운전 문화가 아주 약간 다르다고 느꼈다. 한국,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바쁘게 하루를 살고, 또 거기에 맞춰 움직이는 것은 무척 익숙했기 때문에 늘 쫓기는 듯 살았기 때문이다.  마흔이 가까워 왔던 캐나다 밴쿠버는 조금 달랐다. 물론 밴쿠버는 캐나다의 또 다른...
윤의정
세월이 가면 2023.05.29 (월)
지금은 모르지만세월이 가면 알게 될 거야지금 보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보지 못 한 것, 알지 못한 것놓치고 있다는 것이 많다는 것을무슨 사연이 있는지어떤 까닭이 있는지세월이 가야 그때 알게 될 거야너무 두려워 말자너무 걱정도 말자지금은 모르지만인생이 모두에게 다 똑같지 않다는 것을살다 보면 알게 될 거야다른 이유가 뭔지결과가 다른 건 어떤 건지살다 보면 그때 깨닫게 될 테니지금은 원망을 말아야지세월이 가야 알게 되는...
나영표
   지난해 추수 감사절 다음 주, 제주도 앞 바다에서 들개처럼 방황하던 캠퍼를 구해 준  이효리씨와 그의 친구 인숙 씨가 우리 집을 방문했다. 그녀들은 우리 집에서 1박을 부탁했고 터키 디너도 가능한지를 문의해 왔다. 전 주에 우리는 이미 추수 감사절 터키를 먹었지만, 그들을 위해서 아들 내외와 가까이 사는 딸이 기꺼이 준비했다. 그때 나는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편도선을 앓고 있었기에  정중한 인사와함께  아이들과...
김춘희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이 세상 모든 자식들을 위해 스스로 길이 되고자낮게 아주 낮게엎드리고 또 엎드린다 천개 만개의 생각으로 우리를 키우시고손가락 열 개로 작은 세상을 만들어 주시고그리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르러엉엉 울어보는 어머니어디를 건드려도 젖은 눈물이 되는어머니 어머니 요람에서 걸어 나와어느 날 측백나무 허리 둥치만큼훌쩍 커버리면어느새 우리는 집을 떠날 때가 온 것이다 어머니의 유리창에보고...
김영주
나이 80 깔딱고개 2023.05.24 (수)
 며칠 전부터 허리가 아파 바로 서서 걷기조차 힘들고 차도 겨우 올라 타고 내리고 하니 그 아프고, 불편함이 충치 앓는 것 보다 더 심한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동네 카이로프랙터에 가서 치료를 받기로 하고 벌써 2차례나 카이로프랙터의 손 아래에서 뼈 마디가 부서지는 듯한 우드득 우드득 하는 소리를 들었다. 앞으로도 몇 차례나 더 가야 할지를 모르겠다. 일이라곤 집사람 장 보러 가면 그 때 산 물건이나 들고 왔지 뭐 특별히 중 노동을 했다는...
정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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