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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후 2022.01.24 (월)
겨울 강처럼 깊은 당신 눈빛만 보아도그 세월 어찌 홀로 견뎠을지뼈 마디마디 스며든 고독내 아픔인 양 가슴 저미어와당신 외로움 안아봅니다그대 아련한 기억 속에그대 따스한 가슴 속에보잘것없는 촛불 하나꺼뜨리지 않고 간직해준 그 사랑으로마른 장작 같은 이 가슴어찌 이리 활활 타오르게 하시나요고치 속에 갇혀 산 세월당신 묻지 않으셔도 어찌 다 아시고이리도 아름다운 사랑으로세월의 상처 어루만져 주시어눈물짓게 하시나요흰 눈처럼...
김만영
눈이 떠졌다. 마주 보이는 디지털 시계가 새벽3시를 보여준다. 더 잘까? 일어날까? 세 번, 반복된 생각을 하다  침대 옆 스탠드를 켰다. 아내가 이내 “아니 좀 더 자지”  하고 말렸으나, “아냐, 어차피  누워 있어봐야  잠은 더 이상 안 와.” 라고 대답하며 벌떡 일어났다. 아내도 “그럼, 짐 실읍시다.” 하며 이것 저것 챙기기 시작하였다. 아내가 미리 정성스럽게 만들어 냉동시킨 밑반찬과 식품들, 그리고 호텔에서 사용할 용품들이...
정효봉
휴지 2022.01.17 (월)
당기는 대로 술술 풀려 나오는 너는만드는 데 얼마나 공이 드는지생각조차 안 하게 한다 사기만 하면 마음껏 쓸 수 있는 너는얼마나 자원을 버리는지짐작조차 안 하게 한다 누군가의 땀과 시간이베어진 나무와 물과 에너지를 만나야세상에 나올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지불할 돈만 있다면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가는 세상도
송무석
남자들은 뇌 구조상, 스포츠 선수 이름을 기억하거나 기계 사용설명서를 판독하는 일에는 빠르지만 감정이나 상황을 짚어 내는 감각은 여자들보다 느리다고 한다. 우리 집 경우만 봐도 그렇다. 아침나절에 남편이 나를 무시하는 투로 말을 해서 기분이 상했다. 내가 온종일 굳은 표정을 짓고 있어도 그게 자기 탓인지 몰랐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야구를 즐겁게 보고, 점심도 맛있게 먹고, 낮잠도 쿨쿨 잤다. 그러다가 다 늦은 저녁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정성화
임인년 새해 모두 2022.01.17 (월)
검 구름바다에 잠긴 해가수평선으로 튀어 오릅니다검은 범털이 휘날리고어흥 소리치며 고개 내밀어 해를 보고푸른 소나무 가지에 숨은 산신령이 튀어나와새해의 붉은 햇살을 휘젓고 다닙니다그 어렵던 고난을 물리치고금을 가득 실은 신비한 도깨비의 묘술로희망찬 내일로 달려갈 수 있기를그들이 신은 새 신발 새 옷이헌 것이 될 때까지 자유로운 광장에서 노래하기를한 사람 한 사람마다 꽃을 피우는 정원에서노랫소리 울려 퍼지기를창문 안에서...
강애나
New Year Wishes 2022.01.12 (수)
New Year Wishes                                      Written by Lotus Chung Let us love all in the new yearThere are enough to share all togetherThe more we share, the more valuableMay our warm love aboundGive us true love that can embrace even the pain Let us become jewels in the new yearLet us polish ourselves to jewelsSo they shine even in the mudThat can shine even in the darkMake us shine like jewels Let us stand up proudly in the new yearDon't let  us kneel in despairEven...
로터스 정
Why me? 2022.01.12 (수)
“그 소식 들었어?”“무슨?”“H가 폐암 말기래. 지금 옆 병동에 입원했는데, 보고 오는 길이야.”“무슨 말이야? 2주 전까지도 우리랑 같이 일했는데.”병원에 출근해 막 일을 시작하려던 난 동료가 전하는 말에 얼떨떨한 얼굴로 되물었다. H는 폴란드에서 고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30대에 이민 온 사람으로, 12년을 나와 함께 일한 동료였다. 내가 일하는 병동에서 healthcare aide로 일하다 65세에 퇴직했었는데, 퇴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다시...
박정은
문밖의 손님 2022.01.12 (수)
옥련나무 잎에 바람이 설렁대는 아침이다. 아파트 뒤뜰이라 해가 비치기에는 이른 시각에 주방창 앞에 새가 한 마리 날아들었다. 새는 힐끔거리며 경계를 하는 듯했다. 아침마다 하는 일로핸드밀에 커피콩을 넣고 가는 중이다. 커피 향이 코끝에 감도는 이 순간이 좋아서 커피 맛도제대로 모르며 아침마다 거룩한 예식을 하듯 커피콩을 간다. 내가 커피 향에 취해 커피를 내리는동안 새는 여전히 두리번거리며 유리창으로 나를 관찰한다.비둘기다. 잿빛...
반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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