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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익기좋은 나이 2022.01.12 (수)
곧 한 해가 간다꽃같이 곱든 내 인생에불현듯 찾아온 코로나로정신이 혼미한 체허둥거리며 살아간 시간들어제는 코로나에숨도 못 쉬고오늘은 코로나로가게 문 닫고참 소중했든 내 나이의 한 해가 속절없이 다 간다이젠다 비우고다 버리고다 잊자또 한 해가 온다언젠가 봄이 오고파랗게 새순이 자라나듯봄바람 따라 다가올 중년의 멋진 느낌스쳐 간 인연으로 아파하지 않아도충분히 족할 인생의 이력지나간 삶의 무게로 힘들지 않게익어 가기 딱 좋은...
나영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펜데믹 상황에 잘 지내고 계시나요?  새해가 되면 언제나 의례적으로 덕담처럼 주고받는 인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신년인사말이 올해는 쉽게 나오질 않는다.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평범하면서도 확실하게 한해를 축복해주는 이 인사말이 지쳐 있는 우리들에게 왠지 편안하게 들리지 않을 것 같다.작년 3월 중순 전 세계 재앙인 ‘코로나 19’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인간들에게 엄습해올 때 정말 무서웠지만...
심현숙
수많은 나날이 지나갔으나오늘, 한 포기의 희망을 심으려 합니다노랑총채벌레, 배추순나방, 벼룩잎벌레에게양보하고 빈털터리가 되었지만또 한 포기를 심는 까닭은앞에 시간의 비탈이 놓여있고기다림의 지게가 비어있기 때문입니다제 홀로 초록잎 또아리치는 배추보다는서로 기대어 비탈 가누는 노랑콩알을 심어보려 합니다여기에도 붉고 푸른 공벌레는 슬겠지요하지만 혹독한 한파가 콩깍지를 여물리고짙고 깊은 어둠이 실처럼 여린 형제를...
김해영
어제 내린 비 2022.01.04 (화)
나는 비를 무척이나 싫어했다.외출했다가 빗방울이 떨어지면 100미터 달리기로 집으로 향했고 친구와 약속을 했다가도 비가오면 나가지 않을 핑계 찾기에 머리를 굴리곤 했다. 서점에서 할인 판매하는 날만 기다리다 억수로내리는 장대 빗 속에 포기하고 일년 내내 후회하기도 했다.   장마철도 아닌데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천재성 논리와 언어의 유희가 읽고또 읽어도 멀어만 가는데 날씨마저 우울했다. 습기 닿는 것조차...
박오은
그리움 2022.01.04 (화)
옛 추억의 푸르름에 피어난 그리움그저 바라만 봐야할 시린 아픔인 것을부질없는 먼 기다림가슴에 하얀 꿈 되어차오르는 외로운 고독에기다림의 둥지를 틀어아득한 그리움해후의 나래에은밀한 감격을 그리며뜨겁게 여생을 달궈간다
백혜순
신년 초에 김춘희 수필가의 ‘천사와 별’이라는 글이 밴조선에 실렸다. 제목에서 풍기듯 성탄절의 배경을 담고 있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정성껏 장식되어 가는 크리스마스트리 위에 별이 올려지고, 나무 중심에 천사가 매달리는 모습을 연상하며 즐거움 속에 읽어 나갔다. 특히 삼대가 만들어 가는 화기애애한 그 시간이 성탄의 의미와 맞물려 글을 읽는 내내 연극무대에 올려진 다복한 가정의 크리스마스 전경을 보는 것 같았다. 인조 소나무에...
김 줄리아헤븐
우리네 살아 온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이 풋풋한 여행길호젓한 터미널에 서면 떠나는 이들의 등은 항용왠지 쓸쓸해 보인다 누군가를 만나고 기약없이다시 또 떠나야만 하는이 황량하기만 한 터널 이제 가면 우리 언제 다시 또무엇이 되어 만나랴? 기쁨의 날줄 슬픔의 씨줄고이 고이 엮으며 살아온애환 (哀歡) 혼방 (混紡)의 여정 잃은 것과 찾은 것소중한 것과 헛된 것들 "해 아래서의 수고가 다헛되고 헛되며...
남윤성
얼마 전에 외숙모가 전화를 하셨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아무래도 격조하게되었는데 수년 만에 연락을 하신 것이다. 돌아가신 친정 엄마와 친 동기간처럼 가깝게지내시던 외숙모의 목소리를 들으니 엄마와 이야기하는 듯하여 반가웠다. 우리 집 근처에사셨던 외숙모는 오다가다 자주 들러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가시곤 하셨다. 외숙모는‘형님, 형님’ 하며 엄마를 잘 따랐었다. 엄마 생전의 살가운 정경들이 떠오르며 뭉클한감정이...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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