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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달빛 한줌 창가에 머무는데행간에 널어놓은 보우 강 적막마저흘림체 일필휘지로 써 내리는 신년 화두 눈보라 한 줄기가 빛으로 지나가고그 시작을 잡으려는 새해의 소망들이오래된 나무를 닮아 굳건함을 여는 날 좁은 시야와 편견 버리고 세상속의경험을 받들라는 교훈의 井中之蛙세월의 혜량을 담아 빗살무늬 눈이 되듯 절망과 희망사이 거친 말 한 마디에아군이 되었다가 바로 적군이 되는세태에 산은 정 중 동 자신을...
이상목
The End of the Year세모(歲暮)Translated by Lotus ChungBefore we know it, a year has passedStanding at the endIt was the first day of the new yearIt seems like it was just yesterdayThis year too, is really like a dreamIt flowed like the wind.When we look backTimes that leave a lot of regretSharp like a triangleMany days were spent with this heartWishing we had livedWith a more generous and relaxed mindBut now, with this yearWe have to say goodbyeUgly affection, good affection, togetherTime flows by like a riverLet’s live with a round, generous heart.세모(歲暮)정연복어느새 한...
로터스 정병연
“못났다! 못났어!”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일갈이 누군가를 향하자, 급히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한 두어 시간 TV 앞에 앉아 있는 것도 평범한 일상에서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 습관처럼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의도를 가지고 하는 행동이기에 드라마 시청이 하루의 루틴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날은 즐겨보던 드라마가 결방되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이던 중이었다. 그러던...
줄리아 헤븐 김
12월의 편지 2024.12.27 (금)
12월은 조용히 자신에게 말을 거는 달…….나무들도 땅에게 낙엽 편지를 전하고 있다.자연의 순환과 순응을 보며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한다.사람마다 바쁘게 길을 달려, 이 순간을 맞고 있다.나무나 인간이나 자신이 선 자리가 우주의 중심점이다.마음의 중심에 한 자루의 촛불을 켤 때가 왔다.초 하나 씩이 일생이라면 내 초의 분량은 이제 얼마만큼 남았는가. 내 촛불은 한 사람에게라도 위로, 용기, 미소, 희망, 온정의...
정목일
실루엣 silhouette 2024.12.27 (금)
남자는 주걱에 붙은 밥알을 뜯고 다시 밥을 푼다밥풀에 묻어나는 분노가 밥알처럼 엉킨다지렛대 같은 운명이 남자의 목 줄기를 움켜쥐고스물다섯 시의 저녁이 분노를 퍼 나른다한 여자가 지나가고 또 한 여자가 스쳐가고스쳐간 옷깃마다 먹물 같은 얼룩의 핏자국심장 여기저기 박혀 바늘 끝으로 솟는다마당에 내려와 놀던 새들도 소식 아득히 저물고부스럼 같은 상처만 얼룩지는 밤,밥솥의 밥알들이 툭툭 흩어지듯꺾인 무릎사이로, 닫힌 창틀...
이영춘
은빛 새벽녘노송 한 그루 성근 가지 위로            피어난 눈꽃그리워 그리워기다리던설(雪)새털처럼샛별처럼어깨 위로 춤을 추다펑펑휘몰아치는 격정팔 하나를 부러뜨렸다차디찬 입술로생채기를 내고고드름 손가슴팍을 찌르고먼 얼음 숲으로날아간다그녀의 외면그녀의 부재떨어져 나간 팔하얀 속살 드리운 체노송은망각의 겨울 숲에장승처럼 서 있다.
김계옥
집을 새로이 짓고서 매해 12월이면 크리스마스트리 전구들을 단다. 벌써 10년째이다.해마다 새로운 전구들을 사서 하나씩 더하여 처음 현관, 다음은 덱, 그다음은 지붕 앞 처마로 이어지니 점점 규모가 커져간다. 이렇게 마음먹게 된 동기는 캐나다서 겪은 ‘크리스마스트리 투어’ 때문이다.90년대 초 캐나다 밴쿠버에 이민하였을 때, 먼저 이민 와서 사는 이웃들이 ‘크리스마스트리 투어’를 가자고 했다. “뭐지? 뭔 트리를 관광한다고?” 하며 내키지...
바들뫼 문철봉
불편함의 미학 2024.12.20 (금)
“처음 시작할 때보다 아주 강해지셨습니다.”    헬스 트레이너가 철봉에 매달려 다리를 끌어올리는 자세를 끝낸 내게 건넨 말이다.분명히 ‘강하다’란 단어를 사용해서 내 몸이 많은 변화와 성장이 일어났음을 강조하는 말이었다. 처음엔 철봉에 매달리기조차 힘들어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몸을 가누지도 못했다. 이젠 몸이 흔들리지 않고 제법 안정된 자세로 동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달 남짓 나름 꾸준히 운동을 한...
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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