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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에게 희망을
2021.08.30 (월)
조정 (사)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대자연의 땅에 사는 가난한 유목민들, 그들은 헤어질 때 언제나 같은 인사말을 건넨다.“길 위에서 다시 만나자.“ '앞으로 어떤 상황에 놓인다 해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서로의 다짐이 실린 말이다.서리 덮인 황량한 평야와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 벼랑 밑으로 넘실대는 파도---, 고립된 외로움을 안고 목적지를 향하는 유목민들은 그 말을 떠올리며 힘을 얻는다. 영화...
조정
미늘
2021.08.23 (월)
임윤빈 / (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단어가 미늘이다. 낚싯바늘에 한번 물린 물고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낚싯바늘 끝에 뾰족하게 갈고리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미늘이다. 마치 벗어날 수 없는 올무 같은.... 나는 산을 좋아하여 지금도 틈틈이 산행을 즐겨 하지만 실은 바다를 더 좋아한다. 특히 요즈음처럼 코비나로 숨쉬기조차 어려운 이 때에 바다만큼 편하고 좋은...
임윤빈
장등 앞바다
2021.08.23 (월)
백철현 / (사)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회원 신발을 벗었다양말도 벗어 던졌다걸음마를 하듯 첫발을 내디뎠다발가락 사이로 깨알 같은 얼굴들그 따스한 미소들나는 취한 듯 마구 자유를 휘젓고 다녔다신발을 벗고 양말을 던져버리고 나서야 알았다어찌 벗어야 할 게 신발뿐이랴어찌 던져야 할 게 양말뿐이랴파도는 소금물로 발등을 씻겼다나는 점점 허벅지까지 바닷물에 담근 채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아스름 비껴간 시간들방황의...
백철현
살기 좋은 나라
2021.08.23 (월)
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지난 봄에 인터넷을 통해 밴쿠버에서 발행되는 일간지를 보는데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로 캐나다가 선정됐다는 보도가 눈을 끌었다. 이 곳에 살면서 밴쿠버가 새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히는 뉴스는 여러 번 보았고, 매년 4위 안에 드는데, 가끔 1위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에 빼앗긴 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저 그런 가 보다 하고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김의원
공터
2021.08.23 (월)
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무기력으로 떠오른 내가무기력으로 가라앉습니다천둥번개, 내 안의 내력으로가라앉습니다나는 내가 없는 존재를 찾아길을 떠납니다막다른 골목 끝에서천둥소리에 실려 오는 물방울 하나하얀 나비 날개로 날아오릅니다누가 앉았다 돌아간 흔적 없는 공터,웅덩이 같은 빈 발자국에빗방울이 고요히 내려와 앉았다가사라집니다
이영춘
할머니의 손주 사랑
2021.08.17 (화)
이현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벌새는 1초에 90번이나제 몸을 쳐서공중에 부동자세로 서고파도는 하루에 70만 번이나제 몸을 쳐서 소리를 낸다 (벌새가 사는 법/ 천양희)기어이 사달이 나고 말았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세 살배기 손주가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손잡이가 높았으나 영특한 아이가 까치발로 서서 문을 열었다. 이를 발견한 아내가 바로 뒤쫓아 나갔다. 잠시 후 꽈당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주를 안고 나타난 아내의 얼굴에는 선혈이...
이현재
황금 손가락이 그대의 가던 길을 묻다
2021.08.17 (화)
하태린 / 캐나다 한국문협 부회장 육신은 시간이 흐를수록 탄력을 잃고 땅 표면에가까워진다 그리고 흙에 묻힌다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불굴의영웅과 천사가 만들어낸 묘약을 마셔야 한다는 것죽은 자의 시신 옆에는 파릇파릇 로제트 식물이땅 위에 몸을 바짝 웅크린 자세로 자라고 있었다1그날길을 걷다가 언뜻금박 입힌 손가락이 보였다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음흉스러운 음성으로가던 길을 묻는다어디로...
하태린
한여름날의 정원
2021.08.09 (월)
정재욱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지난 달 열 돔 현상으로 이곳 밴쿠버 날씨가 사상 최고로 45도 이상의 폭염을 기록했다. 에어컨이 있는 곳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그늘이 있는 곳에서도 바람 한점 불지 않는 열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밤에도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한국으로부터 더운 날씨에 괜찮냐고 안부를 묻는 전화에 내 생애에 이런 더위는 처음이었고, 밴쿠버가 예년 날씨 같지 않다고 대답했다. 폭염과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
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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