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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사)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대자연의 땅에 사는 가난한 유목민들, 그들은 헤어질 때 언제나 같은 인사말을 건넨다.“길 위에서 다시 만나자.“  '앞으로 어떤 상황에 놓인다 해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서로의 다짐이 실린 말이다.서리 덮인 황량한 평야와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 벼랑 밑으로 넘실대는 파도---, 고립된 외로움을 안고 목적지를 향하는 유목민들은 그 말을 떠올리며 힘을 얻는다.  영화...
조정
미늘 2021.08.23 (월)
임윤빈 / (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단어가 미늘이다. 낚싯바늘에 한번 물린 물고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낚싯바늘 끝에 뾰족하게 갈고리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미늘이다. 마치 벗어날 수 없는 올무 같은....   나는 산을 좋아하여 지금도 틈틈이 산행을 즐겨 하지만 실은 바다를 더 좋아한다. 특히 요즈음처럼 코비나로 숨쉬기조차 어려운 이 때에 바다만큼 편하고 좋은...
임윤빈
장등 앞바다 2021.08.23 (월)
백철현 / (사)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회원 신발을 벗었다양말도 벗어 던졌다걸음마를 하듯 첫발을 내디뎠다발가락 사이로 깨알 같은 얼굴들그 따스한 미소들나는 취한 듯 마구 자유를 휘젓고 다녔다신발을 벗고 양말을 던져버리고 나서야 알았다어찌 벗어야 할 게 신발뿐이랴어찌 던져야 할 게 양말뿐이랴파도는 소금물로  발등을 씻겼다나는 점점 허벅지까지 바닷물에 담근 채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아스름 비껴간 시간들방황의...
백철현
살기 좋은 나라 2021.08.23 (월)
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지난 봄에 인터넷을 통해 밴쿠버에서 발행되는 일간지를 보는데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로 캐나다가 선정됐다는 보도가 눈을 끌었다. 이 곳에 살면서 밴쿠버가 새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히는 뉴스는 여러 번 보았고, 매년 4위 안에 드는데, 가끔 1위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에 빼앗긴 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저 그런 가 보다 하고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김의원
공터 2021.08.23 (월)
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무기력으로 떠오른 내가무기력으로 가라앉습니다천둥번개, 내 안의 내력으로가라앉습니다나는 내가 없는 존재를 찾아길을 떠납니다막다른 골목 끝에서천둥소리에 실려 오는 물방울 하나하얀 나비 날개로 날아오릅니다누가 앉았다 돌아간 흔적 없는 공터,웅덩이 같은 빈 발자국에빗방울이 고요히 내려와 앉았다가사라집니다 
이영춘
이현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벌새는 1초에 90번이나제 몸을 쳐서공중에 부동자세로 서고파도는 하루에 70만 번이나제 몸을 쳐서 소리를 낸다 (벌새가 사는 법/ 천양희)기어이 사달이 나고 말았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세 살배기 손주가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손잡이가 높았으나 영특한 아이가 까치발로 서서 문을 열었다. 이를 발견한 아내가 바로 뒤쫓아 나갔다. 잠시 후 꽈당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주를 안고 나타난 아내의 얼굴에는 선혈이...
이현재
하태린 / 캐나다 한국문협 부회장 ​육신은 시간이 흐를수록 탄력을 잃고 땅 표면에가까워진다 그리고 흙에 묻힌다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불굴의영웅과 천사가 만들어낸 묘약을 마셔야 한다는 것죽은 자의 시신 옆에는 파릇파릇 로제트 식물이땅 위에 몸을 바짝 웅크린 자세로 자라고 있었다​​1​그날길을 걷다가 언뜻금박 입힌 손가락이 보였다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음흉스러운 음성으로가던 길을 묻는다어디로...
하태린
한여름날의 정원 2021.08.09 (월)
정재욱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지난 달 열 돔 현상으로 이곳 밴쿠버 날씨가 사상 최고로 45도 이상의 폭염을 기록했다. 에어컨이 있는 곳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그늘이 있는 곳에서도 바람 한점 불지 않는 열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밤에도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한국으로부터 더운 날씨에 괜찮냐고 안부를 묻는 전화에 내 생애에 이런 더위는 처음이었고, 밴쿠버가 예년 날씨 같지 않다고 대답했다. 폭염과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
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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