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달픈 렌트 살이에··· 내 집 마련 ‘먼 꿈’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비싼 임대료·낮은 연봉·높은 집값 ‘악순환’
밴쿠버 주택 소유율 10년간 3%p 하락해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과 임대료 부담 속에서 많은 이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법인 리맥스(RE/MAX)가 11일 발표한 임차인 국가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주택 소유율은 2011년 약 69%로 정점을 찍은 이래 지난 10년간 2.5%포인트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역 밴쿠버의 경우는 주택 소유율이 2006년 65.1%에서 2011년 65.5%로 소폭 올랐다가 2016년 63.7%로 떨어진 뒤 2021년 62.1%로 총 3%포인트 하락했다. 밴쿠버의 주택 소유율은 핼리팩스(58.6%)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보고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캐나다의 6대 주요 도시에서 가격 상승, 인구 급증, 저렴한 주택의 공급 부족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어떻게 잠식 시켰는지를 살펴본다. RE/MAX는 보고서에서 “역사적 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임대료, 높은 생활비, 가격 상승에 발맞추지 못하는 임금은 내 집 마련을 위한 계약금(다운페이먼트)을 모으고자 하는 이들에게 심각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캐나다의 평균 주택 가격은 2006년부터 2021년 사이 대부분의 시장에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광역 밴쿠버의 경우는 평균 주택 가격이 2006년 53만8301달러에서 2016년 101만3946달러로 뛰었고, 2021년 128만3190달러를 찍으며 15년간 총 138.38% 급증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주원인은 주택 공급 부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저렴한 주택 재고의 건설이 심각하게 지연되어 왔다. 1971년에는 4만5000호(unit)의 주택을 건설할 수 있었던 반면에, 1995년부터는 동일한 수의 부동산을 건설하는 데에 2019년까지 거의 25년이 걸렸다. 이는 높은 토지 비용과 막대한 개발 비용, 구역 제한, 긴 승인 절차 등 제약 조건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보고서는 향후 미국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주택 건설에 타격을 가해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전례 없는 인구의 급증도 캐나다 주요 도시의 주택 공급 부족을 심화시킨 또다른 주요인이다. 이 가운데 광역 밴쿠버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간 인구가 26.5% 증가하면서 캘거리(36.8%) 다음으로 큰 성장을 기록했다. RE/MAX는 “조사 결과 비교적 최근인 2021~2024년 사이에 밴쿠버(+12.2%), 캘거리(+15.5%), 핼리팩스(+10%)에서 두 자릿수 인구 증가가 발생했다”며 “정부가 작년부터 이민 수준을 완화하기 시작했지만, 주택 부족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미 주택 공급 문제와 매입 가격 급등으로 인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주택 임대에 대한 수요는 가속화된 상태다. 그 결과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지고 저축 능력은 떨어지면서 주택 소유와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국 임대료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용 임대료와 공실률은 다소 완화되어 작년 12월 평균 임대료가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2109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대부분의 주요 시장 임대료는 여전히 거품이 끼어 있는 상황이다. RE/MAX는 “특히 모기지 상환금을 감당하려면 소득 수준이 매우 좋아야 하기 때문에 계약금을 모으지 못하면 (주택 매입의) 진입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스트레스 테스트 등 엄격한 모기지 규정을 완화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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