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범죄자라도 변호는 필요합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3-15 13:31

안주영 변호사는 형법 전문 변호사다. 현재 온타리오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형법 변호사로는 유일한 동양인 여성이라고. 9살 때 토론토로 이민을 갔으며 요크(York) 대학교 학사과정을 졸업하고 법대에 진학했다. 지난 13년간 굵직한 사건을 맡아왔으며 승소율은 98%에 달한다.


안변호사는 현재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인 코윈(KOWIN)의 토론토 지회장을 맡고 있다. 코윈 밴쿠버의 초대를 받아 지난 12일 ‘여성 인권과 인신매매’를 주제로 한 세미나 강연을 하러 밴쿠버를 방문한 안변호사를 만났다.

<▲ 안주영 형법 변호사가 코윈 밴쿠버 지부가 주최한 ‘여성 인권과 인신매매’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왜 형법 변호사가 됐나?
내가 원래 말로 싸우는 걸 잘한다(웃음). 법대에 들어갔는데 책상에 앉아 서류작성 하는건 체질상 맞지않고 직접 법정에서 일하고 싶어 형법 변호사가 되기로 결정했다. 토론토에 한국인 형법 변호사가 5명 정도 있는데 그 중 내가 유일하게 여자다.


어떤 사건을 주로 맡아왔나?
살인 사건, 성폭행 사건 등 다양하다. 깡패(갱스터: Gangster) 변호도 하지만 마피아나 어린 아이를 건드린 사건은 절대 변호를 맡지 않는다. 12년전 쯤엔 토론토에서 밀입국 사건이 크게 있었다. 30명이 잡힌 사건이었는데 내가 변호를 맡았고 아무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 얼마전 신문과 방송에서 떠들썩 했던 살인사건도 맡아 승소했다.


지난해 한인사회에서 큰 논란이 됐던 토론토 C교회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C교회의 여신도들이 남신도 9명을 성폭행 및 마약투여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다. 난 가해혐의자 9명의 변호를 맡고 있다. 모두 한결같이 너무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 지난 10월에 최초 신고자였던 Y양이 신고 내용과 정반대의 증거물을 갖고 교회 숙소를 이탈했다. 난 승소할 자신이 있다. 죄가 없는 사람들이 교도소에 갈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이번 코윈 세미나 주제가 ‘여성인권과 인신매매’다. 캐나다에서 인신매매가 많이 일어나나?
인신매매의 크기는 각기 다르지만 흐름은 대략 이렇다. 마피아같은 범죄단체나 소규모 조직이 1인당 1만달러에서 5만달러 사이의 돈을 받고 캐나다, 또는 미국으로의 밀입국을 알선한다. 밀입국을 선택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캐나다 드림∙어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한국, 중국 등에서 온 아시아인들이다. 사탕발림에 속아 이 곳에 오면 곧바로 술집이나 막노동판에 팔려간다. 도망갈 수도 없게 여권을 뺏거나 인간 노예처럼 다룬다.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국적으로 인신매매는 꽤 심각한 문제다. 특히 밴쿠버는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이에 따라 BC주에선 특별 관련법도 만들었다. 인신매매를 하다가 잡히면 최고 14년 징역, 또는 범죄의 중함을 보고  한평생 감옥에서 살  수도 있다. 만약 개인적으로 이와 비슷한 사건을 목격했다면 바로 경찰에 알리길 바란다.


여자로서 형법 변호사를 하기 힘들지 않나?
물론 힘들다. 형법 변호사 거의 모두가 남자들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엔 성희롱도 당했다. 남자 백인 변호사가 날 ‘위안부(comfort women)’이라고 불렀다. 그에 대해선 분명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변호 의뢰를 하러온 아시안 남성의 경우 “여자가 무슨 변호를…”이라는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낼 때도 있다. 그러면 난 “다른 변호사 찾아보라”고 한다. 편견때문에 실력있는 변호사를 선임 못하면 그 쪽 손해 아니겠는가?


실력만큼은 내가 최고라는 생각이 있다. 재판장에 들어갈 때는 자신감을 갖기위해 일부러 높은 굽 신발을 신는다. 내 키가 170센티미터다. 재판장에서 나보다 키 큰 사람은 없다(웃음).

중죄를 저지른 사람의 변호를 맡을 땐 어떤 생각이 드나?
어떤 사람은 정말 직설적으로 묻는다. 왜 나쁜놈 변호하냐고. 하지만 아무리 살인자라도 변호는 필요하다.  반대로 생각해보라. 당신의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그러면 그 때도 그 범죄자가 나쁜놈이라고 할텐가? 제일 먼저 변호사부터 찾아 도와달라고 요청할 것이다.범죄를 저지른 사람 중엔  피치못할 사정이 있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그들을 변호하기 위해 우리들이 있는 것이다.


자녀교육은 어떻게 시키나?
8살된 아들이 있다. 독립적으로 키우는 편이다. 성격상 하나하나 챙겨주고 여기저기 학원 등록하는거  못한다. 우리 부부의 자녀교육법은 일단 부모로서 모범을 보이자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나는 아들 앞에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자연히 아이가 책을 읽게될 것이고 곧 공부에도 흥미를 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사람이 있나?
어머니시다.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적부터 꾸중 대신 무슨 일이든 ‘네가 최고야’라고 칭찬을 해주셨다. 난관에 부딛쳤을 땐 조바심 내지않으시고 용기를 북돋아주셨다. 공부든 운동이든 열심히 하고 외모와 몸매도 최대한 가꾸라고 하신 분이다.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난 절대 변호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밴쿠버 사건도 맡을 수 있나?
온타리오주  형법 변호사지만 실적이 좋기 때문에 BC주 등 타주에서도 변호를 할 수 있다. 형법은 캐나다 전국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노바스코샤에서도 변호를 해서 승소한 적이 있다. 밴쿠버 한인 중에 한국말을 할 줄 아는 변호사가 필요한 분이 있다면 시간이 되는 한 언제든 달려오겠다.


단, 민사는 다르다. 민사는 주마다 법이 다르므로 각 주의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 가끔 어떤 분들은 전화를 해서 “사기를 당했으니 도와달라”고 하시는데, 피해를 입은 사람은 변호사가 아니라 경찰을 찾아가 신고를 해야한다. 나는 신고를 당한 가해혐의자를 변호하는 사람이다. 

안주영 변호사 약력:
형사소송 변호사
코윈 토론토 지회장
연방 아시아 캐나다 변호사회 부회장
한카 여성 연합회 부회장
온타리오 태권도협회 고문 변호사
토론토 총영사관 고문 변호사

글∙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 안혜선 씨
서른 중반에 해외 이직 성공··· 입사 1.7년차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시애틀 본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 중인 안혜선 씨   비전공자가 IT업계에 취업하는 일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나...
캐나다 요리 경연대회 우승자 알렉스 김 셰프
한식 재료에서 많은 영감··· 메뉴에 활용하기도
알렉스 김 셰프(가운데)가 지난 1일 오타와에서 진행된 캐나다 요리 경연대회 우승 이후 기뻐하고 있다 / Canadian Culinary Championship 지난 2월 초 오타와에서 열린 캐나다 요리 챔피언십...
미술치료 9년차 박난 심리상담사의 이야기
아트파크 심리상담소의 박난 상담사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불안과 스트레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경험이다. 하지만 거창한 심리 상담을 받기에는...
한국 흉부외과 과장에서 캐나다 의사 되기까지
캐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손영상 박사의 도전기
구로병원 흉부외과 과장으로 일하다 50이 다된 나이에 캐나다로 이민, 53세에 나이에 캐나다 의사 면허를 취득한 손영상 박사한국에서 대학 병원 흉부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탄탄한...
캐나다 대표 브랜드 아릿지아의 김채연 디자이너
“디자이너는 여행으로 시야 넓히는 것이 중요해”
아릿지아 매장에서 포즈를 취한 김채연 디자이너. 본인의 손을 거쳐 완성된 슈퍼 퍼프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밴쿠버에 살고 있다면 아릿지아(Aritzia)의 주력 상품인 슈퍼 퍼프(Super Puff)...
Aretē Centre의 이민형 언어재활사
“원활한 의사소통 위한 다리 역할 하며 큰 보람”
언어나 의사소통과 관련된 장애를 진단하고 재활을 도와주는 언어재활사(Speech-Language Pathologist, SLP)는 최근 US뉴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최고의 직업 10위에 선정됐을 정도로, AI로...
NDP 최병하 “경찰·검사 출신의 한인 목소리 대변자”
보수당 이한 “버나비 문제 직접 경험한 검증된 일꾼”
제43대 BC주 총선이 오는 10월 19일(토)에 다가온다. 총 93명의 BC주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3회 연속 집권을 노리는 BC NDP(이하 NDP)와 중도우파인 BC 보수당(이하 보수당)의 2파전 양상으로...
밴쿠버 도시계획가 이의태 씨
밴쿠버는 최근 몇 년간 심각한 주택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주거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 위기는 주거의 문제를...
해군 15년차 전투체계 엔지니어 정인식 소령
강인한 정신력과 소명 의식은 필수
한인 캐나다 이민 역사가 60년을 넘어가면서, 주류 사회에서 큰 존재감을 나타내는 한인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들은 커뮤니티와 한국-캐나다 관계 발전에...
[Biz&People] 식품 회사 CEO 겸 방송인 ‘홍진경’
김치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로 슈가 열풍이 김치 업계 전반까지 확대된 것이다. 자극적인 맛의 '맵단짠'(맵고...
컴퓨터공학과 경영학 결합한 UBC의 ‘BUCS 프로그램’
‘준비된 인재’ 키우는 양성 과정··· 진로 선택 폭 넓어
졸업생에게 직접 듣는 BUCS 만의 특별함과 차별성
눈부시게 발전 중인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삶과 여러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기술과 경영이 융합한 인재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에서,...
UBC 파이낸스 전공한 박세원 EY 비즈니스 컨설턴트
한국 고교 졸업 후 UBC 거쳐 ‘세계 4대 회계법인’ 들어가기까지
현재의 취업 시장에서는 졸업 후 일자리를 빨리 찾을 수 있는 유망학과들이 주목받고 있다. UBC 사우더 경영 대학에서도 금융(Finance), 회계(Accounting)와 같은 학과들이 그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부동산 기업 데이터 애널리스트 해리 안
UBC BIE 프로그램, 11년간 다양한 분야의 인재 양성
문제 해결 통해 인내심·사고력 향상··· 견고한 코호트
UBC의 유망학과로 꼽히는 ‘Bachelor of International Economics(이하 BIE)’가 신설된 지 11년이 되었다. 국제경제학과로 해석되는 BIE는 경제학과 경영학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국내...
UBC 한국학과 설립의 주역 도널드 베이커 교수
다산 정약용, 광주 민주화운동 등 객관적으로 연구하려 노력
한국 양극화 문제 우려돼··· 발전 위해선 화합이 중요
한국은 풍부하고 독특한 역사·문화를 지니고 있고,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눈부신 경제 성장, 그리고 최근에는 K-POP 등의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나날이...
UBC 경영 대학원 박사 과정 4년 차 '박재철 연구원'
최근 새롭게 대두된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경제 동향이나 산업구조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이러한 분야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등학생 대상 멘토링 행사··· 여러 분야 종사자 멘토로 나서
제품 관리자와 매니저 약사가 말하는 진로 탐색 팁
▲10월 7일 UBC 랍슨 스퀘어에서 열린 라움한글 주최 멘토링 행사에는 여러 분야의 멘토들이 참석해 한인 고등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해 팁을 전했다. (사진 제공=라움한글) 밴쿠버 온누리...
두 번째 단편 작품 '정동' 연출한 최우진 감독
클리셰 배제한 독특한 호러로 VIFF서 호평
▲하우스 호러 단편영화 <정동>으로 VIFF에서 호평을 받은 최우진 감독 (사진= 김세정 인턴기자) 올해로 42회째를 맞이한 밴쿠버국제영화제(VIFF)가 지난달 28일 개막해 8일까지 성황리에...
캐나다 한국어 교육학회 고경록 학회장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환경 아직 열악”
지난달 17일 UBC 밴쿠버 캠퍼스에서 캐나다한국어교육학회(CATK)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캐나다 전역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이 대면과 비대면으로 참석해, 디지털 시대에...
[Biz&People] 노스밴쿠버의 ‘제로 일회용컵 카페’ 노마드 커피
노스밴쿠버 모스키토 크릭 인근에 위치한 노마드 커피(Nomad Coffee)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음료 주문 후, 본인이 미리 준비해 온 컵을 익숙하듯 바리스타에게 넘겨준다. 이곳에서는 일회용...
가이 블랙 씨, 가평전 기념식 맞아 랭리-포천 300km ‘대장정’
“한국전 기념사업 위해 평생 바칠 것”
가이 블랙(Guy Black) 재향군인회 명예 회원이 가평전투 기념식(4월 21일)을 앞두고, 오는 14일 한국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블랙 씨는...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