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에 개교한 캐나다 사관학교(Royal Military College of Canada, RMC)는 캐나다 육·해·공군의 통합 사관학교로써, 캐나다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가 되길 원하는 학생에게는 꿈의 학교다.

 

체력, 성실함과 강인한 정신력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요구하는 학력 수준도 높고, 리더십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지덕체를 모두 단련할 수 있다.  또한, 졸업 후에는 RMC 졸업생으로 군대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인정과 혜택을 받으며 탄탄대로의 커리어를 쌓을 수도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RMC의 한인 생도의 수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5월 21일 RMC 졸업식에서 공대 전체수석을 차지하는 등 여러 상을 받으며 졸업을 한 한인 청년이 있다고 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다.

 




본인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지훈(영어명 Eric)이라고 합니다. 2살 때 부모님을 따라 밴쿠버에 이민을 온 이후, 코퀴틀람에 위치한 닥터 찰스 베스트 세컨더리 스쿨을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RMC에 입학해, 지난 5월 RMC 전기공학과(Electrical Engineering)를 공대 전체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

 

RMC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다른 대학에서는 접하기 힘든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을 접할 수 있고, 이 사회와 국가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RMC를 목표로 준비해왔어요. 군사훈련, 해외 견학 및 미국 사관학교와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었죠.  특히, 소수 정원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사관학교의 큰 장점인데, 학급 인원이 제한되다 보니 학생은 교수와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학생을 위한 맞춤형 수업도 가능하죠. 제가 RMC를 택한 것에 대해 너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제 동생도 RMC에 진학해서 올가을 3학년에 올라갈 예정이에요.

 

입학 전에 특별히 준비해야 것은 있었나요?

 

불어가 RMC 입학 조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영어와 불어를 모두 유창하게 하는 것이 필수에요. 저는 불어 집중 프로그램(French Immersion)을 제공하는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었죠. 또한 태권도를 오랫동안 해와서 학교가 요구하는 체력도 쌓을 수 있었어요.

 

RMC 입학 전에 카뎃 프로그램을 따로 활동했었나요?

 

저는 카뎃에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카뎃 프로그램을 마쳤던 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도로서 적응하는 데에 많이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 대신 저는 학업, 체력단련에 집중하면서 아르바이트와 자원봉사도 많이 했고, 혼자보다는 팀으로서 활동하면서 조직 생활을 경험하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고등학교 학생회에서 활동했는데, 그 당시 경험이 RMC에서 리더십 훈련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RMC입학 조건이 궁금해요.

 

우선 최소 16세의 캐나다 시민권자이어야 하고, 고등학교 12학년 과정을 준수한 성적으로 마쳐야 한다는 필수 조건이 필요하죠. 그리고 적성검사, 신체검사, 신원조사를 받아야 하고, 면접도 통과해야 합니다.

 

입학해서 학교에 처음 도착했을 기분이 어땠나요?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난다는 것에 굉장히 설렜어요. 특히, 여름 동안 실시되는 기초군사 훈련에서 많은 친구를 알게 되어 학교에 갔을 때 적응이 수월했어요. 그리고 학기 초반 각종 제식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느라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던 기억이 있어요.

 



RMC일상을 조금만 설명해주세요.

 

군대라는 조직 아래 있다 보니, 훗날에 부대의 지휘를 맡을 수 있도록 리더십 훈련을 받을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요. 연중에도 학업에 매진할 뿐만 아니라 퍼레이드, 군사 훈련, 스포츠 경기 등의 행사에도 참여합니다. 생도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도 많이 있고요. 저 같은 경우는 태권도팀에 들어가서 대회에도 참가하며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RMC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점과 좋았던 점을 꼽자면요?

 

RMC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학업에만 신경 써야 할 뿐만 아니라 체력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퍼레이드나 군사 훈련도 계속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잠시라도 놓치면 힘들어져요. 그래서 시간 관리를 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사실 이런 경험들도 힘들었던 것 보다는 즐겼어요. 가장 좋았던 점은 4년동안 멋진 친구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으면서, 평생 함께할 동료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한인 생도들도 많이 있는 편인가요?

 

한인 학생들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에요. 이번 졸업식에는 20여 명 정도의 한인 생도들이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RMC다니면서 여러 상도 받았다고 들었어요.

 

1학년부터 우수한 성적으로 온타리오주의 공대생에게 수여하는 상과 장학금을 받았고, Electrical Engineering 교수들이 4학년 졸업 과제 우수자에게 수여하는 Fourth Year Project Chikhani Award도 수상하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정도 복무해야 하나요? 에릭 군은 곧바로 복무를 시작할 예정인가요?

 

의무 복무 기간은 어느 부서에서 복무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졸업 이후 5~9년 정도를 복무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RMC 대학원에서 전액 장학금 오퍼를 받아, 여름 이후 RMC로 돌아가서 항공우주공학 (Aerospace Engineering) 석사학위 공부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석사학위 취득 후에는 캐나다 공군의 Aerospace Engineering 부서에서 근무할 계획입니다.

 

RMC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RMC의 생도로 지낼 때 가장 중요한 4가지는 학업, 체력, 2개 국어와 군리더십인데, 이 4가지 분야에서 학교가 원하는 기준을 모두 달성하고 유지해야 졸업을 할 수 있죠. 그리고 제한된 시간 안에 이 모든 분야의 기준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절제와 관리가 성공의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RMC 진학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캐나다 군대의 일원이 되면 많은 혜택이 있지만, 반면 지금까지의 자유로운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 규율과 규칙이 엄격한 단체생활에 적응해야 해요. 그렇기에 군이라는 단체와 조직을 위해서 헌신할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RMC 지원을 고려한다면 국가의 리더가 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RMC의 일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한인 이민 사회에서 다소 생소한 RMC에 더 많은 한인 학생들이 진학함으로써, 캐나다 한인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