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당일 비자 발급 ‘플래그폴링’ 종료

     최희수 기자
등록일자 : 2024-12-24 10:14:02    조회수 : 6443




캐나다 임시 거주자들을 위한 일종의 당일 이민 발급 서비스인 ‘플래그폴링’(Flagpoling) 제도가 월요일 자정을 기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캐나다 국경 서비스청(CBSA)은 12월 23일 오후 11시 59분(동부시간 기준)부터 캐나다 국경에서 더이상 취업 비자나 학생 비자 발급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래그폴링은 임시 신분을 가진 비캐나다인이 24시간 이내에 미국 국경을 잠시 넘었다가 캐나다로 다시 입국함으로써 국경에서 당일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이민 발급 서비스다. 

육로 국경에서 플래그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약 3개월의 대기 시간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많은 이민 신청자들이 이용하는 방법으로 통용됐었다. 

하지만 이 관행은 국경에서 상당한 인적 자원을 쓰게 만들어, 캐나다와 미국 국경 요원들의 단속 활동에 차질을 주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데이비드 맥긴티(McGuinty) 공공안전부 장관은 월요일 성명에서 “이번 변화를 통해 육로 국경에서의 불필요한 활동을 더욱 간소화하고, 캐나다와 미국 국경 요원들이 국경 단속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BSA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작년에만 캐나다 국경에서 6만1561명이 플래그폴링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에 비해 90%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6월 2일 기준으로 총 3만2410명이 플래그폴링 서비스를 이용한 상황이다. 

이번 조치로 급하게 당일 비자 발급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유학생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은 새로운 체류 신분을 획득하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2월 17일 기준으로 캐나다의 취업 비자 평균 처리 시간은 170일, 학생 비자 평균 대기 시간은 9주로 긴 편이다. 

다만 CBSA는 일부 제한된 상황에서는 플래그폴링의 기준을 충족하는 개인에게 취업비자 및 학생비자가 발급될 수 있다고 했다. 

발급 대상에는 미국 시민권자 및 영주권자, 업무상 캐나다를 떠나야 하는 트럭 운전사, 미국/멕시코·칠레·파나마·페루·콜롬비아·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전문가 및 기술자,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 또는 사실혼 배우자 등이 포함된다. 

한편, 이번 발표는 오는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캐나다의 국경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마약과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고, 트뤼도 총리는 즉각 예산을 추가해 국경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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