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대폭 축소했던 이민 규모를 다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민 시스템이 “통제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제한적 확대(controlled increase)’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보수당과 일부 전문가들은 주거·공공서비스 부담 등을 이유로 추가적인 이민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니 총리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이민 시스템이 이전보다 안정됐으며, 앞으로 이민을 어느 시점에 다시 늘릴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의 발언은 연방정부가 향후 3년간 이민자 수를 결정하는 이민 수준 계획(Immigration Levels Plan)을 법에 따라 다음 달 발표해야 하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나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 연방정부의 2026~2028년 이민 수준 계획에 따르면 영주권자 유입 목표는 매년 38만 명으로 유지된다. 임시거주자 신규 유입 목표는 2026년 38만5000명, 2027년과 2028년 각각 37만 명으로 설정됐다. 정부는 2027년 말까지 임시거주자가 전체 인구의 5% 미만을 차지하도록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민 규모를 줄이면서 실제 인구 증가세도 크게 둔화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7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캐나다 인구는 18만9425명,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1944~45년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인구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비영주권자 수는 15만4614명 감소해 277만977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7%로 낮아졌다.
특히 감소폭은 유학생과 취업·학업 허가를 함께 가진 임시거주자에서 크게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2026년 유학허가 보유자는 14만827명, 취업·유학 허가 보유자는 8만1163명 각각 감소했다. 정부가 학생과 임시근로자 유입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니 총리가 이민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자 보수당은 추가 감축을 요구하고 나섰다. 보수당 이민 비평가 미셸 렘펠 가너 의원은 정부가 이민 확대를 검토할 시점이 아니라며 현재의 감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향후 이민 규모와 관리 방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C.D. Howe Institute의 이민 목표위원회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2027년 영주권자 목표를 38만 명으로 제시하면서도 2028년 35만 명, 2029년 34만 명으로 점진적으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또 비영주권자 비중을 내년까지 전체 인구의 5%로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3% 수준까지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민 규모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주거와 공공서비스에 대한 부담을 얼마나 줄이면서 경제와 노동시장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것인지로 이어진다. 정부가 이민 시스템이 안정됐다고 판단해 유입 규모를 다시 조정할지, 아니면 현재의 감축 기조를 이어갈지는 향후 이민 수준 계획에 담길 전망이다.
연방정부는 2027~2029년 이민 목표를 담은 새로운 이민 수준 계획을 오는 11월 1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카니 정부가 이민 규모를 어느 수준에서 설정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