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청년이 일본 대학을 상대로 11개월간의 투쟁을 벌여 자신의 한국 이름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올해 23세인 유재호씨는 학생증과 모든 학교 서류의 이름을 일본어 가명에서 한국 본명으로(from his Japanese alias to his legal Korean name) 바꾸고 지난달 말 졸업했다. 1년 가까이 외로운 싸움을 한(wage a lonely struggle) 끝에 이뤄낸 한국인 정체성 회복(restoration of his identity)이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유씨는 2016년 고마자와(駒澤)대학에 입학했다. 당시엔 일본어 가명으로 원서를 제출했다. 등록 중에는(in the middle of enrollment) 이름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문서에도 도장을 찍었다(stamp his seal on it). “일본어 가명 사용이 학생에게 손해를 끼치더라도(work to the detriment) 학교 측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take any responsibility) 않는다”는 내용도 있었다.
입학 후 재일교포 학생 클럽에 가입했다가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Japanese colon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와 재일 한국인 역사를 배우게 됐다. 이후 보란 듯이 한국인으로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desire to live proudly as a Korean national)이 커져 갔다. 일본 이름이 적힌 학생증을 들고 다니는 것이 괴롭게 느껴졌다(feel painful to carry around a student ID with a Japanese name on it).
이전부터 자기 소개를 할 때는 한국 본명으로 했었다(introduce himself by his real name). 친구들에게도 한국 이름으로 부르게 했다. 그래야 진정한 자신의 이름으로 와닿는 것이 느껴지곤(feel it truly represented who he is) 했다.
대학 측에 학생증과 서류상의 일본 가명을 본명인 한국 이름으로 바꿔달라고 했다. 일언지하에 거부했다(flatly reject). 관련 문서에 도장까지 찍었지 않느냐고 했다. 포기하지(give up) 않았다. 교수들이 중재자 역할을 해줬다(serve as a go-between).
학교 측은 마지못해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들어간 신청서를 제출하라고(submit an application) 했다. “본인은 학교 규정에 동의해놓고(consent to its provision) 2년이 지나서야 이런 요청을 하는 것에 대해 깊이 사죄드리며….”
유씨는 “하루라도 빨리 한국 이름으로 바꾸고 싶어 서명은 했지만, ‘깊이 사죄드린다’는 말에 모멸감을 느꼈다(feel mortified)”고 했다.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자존감이 짓밟히는(be trampled on) 비참한 기분이었다고(feel wretched) 했다.
이에 대해 오사카시립대학교 이지치 노리코 교수 등 양식 있는 일본 지식인들은 “자신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기결정권(right to self-determination)”이라며 대학 측을 비난한다.
이지치 교수는 “일본은 식민 지배 당시 한국인들에게 창씨개명을 강요했다”며 “신청서에 ‘사죄’를 넣도록(incorporate an ‘apology’ into the application) 한 행위는 죄를 범한 당사자(party at fault)인 식민 지배자가 피해자들에게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사죄하게 시킨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탄했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 https://mainichi.jp/english/articles/20210330/p2a/00m/0na/037000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