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처음에 다짜고짜 막무가내로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make an abrupt and obstinately ludicrous demand). “그린란드를 합병하겠다” “캐나다를 51번 째 주로 만들겠다” “주한 미군 주둔 비용(cost of stationing U.S. troops in Korea) 연간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 내놓아라” 하는 식이다. 그러고는 상대가 정신 못 차리고 갈팡질팡 헤맬(be flustered and at a loss) 즈음, 마치 마지못해 선심과 아량 베푸는 양 한 발 물러서는 시늉을 하며(pretend to reluctantly make a concession) 애초 목표를 달성한다.
이런 협상 수법(negotiation tactic)과 거래 기술(deal-making skill)을 심리학 용어로는 ‘door-in-the-face technique’이라고 한다.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가 1975년 궁리해낸 용어(term)로, 가정 방문 판매원(door-to-door salesperson)이 비싼 물건을 먼저 들이밀어 문이 쾅 닫히고(be slammed shut) 나면 다시 문을 두드리고 값싼 것을 내밀어 판매에 성공하는 사례에서 따왔다. 워낙 가당치 않아(be preposterous) 문을 닫았던 집주인이 ‘너무 매몰차게 내쳤다”는 미안함에 다시 문을 열어주고 조금 싼 걸 사주는 심리를 말한다. 장사꾼이 턱없이 비싼 가격을 불러놓고(quote an exorbitant price) 마수걸이(handsel)·떨이(clearance deal)라며 에누리해주는 척해서 혹하게 하는 수법과 같다.
심리학 매체 Psychology Today에 따르면, 트럼프는 먼저 받아들이기 힘든 과도한 요구를 제시해 협상 주도권을 낚아챈다(seize control). 그런 뒤 시한을 내걸고(set a deadline) 심리적 압박을 가하며 우왕좌왕 결정을 서두르도록(rush their decision in confusion) 몰아붙인다. 그러는 한편으로 실제 원했던 수준으로 요구 수위를 낮춰가면서 어쩔 수 없이 양보하는 체하면 상대는 협상 잘한 결과인 것으로 착각하며 흔쾌히 받아들인다(willingly accept the outcome).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다음 행동을 예측하기(predict his next move) 어렵게 해 상대방 대응을 교란한다. 그리고 협상 결과는 늘 ‘승자’ ‘패자’로 가른다. 상대방이 양보하면 ‘트럼프의 승리’로 포장하고, 실패하면 상대방 책임으로 돌린다(shift the blame onto the other party). 이 모든 수법은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 언급된 “크게 생각하라(Think big)”는 원칙에 근간을 두고 있다.
‘foot-in-the-door technique’라는 것도 있다. 거부당할 가능성이 작은(be unlikely to be refused) 것부터 제시한 뒤 그걸 들어주면 점점 더 큰 것을 요구해나가는(gradually escalate demands) 협상 기법이다. 마트에서 새로 나온 만두라며 시식을 유도하고(entice you to try it), 한 봉지 사면 한 봉지 더 준다고 꾀는 식이다. 사기꾼이 10만원, 20만원 빌렸다가 갚으면서 신뢰를 쌓은(build trust) 후 1000만원을 빌려 사라지는 것도 이 수법에 해당한다.
[영문 참조자료 사이트]
☞ https://www.levelfields.ai/news/trumps-door-in-the-face-negotiation-tactic
☞ https://en.wikipedia.org/wiki/Door-in-the-face_technique?utm_source=chatgpt.com